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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데스크칼럼
예산, 쓰는 건 잘 쓰고 드는 건 안 쓰고..(데스크칼럼)도민과 괴리된 행사 없애고 필요한 곳에 예산 써야
고현준 기자  |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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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8.10.15  10: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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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농토가 아니다, 아름다운 계곡을 부수고 만든 이틀전 신산리의 하천 모습이다.

20년도 더 된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90년대 말에 서울 마포구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새벽에 마포구 하류지역에 물난리가 일어나 수만명의 주민이 수재를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결과 한강이 흐르는 하류지점에는 물이 들어올 때는 수문을 닫고 물이 나갈 때는 수문을 여는 공무원이 3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이날 새벽 담당직원이 전날 술을 먹고 잠드는 바람에 수문을 잠그지 않아 이런 엄청난 일이 생긴 것이다.

이후 수문을 자동 개폐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졌지만..당시 공무원 한 사람의 역할이 이런 큰 일을 담당하는 곳도 있구나 하는 놀라움을 경험한 일이 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있는 의인처럼 또는 국민이 모두 잠들어 있을 때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나 공직자들처럼 고마운 존재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던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지는 예산이 제주도에서는 써야 할 곳에는 안 쓰고 돈이 안 되는 쓸데 없는 곳에 쓰여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요즘 드러나는 몇가지 사안으로 집중 조명되고 있다.

제주도가 예산을 들여 진행하는 많은 행사와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아까운 예산쓰기가 그 대표적이다.

얼마전 끝난 제주리더스포럼은 도민들은 어떤 행사인지도 아무도(?) 모른다.

이날 행사장에 다녀온 한 도민은 “다른 행사장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제주도청에서 행사를 중단하고 빨리 리더스포럼 행사장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곧 버스를 보내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바로 다시 전화를 걸어와 “버스를 보낼 시간이 없으니 일단 승용차로 모두 오면 차비를 따로 주겠다고 해서 부랴부랴 승용차를 타고 컨벤션센터로 달려갔다”는 것이다.

“가 보니 사람은 아무도 없고 행사장마다 우리들만 있을 정도로 초라했다”고 말한 이 도민은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온 것 같던데 ..이날 가방과 물병을 선물로 주더라”며 “이렇게 큰 행사를 치르면서 사람도 없어 어마어마한 예산이 정말 많이 낭비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도민들이 찾지도 않는 행사를 왜 하느냐는 것이었다.

제주도청 관계자에게 이를 확인했더니 이 담당자는 “환경관련 행사이니 만큼 환경단체에 많이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교통비를 따로 지급하지는 않았다”며 “행사중이라 바빠서 그만 전화를 끊겠다”며 서둘러 이를 부인했다.

   
 

그 다음은 제주도 전기차엑스포라는 행사다.

40여억원이 투입되는 이 행사는 환경부가 서울시와 손잡고 서울에서 전기차엑스포를 진행하는 바람에 제주도에서는 할 필요조차 없어진 행사로 전락했다.

더욱이 엑스포 행사는 참가자들이 돈을 들여 일부러 참석하는 행사이기에 제주도에 사업이 되거나 돈을 남겨야 하는 것이 사업 성격상 맞는 일이다.

모든 경비 등이 행사참가자들로부터 나와야 하고 사업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는 얘기다.

아까운 예산을 들여 이런 행사를 하고 있다면 도민의 예산은 최소화 하고 각종 사업을 통해 이익이 나야하고 특히 이 행사가 도민의 사업에도 도움이 돼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제주도에서도 이를 통해서도 남는 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프라가 하나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도민기업과 연계되지 않는 이런 행사는 리더스포럼과 같이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사업임에 틀림없다는 점에서 사라져야 할 행사다.

예산낭비의 사례는 또 있다.

지난 매미 등 태풍 때 큰 피해를 본 제주도는 이후 아름다운 계곡을 모두 깎아내고 일직선화 하는 사업을 지난 수년간 지속해 왔고 지금도 이 사업은 연중사업으로 계속 되고 있다.

아름다운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지형을 모두 깎아내 물이 바로 바다로 흘러가도록 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예산쓰기의 전형이다.

이야 말로 자연에 대한 횡포이고 예산낭비의 실제적 문제라는 점에서 당연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예산 쓰기는 이처럼, 쓸데 없는 일에 예산을 쓰는 데만 열심이라는 지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음은 하수처리장의 무단방류문제이다.

얼마전 본지가 독자제보를 통해 판포하수처리장의 무단방류 문제를 지적했지만 그 다음날 원희룡 지사가 근본적인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 외에는 어떤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판포하수처리장에 대한 어떤 조치도 없었고 해명이나 도민들에 대한 사과조차 없었다.

더욱이 원 지사는 정작 문제가 발생한 판포하수처리장이 아닌 정반대쪽 보목리와 남원하수처리장을 방문하는 데 그쳤다.

이먀 말로 눈 감고 아웅하는 식이다.

도지사는 바로 판포하수처리장으로 달려가 문제를 파악하고 실질적 문제해결책을 내놓았어야 한다,

하지만 도지사는 정반대의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이 점도 참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렇게 예산은 정작 이러한 꼭 필요한 곳에 쓰여져야 하는 것이지만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제주도는 환경적으로 총체적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어떤 부서에서도 이를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제주도가 환경적으로 좋다는 점만 홍보하려고 할 뿐 진짜 풀어야 할 환경문제를 해결할 생각들은 하지 않는다.

원인은 도지사만 바라보면 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똑똑한 도지사를 믿고(?) 그 도지사가 하는 말만 들으면 된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 같다.

“내가 다 알아서 해결할게”라는 식인데 누가 그 앞에 나선다는 말인가.

똑똑한 지도자 밑에는 현명한 부하가 나타나지 않는 법이다.

그의 똑똑함이 남의 현명함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기원전에 편찬된 노자의 도덕경에는 ‘잘난 사람을 떠받들지 않음으로써 백성들로 하여금 다투지 않게 하라. (不尙賢 使民不爭)’라는 말과 民不畏威 則大威至 (백성이 위정자의 위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위엄에 이르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또 無狎其所居(백성들이 거처함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게 하고)無厭其所生(백성들이 추구하는 삶에 장애를 느끼지 않게 하라) 夫唯不厭(백성들이 살아감에 압박을 느끼지 않을 때에서야) 是以不厭(삶에 염증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고도 했다.

수천년이 지난 지금 이 말들이 똑같이 이 세상에도 유효한 것은 인간이 얼마나 변하기가 어려운 존재인가를 잘 드러낸다.

예산은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다.

국민들은 그 혈세가 진정 필요한 곳에 더 많이 잘 쓰여지기를 바란다.

제주도는 예산을 쓰는 일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예산이 드는 일을 찾아 예산을 더 만들어내는 일에 더욱 나서야 한다.

낭비되는 예산은 줄이고 예산이 들어가야 할 곳에 집중시키는 그런 노력이 필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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