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단풍 속으로
이쯤 볕 좋은 곳에 우뚝우뚝 서있는 곰솔들 너머에서 색깔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이 참 고울 때입니다.
단풍드는 나무들 길게 늘어선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뜻 모를 감동이 차올라 가슴이 뭉클해지지요.
산뽕나무가 노랗게 물들었군요.
산뽕나무를 지나면 노랗고 빨간 빛깔을 함께 지닌 단풍나무와 마주하게 됩니다.
숲의 주인공이 따로 있겠습니까만 단풍나무는 이 가을의 주인공인 것처럼 압도적 빛깔을 발산합니다.
그런데 언제 저렇게 물들었었는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던 잎들이 반 이상 떨어져버렸더군요.
얼마 남지 않은 잎들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붉은 빛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하나하나 지극히 아름답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겨울을 견뎌내야 할 나무가 마지막으로 발휘하는 정열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또한 그 많던 단풍나무 잎들은 고스란히 바닥으로 떨어져 숲의 이불이 되는군요.
노랗게 물든 단풍잎 사이에선 날개달린 열매들이 대롱대롱 매달려있습니다.
열매들은 머지않아 바람을 타고 휘리릭 비행을 하다 바닥을 덮은 단풍잎들 위로 툭하고 떨어지겠지요?
단풍나무에 빠져든 사이 건너편 산책로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갑니다.
단풍(丹楓)든 숲 속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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