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분홍빛으로 물드는 가을들판
참빗살나무를 향해 빛살이 쏟아집니다.
키 큰 참빗살나무의 거뭇한 줄기 너머로 펼쳐진 들판은 분홍빛으로 물들어있더군요.
참빗살나무 잎이 조금씩 단풍들어가는 사이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들이 먼저 익어 벌어지고 있네요.
참빗살나무 너머 들판에는 꽃향유 꽃이 한창입니다.
꽃향유는 약간 메마르고 건조한 자갈밭 등지에 자라는 방향성 식물입니다.
잎 뒷면에 선점(腺點)이 있어 강한 향기를 내뿜지요.
줄기는 높이가 60cm정도 되고 네모지며 가지를 많이 칩니다.
그리고 잎자루와 더불어 굽은 털이 줄로 돋아있지요.
꽃은 9-10월에 분홍빛이 도는 자주색으로 피어납니다.
빼곡하게 모여달린 꽃들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이삭꽃차례를 이룹니다.
개미가 젖는 줄도 모르고 아침 이슬 대롱대롱 매달린 꽃을 탐색하고 있더군요.
그러고 보니 꽃에 매달린 벌들도 많습니다.
눈에 뜨일 듯 말 듯 꽃의 키에 맞춰 낮은 높이로 날아다니던 벌들은 신속하게 꽃으로 파고들어 꿀을 찾습니다.
그렇게 곤충들은 아주 낮은 위치에서 꽃과 눈높이를 같이합니다.
아, 꽃향유보다 먼저 꽃피웠던 참취는 어느새 열매를 매달고 있더군요.
길쭉길쭉 솟아오른 참취 꽃줄기 뒤로 꽃향유가 가을들판을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