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머위 곁에서 쫑긋
바닥에는 짙은 갈색으로 말라버린 넓은 잎들이 찰싹 달라붙어 있는데 그 틈으로 봉긋 고개를 내미는 머위 꽃봉오리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미 바위틈에서 솟아올라온 머위 꽃차례를 보았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없다 싶겠지만 오늘은 꽃봉오리 근처에서 활짝 펼쳐진 어린잎들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머위 근처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쇠뜨기도 막 땅 위로 쫑긋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 쇠뜨기를 관찰하기 위해선 바닥에 납작 엎드리다시피 낮은 자세를 취해야하지요.
사진은 포자줄기입니다.
줄기의 끝에는 육각형 포자엽들이 서로 밀착되어 있지요.
포자엽 안쪽에는 각 7개 내외의 포자낭이 달리는데, 포자에는 각 4개씩의 탄사(彈絲)가 있어서 마르고 습함에 따라 신축운동을 하며 엷은 녹색 포자를 산포합니다.
포자가 산포되면 포자줄기는 시들어 버립니다.
포자줄기가 영양줄기보다 빨리 자라는데, 아직 포자줄기의 주변에는 영양줄기가 올라오지 않았더군요.
포자줄기가 시든 후 4-5월이면 녹색 영양줄기가 높이 30-40cm 정도로 자라면서 무성함을 자랑합니다.
머위가 꽃피울 때면 쇠뜨기 영양줄기들도 제법 올라오겠네요.
요즘은 바닥에서 불쑥불쑥 솟아나오는 생명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