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고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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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고근산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2.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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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96.2m 비고: 171m 둘레: 4,324m 면적: 1,204,428㎡ 형태: 원형


 고근산 

별칭: 호근산. 

위치: 서귀포시 서호동 1,286-1번지 

표고: 396.2m  비고: 171m  둘레: 4,324m 면적: 1,204,428㎡  형태: 원형  난이도:☆☆

 

명칭은 명칭일 뿐. 외로움을 훨훨 떨쳐버리고 전망과 탐방의 맛을 살린 화산체 화산섬인 제주에는 수백 개의 소화산체들이 산재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오름으로 명칭이 붙었으며 그 외 악(岳)이나 봉(峰) 등으로도 부르지만 산(山)이라 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산방산과 송악산, 영주산 등이 있으며 그 중심에는 서귀포의 고근산을 빼놓을 수가 없다.

한자 표기(孤根山)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산 체의 주위에 산이 없고 홀로 외롭게 있다고 하여 고근산이라 하였다. 마을 이름을 따서 호근산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며 서귀포 칠십리 해안의 범섬(虎島)이 가까이 잘 보이는 곳이라 하여 붙여졌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고근산과 호근동, 호근산은 동네와 산 체를 포함하고 있으며 지금은 행정구역 상 서호동에 해당이 된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한자음을 참고한다면 떨어져 있는 나 홀로의(孤) 오름이라는데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주변에 산이 없다 할지라도 외롭게 느껴지는 산 체는 결코 아니다. 멀지 않은 곳에 낮은 산 체들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제주의 여타 오름들이 그러하듯 그 거리가 멀지는 않은 편이다.

정상부를 비롯하여 사방으로 이동을 하는 동안 일대를 전망할 수가 있는 데다 곳곳에 오름이나 자연 풍경들이 어우러져 있어서 고고한데 처한 오름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지대와 비고(高)가 말해주듯 한라산 외에는 내려다보는 풍경이 되겠지만 해안과 마을을 포함하는 전망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표고가 396여 m이며 비고(高)는 그 절반에 가까운 171m로 오름으로써의 가치와 탐방의 묘미가 충분한 곳이다. 원형 분화구가 있는 측화산으로서 산체와 형상이 안겨주는 멋이 있으며 서귀포를 중심으로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오름이다. 정상에는 낮지만 원형의 뚜렷한 분화구가 있고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진입이 가능하다.

  접근성이 좋고 탐방로 선택의 폭이 넓으며 비교적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라서 예정에 없다 할지라도 서귀포 여행 중에도 잠시 올라볼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과 칠십리 해안 등 사방으로 전망이 좋으며 산바람과 함께 범섬을 거치는 마파람이 불어와서 시원함도 느끼게 된다.

기슭부터 정상의 주변에는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고 쉼터로 사용되는 통나무 의자들이 있다. 서귀포 앞바다를 비롯한 한적하고 조용한 남쪽 주변을 지키던 고근산은 이제 외로움(孤)을 벗어나서 분주한 세상과 만나고 있다. 신시가지가 바로 앞에 펼쳐진지도 제법 오랜 세월이 흘렀으며 하루 종일 드나드는 많은 이들이 적적함을 달래주고 있다.

자신의 허리둘레에는 여기저기에 탐방로가 추가로 만들어져서 오르는 자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주고 있다. 또한 어깨를 선뜻 내놓고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사방을 전망할 수 있게 배려를 한다.  산책로 주변은 자연의 흙길과 공간으로 되어 있어서 최대한의 배려를 했다. 소나무와 삼나무 등이 차지한 곳이라 하절기에도 더위를 피하는데 큰 문제가 없으며 악천후를 제외하고는 사계절 탐방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한편, 이 오름 기슭 남서 사면에는 탐방로를 통하여 만날 수는 없으나 강생이궤라는 수직 동굴이 있다. 강생이는 강아지(犬)를 지칭하는 제주 방언이며 이곳에서 강생이가 꿩 사냥을 하다가 떨어져 죽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고근산 탐방기-

차량을 이용할 경우는 대 도로변에서 고근산 소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적당한 공간에 주차를 하면 된다. 이 경우 양방향 차량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하며 시간이나 체력 등을 감안해서 출발하는 자리를 선택하는 것도 본인의 몫이다. 

도로변 옆으로 고근산 진입로가 있다. 이미 오래전 포장이 된 길로서 마을과 농지 등으로 연결이 되면서 차량 통행이 이뤄지는 도로인데, 기슭 아래를 지나게 되므로 차량을 이용할 경우 좀 더 진행을 해도 되었다. 산 체와 주변을 연계한 탐방로는 보름(바람. 아래 아)모루길 중 고근산 코스에 해당이 되며 명칭을 붙여 놓았다. 

소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면 좌측으로 산책로 입구가 있고, 오래전부터 목재를 이용하여 계단을 만들어 놓은 때문에 안전하게 오를 수가 있었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서귀포의 기후 조건이 말해주듯 푸른 모습도 보고 느낄 수가 있었다.  처음부터 운동을 겸하는 탐방으로 여기지는 않았지만 곳곳에서 쉬어가라는 유혹과 명령이 잇달았다.

자금우는 빨간 열매를 내밀며 걸음을 멈추라고 불심검문을 했고, 털머위는 군락을 이룬 채 풋풋하고 싱그러운 모습으로 계절을 잊게 만들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을 따라 오르다 열린 공간이 있어 바라보니 범섬이 보였는데, 겨울철이라지만 한낮의 햇살은 해안 쪽을 강하게 비치며 가시거리에 방해를 했다.

행여 추울까 내 편이 되었지만 시각적 효과로는 잠시 두 눈으로 마주할 정도로만 배려를 했다. 산 체의 비고(高)는 높은 편이지만 허리 부분을 출발하는 여정인데다 숲으로 이뤄진 공간을 따라 오르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었다. 얼마 후 정상에 도착을 하니 대륜 명소 12경의 안내판과 함께 망원경, 전망대가 있어 남쪽을 중심으로 하는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나 망원경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으며, 주변에는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고 쉼터로 사용되는 통나무 의자들이 있었다. 날씨가 좋을 때면 최남단 마라도를 비롯하여 가파도와 송악산 등도 사정권 안에 드는데, 찾았던 날은  산방산과 형제섬 등을 포함하여 굴메오름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산세를 지나면서 여러 오름들이 실루엣처럼 펼쳐졌다.

겨우내 기간이라지만 마파람에 실려 오는 청정의 미풍은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적셔줬다. 오름의 정상에는 경방 초소가 있다. 어디든 마찬가지이지만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은 그만큼 전망이 좋다는 뜻이다. 전망대에서 칠십리 해안을 비롯하여 바다 풍경을 포함하는 풍경 놀이를 했다면 이번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는 전망을 즐길 차례이다. 있는 힘을(!) 다하여 스마트폰의 줌을 당기니 부악의 신비가 가까이 담겼다.

예년에 비하여 올겨울은 아직까지 눈이 가난한 편이었는데, 한 해의 시작점에서 만나는 한라산은 만설의 넉넉함을 지닐 만도 하건만 상황은 예상을 빗나갔다. 이를 대신하여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층이 천연색으로 열려 시각적 효과를 더해줬다.  오름으로서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것 중에는 정상부 안쪽을 차지한 분화구를 꼽을 수 있다.

내부의 면적이나 깊이가 대단한 편은 아니지만 원형으로 구분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 억새들이 군락을 이룬 채 촐왓으로 변한 굼부리는 가을에서 겨울까지도 눈길을 끄는 만큼 이날도 그 풍경을 훔칠 수가 있었다. 다시 굼부리에서 나온 후 어깨선을 따라 이동을 하다가 전망 쉼터가 있는 곳에 도착을 하니 다시 풍경 놀이를 하게 되었다.

실컷 바라본 한라산을 외면한 채 좀 더 가까운 곳을 바라보니 눈에 띄는 산 체가 나타났는데 각시바위(학수바위)라 부르는 화산체였다. 또한 멀지 않은 곳에 솔오름(미악산)도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휘파람 길.....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그냥 지나가기에는 너무 아쉬운 곳이었는데, 휘파람이 아니면 콧노래라도 좋을 것 같아 흥얼거렸다.

편백나무들이 사열이라도 하듯 늘어선 사이로 친환경 매트가 깔린 길이 열렸고, 겨울이라지만 햇살이 공작을 펼치는 때문에 애써 킁킁거리지 않아도 편백 향이 풍겨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순서는 솔밭 차례였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면 소나무들이 반겨줬고 순서에 따라 삼나무들은 오매불망 님 오실 때를 기다렸다.

떨어진 솔잎들이 치장을 한 바닥은 레드 카펫보다 더 느낌이 좋았다. 마무리까지 이어지는 입지와 환경은 자연미 외에 산책형과 힐링의 장소로 너무나 적합한 위상을 간직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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