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반들거리는 잎 사이에
지난 주말에 쌓인 눈 위로 매서운 바람이 몰려다니는군요.
이 추위에서도 짙푸름을 잃지 않는 나무들이 참 용하기도 합니다.
상록수들 중에 유난히 반들거리는 잎을 자랑하는 동백나무는 가지 끝마다 봉긋한 꽃봉오리들을 매달고 있더군요.
베일 듯 날카롭게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무서울 만도 한데 그저 흔들릴 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 의젓합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동백나무 잎보다는 작지만 그에 못지않게 광택을 지닌 작은 나뭇잎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키가 작고 그리 굵지 않은 줄기에서 뻗어 나온 가지마다 올망졸망 모여달린 잎 모양이 재미있더군요.
특이하게도 나무는 가장자리가 밋밋한 잎과 날카로운 치아상의 돌기를 지닌 잎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잎겨드랑이에는 꽃이 피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다른 가지에는 자그마한 열매도 매달려있더군요.
‘구골나무’입니다.
구골나무는 상록활엽관목으로 꽃은 11월에 하얗게 피고, 열매는 다음해 4-5월에 흑자색으로 익습니다.
문득 가을에 피었던 은은하고 달콤한 꽃향기가 코끝을 스쳐 지나는 것 같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봄에는 흑자색으로 익은 열매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