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총 길이 1,220m..상모리 섯알오름갱도진지
상태바
[향토문화]총 길이 1,220m..상모리 섯알오름갱도진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8.12.05 0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밀한 계획 아래 만들어진 지하의 거대한 참호

상모리 섯알오름갱도진지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310호
위치 ;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 지하
유형 ; 군사용 갱도
시대 ; 일본강점기

 

▲ 상모리_섯알오름갱도진지입구
▲ 상모리_섯알오름_지하진지


고사포진지가 있는 섯알오름의 지하에는 거대한 진지동굴이 있습니다.

섯알오름은 제주도의 많은 오름들과 마찬가지로 송이라고 부르는 가볍고 작은 돌들이 쌓여서 만들어져 있어서 곡괭이를 이용하면 파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겠지만 무너져내리는 위험이 있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하진지의 규모는 57,000㎡에 이릅니다. 이러한 규모는 일본에서 가장 큰 군사시설로 알려진 카나가와현 요코스카시 해군 제1항공기술공장(약 34,800㎡)이나 나가노현 마츠시로 대본영의 지하시설(약 32,000㎡)보다도 큰 규모입니다.

제주도 섯알오름의 진지동굴이 일본천황과 정부기관을 피신시키기 위해 구축한 마츠시로 대본영보다 더 컸다는 것은 이곳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섯알오름 지하진지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45년 2월부터로 추정됩니다. 그 시기를 전후한 일본군의 상황은 급박했습니다.

1945년 4월 1일 미군이 오키나와 본섬에 상륙했고, 이에 따라 일본군은 자기네 땅에서 전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최후의 결전장으로써 제주를 요새로 만드는 작업들도 한층 강화하였습니다.

섯알오름 지하의 거대한 참호는 이러한 당시 긴급한 상황 속에서 치밀한 계획 아래 만들어진 것입니다. 여기에는 고사포(고각포)지휘소와 어뢰고·연료고·통신소 등이 들어가게 돼 있었습니다.

총 길이는 1,220m입니다. 그러나, 이 지하진지는 완성되지는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끝났습니다. 바닥이 평평하게 골라지지 않았고 여러 곳에 흙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출입구도 시멘트로 마감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가 올 때마다 계속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출입구에서 가까운 곳 한 군데는 천정이 무너져내린 곳도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지하진지 안에 박쥐가 많았었는데 지금은 몇 마리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오름 주위로 모두 6개의 출입구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사람이 출입할 수 있는 상태이고 나머지 5곳은 흙이 무너지고 가시덤불이 우거져서 사람이 출입하기에는 무척 어렵습니다.

어떤 곳은 벽돌로 막아 버린 곳도 있습니다. 출입할 수 있는 한 곳도 쇠파이프로 만든 문을 설치했기 때문에 문 위로 뛰어넘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2009년부터는 나무로 문을 달았고 잠그지 않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