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가시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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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가시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1.0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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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 106.5m 비고:77m 둘레:1,874m 면적:263,863㎡ 형태:말굽형


 가시오름

별칭 : 가스름. 가시악(加時岳). 입악(笠岳)

위치 : 대정읍 동일리 1,209번지

표고 : 106.5m  비고:77m  둘레:1,874m 면적:263,863㎡  형태:말굽형  난이도:☆☆

 

침식과 개간 등으로 인하여 명칭에 맞는 외형은 사라졌으나 잡목들로 숲이 우거진 화산체.

 오름 사면에 가시낭(나무)이 많이 자생을 하고 있어서 가시오름으로 부르게 되었으며 줄인 별칭으로 가스름이라고도 한다. 한자 표기가 어려웠던 때문인지 가시악(加時岳)이라고 한 것을 보면 제법 고민을 했을 것 같다. 다른 표기로는 오름의 외형을 두고 삿갓처럼 보인다고 해서 입악(삿갓 笠)이라고도 하나 잘 쓰지는 않는다. 

실상 오름의 사면과 등성은 가시나무가 점차 사라졌고 볼레낭(보리수)과 벨랑귀(맹게. 청미래덩굴)을 비롯하여, 수풀과 덤불들이 차지를 하였으며 해송과 참나무 등이 주를 이룬 채 잡목들이 자라고 있다. 남동사면은 경사가 심하나 일부는 개간이 되어 농경지로 이용하고 있으며 남서향의 말굽형으로 이뤄진 산 체이다.

한때 산책로를 정비하고 정상부에는 운동기구와 휴식용 벤치 등을 설치하여 볼품 있는 근린공원으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근년에 재선충병 처리를 위한 작업차량이 다니면서 훼손을 시킨 때문에 기슭과 등성의 일부는 더러 파헤쳐진 상태이다. 가스름으로서는 재선충병으로 울고 문명의 이기로 인한 상처를 받은 셈이다. 

일주 도로를 따라 일과 1리 방향으로 진행을 하다가 우사(牛) 주변에 주차를 하고 오르면 된다. 기슭 아래와 등성 아래쪽의 일부는 침식과 개간이 된 상태이다. 정상부는 마치 평원처럼 넓고 평탄하게 되어 있으며 변화로 인하여 특별한 화구의 모습을 만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드물게 화구 주변을 차지한 소나무들이 있어 그나마 허전함을 채워주고 있다.

오름의 형세나 특징보다는 비교적 전망이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서 등정에 보람은 얻을 수 있는 오름이라 할 수 있다. 정상에 경방 초소가 있는 것이 말해주듯 비교적 조망권이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가까이에는 모슬개오름(모슬봉)이 보이고 멀리로는 한라산까지 전망이 되며, 이 일대의 드넓은 농경지의 평화롭고 한적한 모습을 살필 수가 있다. 또한 해안으로는 최남단 마라도와 가파도를 비롯하여 산방산과 바굼지오름 등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볼품을 안겨준다. 

기슭에는 일제시대 때 파놓은 진지동굴이 있는데, 이 지역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하여 만들었으며 가스름으로서는 자신의 살을 파헤쳐 들어오는 고통을 감수하며 치부를 내어준 셈이다. 

 

-가시오름 탐방기-

가스름을 만나러 간 다음 초입부터 실망과 허무함을 먼저 느끼게 되었다. 잘 정비가 되고 부드러운 산책로를 따라 탐방의 묘미를 느끼려던 기대는 어리석은 착각이었다. 입구에 도착을 하니 안내 표지가 쓰러진 채 방치가 되어 있었다. 동행한 일행들과 힘을 합하여 어떻게든 세워보려 했지만 마땅한 도구가 없어서 가지런히 놓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미 대정읍 권역의 낮은 오름 세 곳을 점령하고 온 상태라 늦겨울의 햇살은 미세먼지를 타고 위대한 방해를 했는데 날씨마저 남의 편이 되었다.  하기야...... 시계가 좋은 날씨였으면 한라산 중턱의 더 높은 오름을 갔지 이곳을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만큼 이에 아량 곳 않았고 투덜거리기보다는 반전을 기대하며 보무도 당당하게 진입하기 시작했다. 

노란 바탕에 새겨진 고운 이미지의 제주(jeju)와 푸른색의 산이며 빨간색의 불조심 현수막은 태풍에 찢긴 채 너덜거리고 있었다. 아직 중턱에 도착을 하기도 전인데 그 주변에는 재선충병으로 인하여 잘린 소나무가 보이면서 어지러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였다. 또한 산책로 표시를 알리는 이정표는 포클레인 작업으로 인하여 덤으로 파헤쳐진 상태였는데 대체 왜 이렇게 방치를 하는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로 표시를 알리는 팻말은 태풍으로 인하여 방향이 바뀌고 말았는데 화살표를 따라간다면 땅속이었기에 일행들은 씁쓸하게 웃고 말았다. 아니! 오름이 지하 속에 있으니 우리는 땅속으로 들어가란 말인가..... 산 체의 허리를 따라 오르는 도중에 진지동굴을 만났다. 일본군들이 마을 사람들을 강제로 동원을 하여 파놓은 인조 동굴이다. 가스름으로서는 자신의 살을 파헤쳐 들어오는 고통을 감수하며 치부를 내어준 셈이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도 포클레인 작업으로 인하여 길 아닌 길을 만들어 놓았은 상태였다. 계절이 바뀌고 잡풀들이라 할지라도 일대의 환경을 바꿔줄지 걱정이 되었다. 잘려나간 소나무는 그렇다 치고 다른 잡목과 덤불들이라도 힘내어 이곳을 사수하기를 명령했다. 정상 가까이의 경방초소는 비어 있었는데 산불예방 강조기간에는 관리인이 지키는 때문에 겨우내 기간 동안은 대부분 비워져 있다. 초소 주변으로 약재 살포 등에 쓰이는 기구들이 몇 개 보였다.

아마도...... 초소지기님으로서는 자신이 할 바를 다하는 오름의 소나무들이 잘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 가슴이 아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부를 알리는 삼각점 표지를 만났는데 이 정도 위치라면 주변을 전망하고 긴 심호흡을 하기에도 좋으련만 가시거리가 심하게 질투와 시기를 하는 때문에 포기를 했다. 흔적을 담는 것조차 건너뛰려다 온 시간과 거리가 아까워서 셔터 몇 번 누르고 투덜거림으로 대신했다. 

 

정상부는 마치 평원처럼 넓고 평탄하게 되어 있었지만 침식으로 인하여 특별한 화구의 모습을 만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드물게 화구 주변을 차지한 소나무들은 그나마 적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난 상황이라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향을 달리하니 그나마 시계가 좀 풀렸고 오전에 점령을 하고 온 모슬봉이 제법 상세하게 보였다. 출발 당시 정해진 산책로는 이미 무시를 하고 올랐지만 내려갈 때는 다른 방향을 이용했다.

탐방로 정비 사업 때 바닥에 깔았던 타이어 매트는 그대로 있었는데 포클레인의 침범에도 제법 잘 견뎌낸 모양이었다.  중턱 한곳을 차지한 화산석과 거목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가스름지기를 정해야 한다면 이 바위체와 나무일 것 같았다. 계절이 바뀌면 나무에 잎이 달리고 넝쿨과 덩굴들은 다시 치장을 위하여 몸부림을 칠 거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현장은 오름을 무색하게 하고 산책로 구분 목재는 흉물로 변했다. 관리와 보존의 과정은 서두를수록 좋다. 봄이 무르익기 전에 손을 봐야 복원과 정비의 가치가 높을 텐데....... 하루속히 복구와 관리가 이뤄져 동일리를 비롯한 주변 마을 사람들과 오르미들에게 좋은 탐방로가 되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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