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덜꿩나무와 개머루의 조화
덜꿩나무 잎이 언제 저리 붉어졌는지.....
키 큰 나무들 아래서 별 티를 내지 않고 있던 덜꿩나무가 붉게 타오릅니다.
이쯤 빨갛게 익은 열매가 매달려 있을 만도한데 그 열매는 벌써 새들이 채갔나 봅니다.
붉게 물들어가는 덜꿩나무 앞에서는 키 큰 나무를 타고 오르다 치렁치렁 덩굴줄기를 늘어뜨린 개머루가 보입니다.
시들어가는 잎 사이에서 남보랏빛으로 익어가는 열매들이 반짝이는군요.
두 식물은 뜻밖의 조화를 이루며 가을 숲 한구석을 감동으로 채워놓았습니다.
머루와 닮았지만 먹지 못하는 머루라고 하여 ‘개머루’라고 이름 지어졌다는데 열매의 빛깔이 너무 고와 안타까운 이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머루는 열매가 단단하여 바로 먹지는 못하더라도 약용으로 이용되며, 무엇보다 숲의 동물들에게는 좋은 먹을거리가 됩니다.
열매는 9월 이후 보랏빛을 거쳐 짙은 남색으로 익어갑니다.
얼핏 보아도 맘을 사로잡지요?
6월경 피는 꽃 또한 그리 튀지 않는 빛깔로 피지만 많은 곤충들을 불러 모읍니다.
오늘은 비에 젖은 단풍과 열매들이 자신의 빛깔을 맘껏 발휘하는 날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