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남오미자와 산수국
지난해 12월, 산수국 사이를 넘실거리며 뻗어나간 남오미자 줄기에 빨갛게 매달렸던 열매가 생각이 나는군요.
여전히 남오미자는 산수국 위에서 푸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줄기 한구석에 아직 떨어지지 않은 열매가 매달려 빨갛게 반들거립니다.
주변 대부분의열매들은 이미 종자를 떨어뜨려 마치 물에 퉁퉁 불은 공처럼 보이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오늘은 아직 매달려있는 열매보다도 잎겨드랑이마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겨울눈에게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해 열심히 일을 했던 묵은 잎이 떨어질 준비를 하면서도 새로 자라날 생명을 보듬고 있었네요.
이어서 마른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있는 듯한 산수국의 줄기 끝으로 시선이 옮겨갔지요.
줄기 끝에는 벌써 겨울옷을 벗어던진 어린잎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치 죽은 것처럼 황갈색으로 말라보이던 가지가 선보인 어린잎의 모습은 참으로 당찹니다.
한껏 물이 올라 반들거리는 어린잎에서 봄기운이 솟아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