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행기물 전설..서홍동 지장새미(智藏泉,용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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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행기물 전설..서홍동 지장새미(智藏泉,용천수)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8.10.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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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수(名水) 1백 곳' 중의 하나로 선정

서홍동 지장새미(智藏泉,용천수)

서홍동 지장새미(智藏泉)
위치 ; 서홍동 제2우회도로변 아파트단지 옆 길로 북쪽으로 들어가서 400여m쯤 되는 곳
시대 ; 조선
유형 ; 용천수·전설유적

 

사방이 봉우리로 둘러져 있어 지형이 화로(爐)모양 같다고 하여 홍로(烘爐)라 해서 붙여진 서홍동의 지명은 고려 충열왕 26년인 1300년 도내에 동·서도현을 설치할 당시 14현촌 중의 1개 현촌으로 등장한다. 지금도 마을 안에는 대궐터와 옥터, 향교전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제민일보 120315)


서홍동은 지리적으로 산남지방의 동서 중간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로서 남쪽으로는 서귀포시내와 경계길을 사이에 두고 천지동과 주거지가 마주되어 있고, 동쪽은 동홍동과 인접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2.2㎞ 떨어진 호근동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서귀포시 서홍동 마을 중심지에는 '지장새미'라는 용천수가 있다. 1987년 한국자연보호협회가 조사·선정한 '한국의 명수(名水) 1백 곳' 중의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장새미에도 제주시 영평동 행기물이나 표선면 토산리 노단새미, 화북동 동제원 행기물과 같이 호종단의 전설이 전해내려온다.

중국 송나라의 왕이 지리서(地理書)를 보다가 고려국의 산세와 지세가 특이한 형국인 것을 감지하고 걸출한 인재가 많이 나타날 형세로 판단했다.

그래서 풍수에 능통한 술사(壓勝術士) 호종단을 불러 고려의 제주에 건너가서 지혈을 끊어 인재가 태어날 것을 방지하도록 지시했다.

서귀포교육청에서 발간한 '우리고장현장체험학습'에는 이 때 끊어야 할 혈이 열세 곳이었다고 한다.

호종단은 제주도에 도착한 후 여러 곳의 지맥과 수맥을 끊으며 의귀리를 거쳐 홍로마을을 찾았다.

이에 앞서 홍로마을의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는데 백발의 노인이 위급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지금 자신이 쫓기고 있으므로 감추어 주고 누가 찾아와서 묻거든 모른다고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곧 이어 호종단이 나타나 밭 가는 노인에게 "이 근처에 꼬부랑 나무 밑에 행기물이라고 있다는데 아느냐?"고 물었다.

농부가 수상히 여겨 모른다고 하자 호종단은 부근에서 '꼬부랑 나무 밑에 행기물'을 찾아 돌아다녔으나 찾지 못하고 분한 마음에 가지고 있던 술서가 틀렸다며 찢어 버리고 돌아갔다.

호종단이 가 버린 후 농부는 소 길마 밑에 숨겼던 백발노인을 찾아보니 노인은 간 데 없고 그 자리에는 한 그릇의 물만 남아 있었다.

물을 그 자리에 부었더니 계속해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와 지금의 지장샘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설이 전해오면서 주민들은 이 물을 더욱 신성시하고, 해마다 정초가 되면 이 샘에서 제를 지내며 마을을 있게 한 음덕을 기리고 있다.

마을제를 지내거나 집에서 조왕제를 지낼 때에도 반드시 지장새미 물을 떠다 사용했다.

지장새미물은 솟아나는 양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항상 물의 양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용히 흐르고 있다.

그래서 이 지방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장샘물만큼만 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큰 부자나 아주 가난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고 평범하게 보통 삶을 원하는 주민들의 소박한 마음을 나타낸 속담이지만 그 만큼 주민들이 지장새미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제주일보 1997년 3월 13일)

샘 주변에 돌기둥에 기와를 얹은 정자를 지어 물을 보호하고 있으며 주변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2006년 5월 답사했을 때에는 동네 어린이가 이 좁고 얕은 물에서 어종(魚種)을 확인할 수 없는 미꾸라지 만한 물고기 몇 마리를 낚아 가지고 있었다.
《작성 060509, 보완 1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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