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가메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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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가메옥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0.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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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68m 비고: 28m 둘레: 619m 면적: 22.764㎡ 형태: 복합형


 가메옥   

별칭: 가메혹. 

위치: 구좌읍 송당리 산 1712번지


 표고: 368m   비고: 28m  둘레: 619m  면적: 22.764㎡  형태: 복합형  난이도: ☆☆

 

 

높이와 규모는 작지만 드넓은 평야를 거느리고 두 개의 굼부리를 지닌 특별한 화산체...

 오름을 보기 위해서는 오름으로 올라라!  이 말은 마치 가메옥을 두고서 하는 말처럼 들린다. 가메옥에서만큼 대단위의 평야를 이룬 촐왓(억새 목초지)을 만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굴곡이나 경사가 없이 대단위로 이어지는 억새 물결은 제주 어느 곳 보다 더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나 늦가을 이 일대는 그야말로 억새 천국이다.

그만큼 억새 군락으로서의 입지가 확실하고 대단한 곳이며 동부권 최대의 넓은 평야지대이기도 하다. 주변의 오름에서도 일대의 평원을 바라볼 수 있지만 가메옥에서는 눈높이가 더 잘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리라. 심지어는 가을에 가메옥을 찾는 경우 오름을 오르기보다는 거친오름이나 체오름 등으로 이어가며 만나는 억새밭 때문이라고 할 정도이다.

 가메옥은 오름의 형세가 가메(가마/가마솥 제주 방언)를 닮았다는 설과, '옥'의 풀이로서 돌절구가 찢는 움푹 팬 공간을 의미하는 뜻도 포함이 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가메혹으로 부를 경우 혹은 방앗공이가 떨어지는 자리에 놓인 돌절구 모양의 우묵한 돌을 의미한다. 누가 뭐래도 이 오름의 명칭에 부정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윤곽이 잘 드러난다.

산 체는 비록 작을지라도 오름으로써 갖추어야 할 구색이 확실하게 나타난다. 원추형처럼 봉우리가 솟은 데다 한쪽으로는 굼부리를 두 개나 지니고 있어 복합형 화산체로 구분을 하고 있다. 

더욱이 굼부리의 하나는 원형이면서 다른 하나는 남동향의 말굽형을 지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불과 28m의 비고이지만 이곳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편의 파노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이곳 높이에서 시야에 들어오는 동선과 전망의 반경이 적정 수준이기 때문이다.

 

-가메옥 탐방기-


 가메옥으로 가는 진입로는 여러 곳이 있다. 보편적으로 무난한 초입은 고령밭 교차로 방면을 통하는 것이 좋다. 그 외 송당 목장 맞은편을 비롯하여 부소오름 건너편 동쪽의 초지를 통하여도 진입을 할 수가 있다. 지금은 차량 진입이 가능해서 현장 가까이까지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제주시 출발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천동 사거리에서 유턴을 하고 조금 더 이동을 하면 이정표가 보이며 그 우측의 소로를 따라서 가면 된다. 이곳에는 거슨새미오름 문구가 보이나 실제 거슨새미 진입로는 송당 방면이며 오히려 가메옥으로 가는 지름길이 더 맞는 표기이다. (물론 멀어도 거슨새미로 갈 수는 있다)

입구에 도착을 하니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이 있었는데 사실상 별도의 산책로가 마련된 곳은 아니다. 이곳에서 낮은 경사를 따라서 오르면 짧은 시간 안에 정상부에 도착할 수 있다.  정상부에는 표석도 표지도 없지만 적당히 걸터앉을만한 공간은 있다.  경사가 있으나 심하지 않으며 거리 또한 길지 않지만 어쩌다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 그림처럼 펼쳐지는 사방의 모습이 화폭을 연상하게 했다.

두 개의 화구가 있는 자체로도 오름으로써의 구색을 갖춘 격이지만 능선을 따라서 한 바퀴 둘러볼 수가 있다. 별도의 탐방로는 없지만 좁은 틈새를 따라서 이동하면 되었는데, 여느 오름 같으면 얄궂은 진행에 투덜거림도 있으련만 가메옥에서는 그런 불평을 버려도 되었다.  제주에서 한라산 국립공원을 제외한다면 구좌 권역은 오름이 가장 많이 산재한 곳이다. 특히 송당에만 2-30개 정도의 유, 무명 오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욱이 동부권에서 가장 몸체가 큰 높은오름과 가장 작은 가메옥이 한 지역에 있다는 것도 신이 이를 의식하고서 빚어낸 결과일까. 송당 지역은 그야말로 오름의 천국이면서 들판과 초지가 드넓게 형성이 된 곳인 셈이다. 좁고 낮게만 느껴지는 가메옥에서의 수십 분이 오히려 짧게 느껴졌다. 능선과 화구 주변으로 이어지는 잡목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퇴각의 순간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정이 많고 끌림이 대단한 가메옥이었는데, 신은 가메옥에게 낮은 산 체를 남겨준 대신에 그런 마법을 지니게 했다. 등성을 따라 이동을 하다가 화구를 살피면 그 틀은 영락없이 가마솥을 연상하게 하는 형상으로 나타났다. 좀 더 위에서 바라보니 절구통의 모습으로도 보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어차피 둥그런 모양새를 빗대어 지어진 명칭인데 아무려면 어쩌랴. 

가메옥을 찾으면서 다른 곳과 연계를 해야 한다는 것은 두 말이 필요 없다. 체오름을 비롯하여 거친오름과 안돌/밧돌오름, 거슨새미오름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여러 곳은 아닐지라도 한두 곳을 이어 가는 것이 이동성에 대한 부담을 줄이게 된다. 또한 일행들과 양방향 주차를 할 경우는 계속 이어가는 전진 코스가 가능하며 이 경우는 말 그대로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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