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낙엽 수북한 곳에서 피어난
볕이 비껴간 그늘진 숲에서도 빨갛게 익은 참회나무 열매가 도드라지는군요.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단풍든 나뭇잎보다는 녹색 잎이 무성하여 흐린 날 구름이 볕을 가리면 어둡게 느껴집니다.
그렇다하여도 이미 가을로 들어섰으니 숲에는 가을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습니다.
비탈면에 낙엽 수북한 곳에 한라돌쩌귀꽃이 피기 시작하네요.
우리나라에는 Aconitum속 식물이 투구꽃, 진범, 놋젓가락나물, 이삭바꽃 등 약 25종 이상 자생하고 있는데, 이 꽃들을 꽃모양이 투구와 닮았다고 하여 투구꽃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중 한라돌쩌귀는 섬투구꽃이라고도 불리며 한라산 일원에서 자생합니다.
돌쩌귀라는 이름은 뿌리의 모양이 마치 한옥의 문에 달려 있는 돌쩌귀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요.
한라돌쩌귀 꽃이 피기 시작하는구나 싶었는데 벌써 꽃잎 떨어진 곳에서는 열매가 매달려있기도 합니다.
앙증맞게 생겼지요?
수북하게 쌓인 낙엽 너머로 노랗게 단풍드는 상산 잎 곁에서 불쑥 고개 내밀어 인사를 건네는 한라돌쩌귀가 반갑기만 하네요.
선선한 가을바람 불어오는 숲길을 거니는 탐방객들은 낮은 곳에 피어난 한라돌쩌귀 꽃을 보았을까요?
보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