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직자 마음에 청렴의 말채찍을 걸어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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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직자 마음에 청렴의 말채찍을 걸어 놓자
  • 강용숙
  • 승인 2019.03.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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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숙 서귀포시 공보실장
강용숙 서귀포시 공보실장

조선전기 목민관으로 아들들에게도 대대로 지켜야 할 가훈으로 ‘견금여토 (돈 보기를 흙같이 여기라)’라는 말을 남긴 이약동은 실제로 수차례 지방관에 부임하여서도 지역주민들로부터 작은 물건도 받지 않고 감사의 뜻으로 올린 선물까지도 마다하는 대나무처럼 올곧고 소나무처럼 푸른 청렴한 공직자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제주는 귀양살이의 목적을 위한 작은섬에 불과한 변방으로 항상 물자가 부족하여 백성들이 굶주리는 일이 많았는데 그 와중에도 쌀과 소금등 곡물을 가로채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관아 관리들로 인해 제주 백성들은 더욱 궁핍해지고 어려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1470년(성종1년) 제주목사로 부임하게 된 이약동은 제주민의 어려움을 알고 각종 공물과 세금에 관한 문서를 검토하여 부정을 단속하고 민폐를 근절시킴으로써 그 이후에 제주에는 공물은 물론 세금횡령하는 일이 없어지고 백성들의 삶은 윤택해졌다.

제주민들은 그 고마움에 송덕비를 세우려 했으나 이약동은 송덕비는 물론 선물도 일체 거절하고 직분에만 충실하여 한결같은 청렴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감동한 주민들은 말채찍을 손수 만들어 선물하였다.

목사임기가 끝나고 제주를 떠날 때 이약동은 “이것은 백성들이 제주목사에게 바쳤던 것이니, 이것은 후임 제주 목사가 써야지, 내가 가지고 떠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하면서 벽에 걸어놓고 떠났다.

이후에 제주 목사들은 이약동을 본받아 공적으로만 사용하였고 말채찍이 닳아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그것을 그림으로 남겨 벽에 걸어두어 이약동의 뜻을 오래 기렸다고 한다.

이 사례를 보면서 모든 공직자가 지위를 막론하고 공익을 위하는 마음가짐을 돼새기는 기회로 삼아서 사사로운 이익을 찾지 않고 공익을 위해 주민의 입장에서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한다면 주민들이 기대하는 만큼 청렴해 지리라 생각한다.

옛날의 목민관이나 다름없는 우리 공직자들은 청렴성이 가장 요구되는 직업군 1위가 공직자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여 스스로 청렴의 의지를 다지고 각자의 마음에 ‘청렴의 말채찍’을 걸어 놓고 스스로에게 맞는 청렴의 가치를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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