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거문오름(연동)
상태바
[오름이야기]거문오름(연동)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2.04 0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 438.8m 비고:129m 둘레:3,202m 면적:702,094㎡ 형태:말굽형

 거문오름(연동)  

별칭 : 검오름. 곰오름. 금오름. 검은오름. 서문악(西文岳)

위치 : 제주시 연동 산 110번지 

표고 : 438.8m  비고:129m  둘레:3,202m 면적:702,094㎡ 형태:말굽형  난이도:☆☆☆

 

 

신령스러운 봉우리이면서 풍수지리설로 거문고 형태의 금오름(琴)이라고도 부르는 유래...

제주도에 흩어져 있는 오름들 중에 동명의 검은오름은 몇 곳이 된다. 일반적으로 검은오름과 거문오름은 같은 맥락에서 부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선흘리의 검은오름이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유명세를 더하고 있는 만큼 거문(검은)오름은 대부분 선흘리 소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서부권(금악)의 검은오름이나 제주시내권(연동)의 검은오름 역시 무시되어서는 안 될 요지이다. 

보통은 오름의 형세를 두고서 이름을 붙이기도 했고 구전되는 설화를 통하여 오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름 자체로도 친근감이 가는 곳이 있으며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그런가 하면 민둥산의 형태인 봉우리는 민오름, 화산활동으로 인하여 형성이 된 붉은 흙(송이) 있는 곳을 붉은오름, 숲이 우거져서 먼 곳에서 바라보기에 검게 보이면 검은오름이라고 부르면서 아직까지도 오름 명칭으로 자리 잡은 곳도 여러 군데 있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검은(거문)오름은 예부터 부르던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검(黑)은 고조선 시대부터 쓰였다고 전해지는 신(神)이란 뜻을 지닌 검(검. 감. 곰. 굼)의 유래라는 설도 있다. 이를 토대로 하여 신령스러운 봉우리 정도의 의미를 갖추고 있다고 전하기도 한다. 한편, 풍수지리설에 의한 이야기로 거문고 형태라는 의미로 금오름(琴)이라고도 부른다는 자료도 있다. 

오름의 매력을 느끼는 130m 가까운 비고(高)로서 북향의 말굽형 화산체이다. 북사면 쪽으로 이어지는 세 가닥의 등성이는 말굽형 굼부리와 어우러지면서 작은 계곡도 만들어 놓았다. 이 중 동쪽으로 흘러내린 산 체는 알오름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 쉽게 식별이 된다.  기슭과 등성에는 삼나무와 곰솔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오름의 일대는 과거부터 목장을 겸하는 곳이었다. 그 경계의 흔적들은 지금도 오름 능선의 억새 군락지를 중심으로 확인할 수가 있다. 

 

-검은오름 탐방기-

1100도로를 이용할 경우는 축산진흥원 동쪽 목장을 통하여 갈 수 있으며(도깨비도로 부근) 제주시 우회 도로 중에 예비군 훈련장에서 연북로로 나오는 사거리를 통하여 초입으로 향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사거리에서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약 2.8km 정도 들어가게 되나, 무난한 초입과 백(back) 코스가 아닌 둘레를 경유하는 코스를 위해서라면 찾아가는데 무난한 편이다. 

오름 초입 가까운 곳까지 차량으로 이동을 한 후 낮은 능선을 따라서 오름 방향으로 향하였다. 바퀴 자욱이 있지만 차량 진입은 어려우며 또한 필요성도 없는 길이었다. 딱히 어느 지점이 초입이라고 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느 곳으로든 진입을 하면 되었지만, 진입로 양쪽으로 무덤들이 많이 보이는 때문에 다소 어색한 시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검은오름의 주변은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설과 함께 명당으로 알려져 있어서 묘지를 통해서 들어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한편, 좁은 초입이 아닌 오라 cc가 보이는 옆길도 오름 능선이 있지만 잘 눈에 띄지는 않았다. 시멘트 길로 이어지는 도로 양쪽 역시도 묘들이 많이 보게 되는데 이곳을 포함하는 명당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초행일 경우는 사거리 초입으로 들어오면서 동쪽의 오라cc가 보일 때까지(2.5km 이상) 들어오다가 오름 능선이 보일 때쯤 되는 곳에 정차를 하면 되었다. 

 

산 체를 따라 들어가니 빽빽하게 삼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그 아래쪽을 살피다 보니 사람들이 다녔던 길 자욱이 나타났다. 데크나 매트 등의 별도의 구성은 없었으며 수북하게 쌓인 삼나무 잎을 밟으며 진행하노라니 서쪽 능선 정상부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경방 초소가 보이고 주변은 온통 억새 군락지였다. 이미 퇴색을 한지 오래되었지만 억새답게 강인한 버팀으로 허전하지 않은 입지를 만들어줬다. 

검은오름은 조망권이 좋은 곳 중 하나이다. 북쪽으로는 상여오름과 광이오름 등이 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좋을 때는 추자군도와 관탈 섬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 장소이다. 북쪽으로는 알오름이 자리하고 있는데, 구태여 이곳을 탐방하면서 오름의 동쪽 사면을 따라서 이어갈 경우 운동량 등으로는 성취감을 느끼겠지만 그다지 탐방의 묘미가 있는 곳은 아니라 판단하여 진행을 포기하였다.  

남쪽으로는 멀지 않은 곳에 노루생이(노로손이) 오름이 보이고 한라산과 어승생악 등이 장엄하게 펼쳐졌다. 늦가을에 찾는다면 소나무 군락과 더불어 억새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능선 정상부를 따라서 길게 늘어선 억새군락 사잇길을 걸어가는 기분이야말로 오름 탐방이 안겨주는 최고의 멋이 될 것이라 짐작이 되었다. 하산은 다시 솔밭과 삼나무단지를 번갈아 이어가게 되었는데 그동안 인위적인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은 자연의 길을 따라서 내려가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솔잎과 다른 수종의 낙엽들 그리고 붉은 흙과 검은 흙길이 이어져 나오면서 환경의 변화에 일익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