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솜나물 열매가 활짝
앗, 솜나물 열매가 털을 한껏 펼쳤습니다.
열매의 모양만 보면 민들레로 착각하기 쉽겠지요?
어느새 솜나물 잎들도 붉게 물들었네요.
이른 봄 하얀 거미줄 같은 털에 휩싸여 세상 밖으로 모습을 내보이며 펼쳐졌던 잎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찬바람이 쉴 새 없이 솜나물 열매를 자극합니다.
하기야 가을볕이 포근하게 내리쬐니 열매들은 털을 활짝 펼치고 이미 비행준비가 끝난 상태입니다.
준비를 마친 열매들이 바람의 흐름에 맞춰 몸을 들썩이다 이내 가볍게 날아갑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른 봄 저 자리에서 잎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꽃이 땅에 닿을 듯 아주 낮은 자세로 피어있었습니다.
그때는 꽃줄기가 지금처럼 길게 자라지 않았었지요.
특이하게도 솜나물은 가을에도 꽃줄기를 밀어 올리는데 대부분 닫힌꽃을 꽃을 피우지 않고 곧바로 열매를 만들어 총포를 펼칩니다.
반면 찬바람 부는데 여전히 꽃을 펼치는 구름체꽃도 보입니다.
물론 열매를 맺은 개체들이 대부분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나저나 구름체꽃은 열매의 모양은 꽃만큼이나 곱습니다.
이미 익어 종자를 떨어뜨린 열매도 보이는데 정면으로 보면 마치 술잔처럼 생긴 반면 옆모습은 마치 치마폭에 종자를 감춰둔 것처럼 특이하게도 생겼습니다.
아직 기온이 오르지 않은 시간이어서인지 꽃을 찾아 날아오는 곤충들이 보이지 않아도 곱게 단장한 꽃은 충분한 매력을 발산하더군요.
늦가을 볕에 열매도 꽃도 활짝 펼쳐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