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층꽃나무 꽃으로
요즘 산책로 주변에는 한라구절초와 함께 층꽃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오늘처럼 우중충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볕 좋은 날 곱게 피었던 꽃 사진을 꺼내보며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층꽃나무는 초본처럼 보이지만 반목본성 식물입니다.
겨울동안 줄기의 윗부분은 말라 죽지만 지상으로 드러난 밑부분은 목질화하여 살아남습니다.
층꽃나무 꽃이 활짝 피었던 날 꽃을 찾아드는 곤충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는 암검은표범나비가 가장 먼저 눈에 뜨였지요.
그런데 왜 나비의 날개가 검지도 않은데 이름에 ‘검은’이라는 글자가 붙은 것일까요?
이 나비는 암수의 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컷은 날개가 붉은 밤색인 반면 암컷은 검은 밤색을 띱니다.
암검은표범나비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꽃차례를 가리며 꿀을 먹는 사이 곁에서는 크기가 작은 줄점팔랑나비가 얌전한 자세로 꽃에 매달려 꿀을 먹습니다.
그리고 암검은표범나비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무늬가 다른 긴은범표범나비도 날아와 다른 곤충들과 합류를 합니다.
볕 좋은 날에는 꽃을 찾아 날아드는 나비들과 벌 등 많은 곤충들의 움직임이 자유로웠지요.
참, 층꽃나무 근처에서 맴돌던 나비 중에 특이하게 생긴 나비가 있었습니다.
날개 윗면에 청람색이 돌고 가장자리에 흑갈색 띠무늬가 있으며 뒷날개에 꼬리모양돌기가 있는 소철꼬리부전나비를 만난 것이지요.
소철꼬리부전나비는 제주도에서 채집되어 2006년에 처음 기록되었으며 한반도에서는 미접(길 잃은 나비)으로 취급되는 나비입니다.
한 해에 두세 번 나타나는데 8-11월에 볼 수 있습니다.
애벌레가 소철과(Cycadaceae) 소철을 먹이식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예쁜 꽃 곁에 앉으니 예쁜 나비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꽃과 나비 사진을 들춰보며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전환시켜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