미등록 화산체 진머루동산과 조릿대 군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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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화산체 진머루동산과 조릿대 군락(2)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9.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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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출입제한만이 해결책은 아니며 방치가 될 수도..

 

제주환경일보 한라산탐방팀(대장 홍병두)은 지난 22일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이창호)의 공식허가를 받아 미등록 화산체로 알려진  진머루동산에 대한 확인과  이 일대의 조릿대 군락에 대한 문제를 심층취재했다,

한라산을 점령해 나가고 있는 조릿대 문제는 어제 오늘 지적된 문제는 아니지만 아직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는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보도하면서 또한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는 중이다.

다음은 본지 탐방팀이 이 지역을 탐사하고 내놓은 결과물이다. 내용이 많아 2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아을러   이번 본지 탐방팀 취재에 적극 협조해 주신 이창호 소장님과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 여러분께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편집자주)

 

 

덤불과 수풀을 헤치고 작은 잡목 지대를 벗어나면서 고투 끝에 정상부에 도착했다. 마침내 정상부에 몸을 올리고 발을 디딘 것이다. 그토록 애를 태우면서 우리를 기다린 쳇망이기에 주저하지 않고 감싸 안아주는 듯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만큼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지닌 체 천천히 전망을 즐겼다.

1,100고지 주변의 모습이 우선이었고 삼형제오름이 나란히 보였다. 어차피 지금으로서는 삼형제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눈 아래쪽으로 펼쳐지는 오름 군락 역시 얕볼 수밖에 없었다.행여 먼 거리의 오름들은 심하게 시기와 질투를 보내는 때문인지 저들의 모습을 감추려 애를 썼다.

 
 
 
   
 

아니면 쳇망으로서는 오직 이곳에서 자신만을 즐기라고 방해를 하는지도 모른다. 차라리 자신의 어깨를 딛고 모든 것을 즐기라는 뜻이겠지만 그래도 사방을 통하여 훔쳐보기를 하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신의 허락은 여기까지이지만 그래도 산방산과 일대의 모습도 그 윤곽을 드러냈다. 날씨가 좀 더 좋을 때 찾는다면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비롯한 여러 곳을 보는 것도 문제가 아니다.

울창하고 빽빽하게 이어지는 일대는 그야말로 대자연을 실감하게 해줬다.십 부 능선을 훌쩍 넘긴 지대라서 초록과 푸름을 포함하여 넉넉하게 풍겨오는 숲 향기는 살아있었다. 쳇망은 이미 가을 분위기가 무르익어 있었다. 또한 등성에서 바라보는 어디에도 하나같이 가을 거리고 있었다. 사제비동산과 만세동산으로 이어지다가 민대가리와 장구목으로 펼쳐지는 공간도 역시 같은 분위기였다. 건너편에 또 하나의 화산체가 있다.

일찍이 화산체로 구부이 안 되었었고 지난 1989년 재 조사 때에도 오름에 포함을 하지 않았다. 자연을 즐기는 세인들의 일부는 이곳이 오름으로서의 입지가 드러난다고 전해지고 있고 이번 탐방에도 그 상황을 살피기로 했다. 문헌이나 자료에 뚜렷하게 나와 있지만 않지만 명칭은 진머루(진모루)동산이라고 구전되고 있다. 일대의 쉼터동산을 시작으로 사제비동산, 만세동산 등과 연계되면서 붙었을 거라 짐작은 되지만 확실한 근거는 없다.

 
 
 

정상부는 조릿대가 차지를 하고 있으면서 화구 상단부를 중심으로 사잇길이 나 있었다. 어느 방향으로 올라올지라도 화구 둘레를 돌아보는 것은 한 길이기 때문에 그 흔적이 뚜렷했다. 털썩 주저앉아서 일대를 바라보며 희열과 환희에 젖어보는 것도 잠시이고 이제 주위를 둘러보기 위하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행 방향에 맞춰 진머루동산으로 이동을 할 즈음의 등성은 온통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정말로 지겨울 만큼 조릿대와의 만남이 이어졌다. 내린 후 다시 오르기. 쳇망에서 내려가는 동안 기슭 아래에서부터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우선은 두 화산체가 별개인지를 확인해야 하고 아울러 성질이나 환경적 요인의 차이도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조릿대가 빽빽하게 차지한 곳과 달리 진머루(이하 가칭)의 기슭은 정도의 차이가 났으며 간간이 현무암석들도 볼 수 있었다. 이 정도 심증을 표현할 수는 없지만 별도의 독립형 소화산체가 맞을 거라는 짐작이 더 커져갔다.

     
 
 
 

그리고 도착한 능선. 지금이라도 당장에 틀림없는 오름이라고 정의하고 싶었다. 아직 정상부까지는 좀 더 남았지만 환경적인 입지와 느낌만으로도 화산체임이 역력히 드러났다.그러면서도 사방을 둘러 기슭 아래쪽으로는 구분이 명확해서 더더욱 심증이 갔다. 등성에서 정상부로 이어지는 공간의 일부는 시로마가 차지를 하고 있었다.또한 철쭉 등 타 식물들의 모습도 확인이 되었는데 이들이 터전으로 삼기에도 비교적 무난한 환경인 것 같았다.

정상 주변을 서성이다가 고개를 드 ㄹ었더니 욕심을 부르는 풍경이 열렸다. 이스렁과 어스렁이 뚜렷하게 보이고 옆으로 세진봉도 형체를 나타냈다. 항간에서는 지금의 진모루와 세진봉을 혼동스럽게 부르기도 하는데 두 곳이 다 자료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이곳 진머루동산을 세진모루라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현재로서는 명확한 정답이 없으며, 필자의 판단이 반드시 맞을 거라는 보장도 없는 실정이다.

 

 

등성마루를 지나는 동안 여기저기에 화산석들이 보이면서 좋은 근거가 되어 주었다.또한 화산재와 스코리어(송이)를 대신하여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여건이 확인되었는데 조릿대의 횡포(!)가 적은 대신 시로미와 기타 다른 식물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목격되었다. 이어서 기슭을 따라 내려오니 깊은 골짜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방향은 체망으로 이어진 모습이었는데 두 화산체를 사이에 두고 마치 경계를 표시하듯 계곡을 이루고 있었다.이 정도의 입지와 환경으로 화산체임이 확실하다고 느껴졌고 진머루동산으로 구전되는 내용이 오름임을 입증한다고 여길 수 있었다.

이제 지인이 알려준 방향으로 진행을 할 차례가 되었다. 진머루동산을 기준으로 사제비동산과 만세동산 방향으로 나오는 중에 구상나무의 잔해들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수북하고 넉넉하게 군락을 이룬 조릿대왓은 한 발을 내딛기가 힘든 실정이면서 상상을 넘어선 상태였다. 이러한 입지이고 보면 여타 식물이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리고 얼마 후 전해들은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바닥은 역시나 조릿대들의 천국이었고 구상나무 외에 비교적 잘 버티는 잡목들이 몇 그루 보였다. 주변 환경으로 보아 당연히 나무들이 먼저 자라면서 자리를 잡았고 이후 조릿대들이 영역을 넓히면서 세력을 확장한 모습이었다. 고사..... 고사목..... 결코 풍경이 될 수 없고 볼품의 가치로 여길 수 없건만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고 생을 다한 모습들이었다.

일부는 고사 직전의 상태도 있었고 더러는 머지않아서 같은 변화가 이뤄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빽빽하게 차지한 조릿대들만이 범인은 아닐 수 있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와 환경적 요인 등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우선은 조릿대를 주시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사제비동산과 만세동산의 중심부 정도를 가로질러 어리목 탐방로로 나왔다.윗세오름을 드나들면서 수도 없이 바라본 모습이지만 의미를 부여하고 진행했던 루트 방향을 살폈다.

 

중요한 것은 다른 때와 달리 진머루동산의 입지를 확인한 만큼 새로운 오름의 추가적인 요소를 정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현재 조릿대와 관련하여 식생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말(馬)을 방목하는 방법 등 연구를 하고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시급한 상황이다. 그 중 한 방법으로 조릿대 사이로 탐방로를 개설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물론 전부는 아니며 자연보호와 안전 및 생태 보존을 참고하여 일정한 길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볼 방안이다. 이를테면 체망으로 이어지는 루트나 사제비와 만세동산 중간 정도의 조릿대왓을 경유하는 지역은 자연 환경 보호에 별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조릿대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자연을 찾는 사람들은 자연보호와 보존에 더 가까이 다가간 상태이며, 즐기는 모두가 감시원의 성격을 지니게 되므로 도움이 될 것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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