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수면이 올록볼록
안개 자욱한 연못 물 위로 빗방울들이 떨어지며 동그란 파문을 일으킵니다.
안개 속에서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타전소리가 괜스레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주더군요.
그런데 연못 한 귀퉁이에선 동그랗고 크게 번져가는 파문 사이에서 무엇인가 올록볼록 뽀글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아, ‘개구리 알 덩어리’였네요.
입춘(立春) 지난 것을 용케 알고 ‘북방산개구리’가 벌써 활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북방산개구리는 보통 경칩을 전후하여 농경지의 웅덩이나 도랑, 계곡 주변에 산란을 하는데, 제주에서는 그보다 이르게 2월부터 산란을 합니다.
수면 위로 살짝 올라온 개구리 알 덩어리 위를 살금살금 걸어 다니는 곤충도 보입니다.
추위 속에서도 시나브로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들이 많다는 것을 어찌 몰랐을까요?
낙지다리가 서있는 연못 가장자리 어딘가에는 개구리들이 몸을 숨기고 있겠네요.
올록볼록 물 위에 떠있는 알 덩어리 위로 빗방울들이 사뿐사뿐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