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고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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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고수치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2.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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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 558.7m 비고: 59m 둘레: 1,349m 면적: 99,640㎡ 형태: 원형

 고수치 

별칭 : 괴수치. 고소초악(高小草岳)

위치 : 안덕면 광평리 산 79번지 

표고 : 558.7m  비고: 59m  둘레: 1,349m 면적: 99,640㎡  형태: 원형  난이도:☆☆☆

 

 

낮지만 두 산 체가 정답게 어우러진 채 자연미를 안겨주고 명칭이 특별한 오름.

소화산체를 두고서 오름이라 부르는 것이 대부분이며 그 외 악(岳)이나 봉(峰) 등으로 명칭이 붙기도 했다. 이와는 다르게 지명이나 사람 또는 동물을 빗대어 명칭이 붙은 곳들도 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유래를 따라 붙여진 명칭을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리는 오름도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왕이메, 마보기, 가메옥, 비치미, 안친이 등이 있으며 돔박이와 고수치도  이에 포함이 되었고 이들 대부분이 오름 명칭과 달리 유별나다는 느낌이 든다. 고수치는 고백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이 산 체가 있는 가까이에 살았다 하여 고백이 동산이라고 불렀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변형으로 괴수치라 했고 한자로는 고소초악(高小草岳)이라 표기를 하고 있다. 이런 과정으로 추측을 하는 것 중에는 이 마을(광평리)이 형성될 당시에 조가동이라는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해서 조가동이라고 했던 대목을 참고할 수가 있다.

어쨌거나 오름의 명칭이 그렇게 전해지고 있는 만큼 산 체의 특성이나 외형 등을 참고하기보다는 인물과 관련을 한 것으로 추측을 하고 있으며, 이미 오래된 내용의 명칭인 만큼 달리 별칭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평리를 대표하는 오름으로는 대표적으로 왕이메를 들 수 있으며 그 외 대비오름, 이돈이, 고수치와 돔바귀 등 5 곳이 있다. 고수치를 중심으로 할 때 북동쪽에 왕이메가 있으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서쪽에는 돔박이(돔바기)가 위치하여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 이들 두 오름의 비고(高는) 50여 m에 불과하다. 그러나 산체가 작고 낮다고 해서 특징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크기나 비고(高를) 비롯한 전반적인 여건은 뒤처지지만 정상부를 따라 아래로 이어지는 굼부리는 산 체의 특징이 잘 나타내는 백미라 할 수 있다. 이 굼부리는 그 둘레가 400m나 되고 깊이가 30m 정도이다. 전 사면에 걸쳐 조림된 삼나무와 여러 잡목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으며 기슭의 일부는 농경지로 조성이 되었다.

다소 가파른 등성을 이루고 있으며 남서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은 알오름처럼 살짝 올라와 있어 볼품을 갖추고 있다.  전반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돔박이 하나만을 찾는 오름꾼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돔박이 오름이 있기에 함께하거나 주변을 더 연계하는 몇 종 세트로 탐방을 하게 된다.

돔박이를 시작으로 하여 두 곳을 탐방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의미를 부여해도 된다. 탐방로의 트래킹 코스를 거부하는 현장인 만큼 자연스럽게 수풀이 우거진 곳을 걷는 묘미가 있다고나 할까. 아니면 그런 자연의 공간 곳곳에서 만나는 여러 야생화와 열매가 반겨주면서 자연미를 더 느끼게 하는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보통은 왕이메 등을 포함하는 종합선물세트로 탐방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돔박이와 고수치만을 대상으로 해도 충분한 탐방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실 고수치오름을 오르는 것은 화구 둘레를 보면서 걷는 자연적인 요소들이 있다는 점이 우선이면서, 주변 일대의 오름 군락과 산방산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넓은 조망권 때문이기도 하다. 

평화로를 기준으로 할 때 산록도로와 만나는 광평 교차로에서 남쪽으로 조금 가다 보면 양 갈래 시멘트 길이 나온다. 우측은 족은대비악 방향이며 왼쪽으로 들어가면 근년에 만들어진 청하공원이 나오고 이곳을 초입으로 하면 된다.

 

  -고수치 탐방기-

비 예보로 인하여 산남지역을 옮겨 다니다가 잠시 비가 멎은 틈을 이용하여 선택한 여정이었다. 이미 내린 비로 인하여 수풀이 젖어 있어서 탐방의 불편함이 따르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자연은 이따금 반전을 이뤄주기도 했다. 나뭇가지와 잎새는 물론이고 바닥을 차지한 풀잎들조차 촉촉이 젖어 있어서 오히려 눈을 마주하는 동안에는 싱그러움과 투명도의 정도를 더 했다. 

산 체의 특성이나 환경적인 요인을 감안하여 돔박이를 오른 다음에 고수치로 향하고 화구를 돌아오게 되는 리턴 코스로 진행을 했다. 돔박이를 내려온 후 기슭 아래를 지나는 동안에는 편백나무들이 대세였는데,  삼나무와 함께 공간을 메우고 있어 허전하지 않았고 분위기에도 한몫을 했다.

따로 또 같이 어우러진 두 화산체의 경계 지점이지만 둘은 욕심보다는 공유의 미덕을 지니고 있는 모습이었다.  처음부터 끝가지 두 곳을 탐방하는 동안에 산책로는 만나볼 수가 없기 때문에 선 님들이 다니면서 표시한 리본이나 발자국 흔적을 통하여 진입을 했다. 부드러운 융단이 전부는 아니었으며 레드 카펫으로 바닥을 치장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가시 넝쿨과 퇴색한 억새 띠들이 시기와 질투를 하면서 불편을 줬다. 그런 진행이었기에 오히려 자연미가 살아났고 특히나 거친 숲이나 덤불 등이 비교적 적은 때문에 투덜거릴 필요가 없었다. 고수치의 최고의 전망대인 동쪽 어깨를 짚고 선 채로 풍경을 즐겼다. 북도라진과 괴오름을 시작으로 왕이메까지 하나가 되어 볼품을 안겨줬다.

철탑과 리조텔이 부담을 주기는 했지만 살포시 걸친 구름이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뤄 기분을 달래줬다고나 할까. 그런 반면에 남쪽 날씨는 우울증에 걸려 헤매고 있었다. 산방산은 그래도 제주도 전 오름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것을 알리려는 듯 형체가 드러났다. 어지간하면 송악산까지 그림이 펼쳐지는데 볼품이 없어 다음을 기약했다.

여느 오름이나 저마다의 특성을 잘 지니고 있지만 고수치는 분화구의 특성을 비롯하여 오름으로써의 깊고 그윽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원형분화구 주변은 빽빽하게 숲을 이룬 활엽수와 잡목들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비가 내린 날씨 때문에 화구 주변의 푸른 빛깔은 더 싱그럽고 선명하게 보였다. 고수치 탐방은 화구를 중심으로 해서 능선을 돌아보는 과정을 거쳤는데 낮지만 자연미가 살아있고 탐방의 묘미가 있는 오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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