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자원순환의 시대, 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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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자원순환의 시대, 제주는..’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9.01.02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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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업체 태부족,업사이클링 산업 육성, 자원화해야
 

폐기물이 돈이 되고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세상이지만 제주도는 여전히 소각이나 매립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궁금하기만 한 아이러니다.

봉개매립장이 포화상태로 현재 동복리에 자원순환센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폐기물 처리 문제는 여전히 제주도의 심각한 현실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제주도가 앞으로도 계속 매립이나 소각정책을 고수할 경우 매일 발생되는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미 제주도는 이같은 매립이나 소각 등의 정책을 그대로 놓아둘 경우 결국 쓰레기가 난무하는 쓰레기섬이 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에서 자원순환에 대한 보다 차원높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기획특집으로 ‘자원순환의 시대, 제주는..’이라는 주제로 폐기물정책을 본격 취재하고 있다.

그동안 1회용 제품사용을 금지하고 올해부터는 대형마트에서의 1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토록 하고 있는 것도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보다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실질적으로 제주환경은 종이 고철 플라스틱 캔 병류 등 다양한 폐기물이 매일 매일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재활용할 업체는 태부족으로 제대로된 폐기물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도 생활환경과 부기철 자원순환팀장은 “제주도에는 현재 재활용 업체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를 확산시키려고 해도 공적 부분보다는 민간에서 이를 맡아서 해 줘야 하는데 돈이 안되고 시장이 좁아 재활용 사업을 운영하기를 꺼린다”고 전했다.

“운반비 등을 지원하며 활성화 시키려 해도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고 육지와 동떨어져 있다는 점도 재활용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일”이라며 “운반이나 관리 등 힘든 일이라 아무나 선뜻 이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주도 담당자가 이런 말을 전할 정도이니 자원순환은 여전히 어려운 제주도의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주시가 집계한 재활용품별 처리실적에 따르면 종이류는 지난 2014년 기준 1일 55.78톤에서 2018년 10월 현재 188.9톤이 처리돼 3배 이상 발생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고철류는 2014년 108.14톤에 2015년 145.16톤, 2016년 162.8톤,2017년 159.9톤으로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플라스틱은 2014년 33.37톤에서 2015년 59.46톤으로 크게 늘었다가 2016년에는 25.3톤, 2017년 32.6톤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캔류는 2014년 1일 6.94톤에서 2015년 13.04톤으로 2배 이상 늘었다가 2016년 10.3톤으로 줄었고 지난 2018년 10월에는 21.1톤으로 다시 크게 늘어나는 추세로 돌았다.

병류 또한 2014년 1일 5.31톤에서 2018년 10월 현재 14.0톤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제주환경의 근본적인 문제는 이렇게 나날이 늘어만 가는 각종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식의 한계다.

고물상에서 사 들여 모여지고 있는 고철류는 업체에서 이를 받아 육지부로 다 나가고 있고 이를 재활용하는 자원순환업체는 제주도에는 한 군데도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제주에서 폐기물을 활용해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 업체만 봐도 손에 꼽을 정도다.

종이류를 재활용하는 재활용 업체는 2군데로 대정에는 제주페이퍼 텍이라는 업체가 있고 금능에 있는 월자제지가 감귤박스 수집해서 다시 박스로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폐비닐을 모아 정제유를 만들어내는 제주클린에너지와 대구공업사가 플라스틱 재활용하고 있는 외에 나머지는 전부 육지로 반출되고 있어 아까운 자원이 밖으로 흘러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병은 한라공병이라는 재활용업체에서 전부 파쇄해 육지로 올라가 다시 재생 물품으로 내려오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는 제주에서도 자원순환 시설을 할 경우 충분히 제대로 된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활용 업체에 대한 지원이나 정책을 빨리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제주시 생활환경과 박동헌 자원순환팀장은 “자원순환센터가 세워져야 한다는 점에는 적극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폐기물 처리시설을 하려고 해도 이같은 시설을 하려면 마을에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더욱 공장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재활용 업체가 성공할 수 없는 요인도 이런 점이 걸림돌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분명 제주도가 가야할 방향은 쓰레기를  재활용하거나 전혀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 구조로 더 많이 다가가야 할 시점이지만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늘 직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도 제주도나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면 사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재활용 업계의 한 대표는 “행정에서는 늘 어렵다. 민원 때믄에 안된다고 하지만 의지만 있다면 도유지나 국유지를 활용해서라도 이런 문제는 행정이 해결해 줘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민간이 그런 민원까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일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사실 실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브라질 꾸리찌바시는 조그만 도시이지만 환경적으로 존경받는 도시로 정평이 나 있다.

공사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 지하철을 포기하고 지하철처럼 타고 다니기가 편한 버스노선을 창조한 이 도시는 중앙차로를 버스전용차로로 만들어 대단히 성공한 지역으로 불린다.

더욱이 이 도시에는 소각로나 매립장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환경의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도시에서는 매립이나 소각을 하는 대신 재활용 업체를 활성화 시켰다.

그래서 이 도시에는 재활용 업체가 1백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폐기물은 요일별로 저소득층 등 허가받은 사람들이 일주일간 모아 오는 것들을 받아 지역 화폐로 바꿔 줌으로써 일자리와 소득창출 등 저소득 주민의 먹거리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재활용 산업이 활성화 되려면 이제 폐기물은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며 돈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매립은 침출수 문제가, 소각은 다이옥신 문제가 상존하는 처리방식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버리는 것이 아닌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진짜 업사이클링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본지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버리지 말고 모아서 재활용 하는 방식 그리고 그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기술적인 문제까지 하나씩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업체에서 느끼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법은 무엇인 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예정이다.

한편 본지가 가장 먼저 찾은 업체는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폐비닐을 이용해 질좋은 경질유를 생산하고 있는 제주클린에너지(대표 김태윤)이다.

이 업체는 김태윤 대표가 직접 개발한 특허출원 제품인 경질유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도내에서 발생하는 폐비닐 30톤을 처리하고 여기에서 기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음 특집기사는 김태윤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으로 생생한 사업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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