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 감낭오름
상태바
[오름이야기] 감낭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1.06 0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 439.8m 비고:45m 둘레:1,370m 면적:117.413㎡ 형태:말굽형

 감낭오름

별칭 : 감남오름. 감목악(柑木岳). 시목악(枾木岳)

위치 : 안덕면 동광리 산41번지

표고 : 439.8m  비고:45m  둘레:1,370m 면적:117.413㎡  형태:말굽형  난이도:☆☆☆ 

 

감나무가 있었음에 연유하여 명칭이 붙었으나 세월의 흐름 속에 환경이 뒤바뀐 현장.

오름 주변에 감나무가 있었음에 연유하여 감낭오름이라 했으며 ‘낭’은 나무의 제주 방언이다. 이런 연유를 기초로 하여 한자로 감목악(柑木岳) 또는 시목악(枾木岳)으로 표기를 한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감나무를 찾아볼 수는 없다. 일찍이 제주에서는 밀감 외에 다른 과수를 재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금이야 밀감 외에 감이나 복숭아 등도 재배를 하지만 과거에는 갈옷을 물들이는 토종 '땡감' 정도만 볼 수가 있었다. 실제 어느 정도의 감나무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상대적인 명칭이 붙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 자리에는 구상나무와 벚나무 등이 조림되어 있다. 

북동향의 말굽형 굼부리가 있지만 많이 침식이 된 상태이며 정상부와 기슭의 일부에는 묘 몇 기가 있고, 잡목들이 있기는 하나 숲을 이룰 정도는 아니며 다소 허접한 환경을 이루고 있다. 원물오름과 함께 나란히 이어지는 별개의 화산체이며 기슭과 능선을 연계하여 두 오름을 함께 만날 수가 있다.

한편, 이 감낭오름 기슭 아래의 일부는 도로공사를 하면서 잘려나간 상태이다. 과거 서부산업도로였다가 지금의 평화로로 정해진 도로를 공사할 당시에 폭을 확장하면서 산 체의 일부도 파헤쳐진 것이다. 자신의 살을 때어줘 교통 요지에 한몫을 한 오름이지만 주변의 걸쭉한 오름들에 밀려 찾는 이들의 많지는 않은 편이다. 감낭의 발음이 다소 어려운 때문일까  언제부터인가 이 오름을 감낭이 아닌 강남오름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아졌다.

실상 오름의 유래나 현장 상황과는 전혀 무관한 데도 강남이 더 부르기가 편한 것이 이유이겠지만 문제가 된다. 평화로에서 동광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서 진입이 가능하다. 맞은편에 제주 서커스월드 공연장이 있으며 주변에 주차를 할 만한 공간이 있다. 전반적인 여건으로 볼 때 아무래도 원물오름과 함께 만나는 것이 좋은 만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전망이 가능하지만 옆의 원물오름이 더 좋은 여건이라서 감낭의 정상에서는 주변 환경을 잠시 살피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감낭오름 탐방기- 

감낭오름만을 탐방한다는 것은 환경적이나 위치적 입지로 볼 때 어리석은 경우에 해당이 된다.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원물오름과 함께 만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초입부터 목장을 겸하는 오름 능선과 주변은 소떼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더욱이 이날은 아예 구부렁문 옆부터 진입로까지 가로막고서 텃세를 부렸다.

더위에 지쳐서 물 한 모금을 얻기 위함이었거나 아니면 침입자를 경계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 짐작이 되었다. 꽤나 불편을 느끼면 진입에 성공을 했는데 어찌 길이 이렇게도 많이 변했는지 안타까울 정도였다. 깊게 팬 골은 아예 수로로 변하면서 물이 흐르는 동안 더 변화가 이뤄져 있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골이 깊게 파이지는 않았었는데... 소들은 무리를 지어 이동을 하면서 다녔던 길을 곧잘 다니곤 한다.

 

오랫동안 소떼들이 다니면서 아예 길의 고랑을 만들어 놨고 그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 된 것이다. 기슭을 넘어설 즈음에 빨갛게 익은 탈(산딸기)이 알알이 맺혀 있었고 한쪽에는 순백의 찔레꽃이 짙은 향을 내뿜고 있었다. 분위기는 어느 정도 반전이 되었지만 우군들이 터전으로 사용이 되는 만큼 더한 변화가 이뤄질까 다소 염려가 되기는 했다. 정상부 가까운 능선에 도착을 하면 좌측(직진)은 원물오름이고 우측으로 감낭오름이 있다. 

구태여 순서를 정할 필요는 없지만 아무래도 원거리의 감낭오름을 먼저 사냥하는 것이 순리라 여기고 진행을 했다. 감낭오름으로 향하다가 돌아서서 원물오름을 바라봤는데 정상부에는 묘가 있고, 정교하게 산담이 쌓아져 있는 모습도 확인이 되었다. 부근으로 묘지들이 더 있는 것으로 봐서 과거 이곳도 명당을 운운했었던 것으로 보이나 제주의 오름 곳곳에서 묘를 만나게 되므로 새삼스럽지는 않게 느껴졌다.

  감낭오름 쪽은 비교적 전망이 좋은 편이었지만 장마권이 이어지는 하절기인지라 날씨가 다소 시샘을 했다. 한라산도 사정권에 포함이 되었지만 역시 잔뜩 흐린 날이라 잠시 동안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 대신하였고 정상과 작별을 했다. 다시 원물오름으로 향하여 가는 길에 쓰러진 소나무 가지에 솔방울이 대롱대롱 달린 모양이 눈길을 끌었는데, 소나무는 쓰러져서 고사한 상태였지만 아직 솔방울에는 기운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 흔적을 담았다. 감낭오름과의 인연은 이것으로 마무리를 한 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