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보랏빛 열매 너머
단풍들어가는 숲에서 다시 보랏빛 구슬들이 눈에 뜨입니다.
작살나무와 모양이 참으로 닮은 새비나무 가지에도 보랏빛 열매들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더군요.
새비나무는 작살나무에 비해 줄기, 잎과 꽃받침 뒷면에 별모양의 털이 밀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난 6월에 탐스럽게 피었던 꽃이 보랏빛 열매와 잠시 겹쳐지네요.
새비나무의 꽃은 6월에 피고, 열매는 9-10월에 익습니다.
작살나무처럼 서로 마주나기를 하는 가지와 잎 사이에서 보랏빛으로 빛나는 열매들은 그늘에서도 영롱하기만 하더군요.
사람들은 하나 둘씩 나뭇가지 잎겨드랑이마다 보라색 열매를 품은 새비나무를 스치고 가을숲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감춰 두었던 자신의 빛깔을 내보이는 숲으로 말이지요.
그런 숲길을 걷다보면 우연찮게 항상 푸름을 자랑하는 곰솔 줄기에 몸을 의지하고 자라는 쥐똥나무가 까만 열매를 매달고 있는 모습과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보라, 검정, 빨강 등 아름다운 빛깔의 열매를 매달아 놓은 숲이 조금씩 화려한 빛깔로 변해갑니다.
화려한 색상의 등산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