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 위해 사진전 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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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 위해 사진전 열었어요”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8.12.18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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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정미라, 개인 사진 전시회 성품들 복지시설 기부..훈훈한 미담
 

제주시청 정미라 주무관이 자신의 첫 개인 사진전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사회복지시설에 성품들을 기부해 추운날씨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제주시청 도시계획과에 근무하는 정미라 주무관은 일상생활에서 촬영한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일상의 따뜻한 이야기가 묻어나는 ‘탐라는 島다의 소소한 일상들’이라는 주제로 개인 사진전을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KBS방송총국 1층 전시실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이번 전시회 작품명들은 정 작가의 고향추억과 가족이야기, 봉사활동이야기 등을 스토리텔링으로 담았다.

 

이번 전시회 일부 작품내용에서 자신이 겪은 내용을 보면 우리들 가슴을 뭉쿨게 했다.

그 첫번째로 어머니의 신발작품 내용은 ‘마흔여섯에 늦둥이를 낳으신 어머니는 몇 년간의 힘든 암 투병을 하며 고생하시다가 결국 내가 5살이 되던 해에 먼 길을 떠났다. 어린 막둥이를 두고 차마 떨어지지 않았을 엄마의 발걸음, 감기지 않았을 눈을...비로소 내가 엄마가 되던 날에 첨으로 엄마가 보고 싶어 통곡하였다.’이다.

 

또 서귀포소천지 앞바다 배경인 작품은 ‘아버지는 낚시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아버지가 매일 고기를 낚으러 바다로 간 게 아니라 시간을 낚고 세월을 낚으며, 앞서 먼 길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상처와 슬픔을 잊기 위해 낚시를 선택 했다는 것..어른이 돼서야 알게 됐다’.

 

또한 프롬더럭 카페 노형점은 ‘나의 父母님, 나의 아버지.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엄마 얼굴도 기억 못하던 나를, 계모 슬하에서 구박받으며 자랄까봐 재혼도 안하시고 평생을 홀로 사시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 내게는 어머니였고 아버지이셨다.’

 

마지막작품은 비행기에서 바라본 한라산에서는 ‘인생이란 길고긴 여정 속에서 전 오늘도 살아갑니다. 앞으로 내게 또 무슨 일이 닥치고 벌어져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서 나아갑니다.

저에겐 살아가야할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내 보물들인 아이들.

두 번째는 갚아야할 대출금!!

여러분들 중에서 삶의 희망이 없고 의욕이 없으신 분이 계시다면 오늘 당장 은행으로 가셔서 대출금을 받으세요. 살아가야할 이유가 생길 것입니다’이다.

정 주무관은 이번 사진전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여가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촬영한 사진들로 삼양 동네 주변 풍경과 16년간 몸 담아온 직장 내 무한사랑봉사회 식구들과 함께한 10여 년간의 소중한 시간과 추억들을 중심으로 한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축하받은 화분은 매월 봉사활동을 다니는 황사평 사라의 집에 기증했고, 판매된 작품수익금으로 여성장애인들이 거주하는 남원살레시오의 집에 빨래건조기를 구입해 전달했다.

정미라 제주시청 주무관

정미라 주무관은 “이번 전시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해서 고민하다가 전시회를 갖게 됐다”면서 “주위 분들이 고생했다고 부주한 금액으로 성품을 구입해 전달하게 됐다”고 말하면서 부끄러워했다.

정 주무관은 “오는 24일부터 2주 동안 제주도청 별관 로비에서 두 번째 전시회를 갖는다”면서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인간의 일생은 두 시기로 나뉜다. 전반부는 부를 획득하는 시기다. 후반부는 부를 나누는 시기여야 한다.”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재산을 모았다는 미국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한 얘기다.

그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악덕 자본가로 욕을 먹었지만 거의 전 재산인 3억5000만 달러를 사회에 환원했다. 현재 돈 가치로 따지면 48억 달러가 넘는다. 그가 세운 재단은 미국 기부문화의 시발점이 됐고, 카네기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델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부는 인색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국내 상위 그룹 오너 중 재산 절반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서약한 이가 한 명도 없고, “당장 나 먹고살기 힘든데 남 도와줄 돈이 어디 있느냐”며 풀뿌리 기부도 약한 편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편견을 깰 시기가 온 듯싶다.

이번 정미라 주무관이 훈훈한 기부는 적은 성품일지는 몰라도 어려운 이웃입장에서는 큰 기부나 적은 기부를 떠나 말벗만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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