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책, 정부와 국회가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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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 정부와 국회가 응답하라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9.03.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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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미세먼지 줄이기 7대 정책제안

환경운동연합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국회가 이번 미세먼지 정책제안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시민들의 염원에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얼마 전 미세먼지 특별법이 발효됐고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으로 규정됐지만, 우리 일상에서 숨 쉬기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며 "유례없이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일주일간 이어지자 정부는 긴급 조치와 보완 대책을 쏟아내고 국회는 그간 미뤄왔던 미세먼지 관련 법안들을 무더기로 처리하는 데 급급했지만, 과연 이 정도의 변화가 국민들의 숨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세먼지는 자연 재난이 아니라 화석연료에 중독된 우리의 경제 구조에 의해 발생된 인재"라며 "우리는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해결책인지 분명히 알고 있고, 맑은 공기는 공짜로 얻어질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도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주요 오염원은 교통부터 에너지, 폐기물 처리, 도시 계획과 농업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통제를 넘어 지역적 국가적 차원의 정책과 행동을 요구하는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해결은 장기적으로 경제적이고, 동시에 기후변화 해결의 열쇠이기도 하다. 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 증가폭이 가장 큰 나라에 해당하는 한국이 미세먼지 배출을 적극 줄여나간다면, 공중보건과 경제,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지금, 정부와 국회에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7가지 정책 과제를 제안한다"며 "정부가 스스로 약속한 국민 호흡권 보장을 위한 의무를 다 하고, 국회가 정쟁의 수단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책임감 있는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했다.

첫째, 경유차를 과감히 감축하고 대중교통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대도시 미세먼지 배출 기여도 1위인 경유차가 계속 급증해 1천만 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은 정책 실패의 결과입니다.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과 조기 폐차를 확대할 뿐 아니라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를 도입해 경유차의 신차 판매를 2030년 이후 금지하는 등 경유차 퇴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합니다. 환경비용이 더 큼에도 더 낮은 세율이 부과됐던 경유세를 인상하고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도로 건설이 아닌 대기환경 보전 목적세로 전환해야 합니다. 승용차 이용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대중교통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통해 대중교통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둘째, 석탄발전소를 절반으로 과감히 줄여야 합니다. 지난해 봄철 석탄발전소 가동중단으로 인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입증된 만큼, 고농도 미세먼지가 반복되는 겨울과 봄철 석탄발전소의 절반을 가동중단해 선제적 미세먼지 저감을 유도해야 합니다. 노후 석탄발전소에 대해 수명연장을 금지하고 2030년 석탄발전의 비중을 20% 이하로 낮추기 위한 탈석탄 로드맵을 마련해야 합니다. 유연탄세를 석탄발전의 환경비용을 반영해 현재의 3배 이상 인상하고 건설 또는 계획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사업을 이제라도 백지화해야 합니다.

셋째, 사업장 미세먼지 관리 대책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기오염 총량관리제가 수도권에 한해 시행됐고 사업장 배출허용기준이 느슨하게 적용되는 등 오염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다량배출사업장 대기오염 배출허용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허술한 예외허용도 제한돼야 합니다. 30년째 단가가 동결됐던 대기오염 배출부과금을 현실화해 오염자 부담 원칙을 바로잡고, 배출량(TMS) 데이터를 실시간 공개해 사회적 감시망을 강화해야 합니다.

넷째,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합니다. 소규모 건축물 에너지효율화 지원 강화 에너지효율화의무제도 대상을 소규모 건축물로 확대하는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소규모 건축물 에너지효율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곧 수립될 예정인 3차 에너지기본계획안의 2040년 재생에너지 목표는 30~35%로 느슨하게 설정돼 ‘재생에너지 3020’ 계획 이후의 에너지 전환 속도가 둔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목표를 40~50%로 확대하고 주민 참여형 태양광, 풍력 발전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시민과 기업의 재생에너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관련 전기사업법 개정도 이뤄져야 합니다.

다섯째, 천연 공기청정기인 도시 공원을 보전해야 합니다.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해 일몰 위기에 처한 도시공원이 전국에 걸쳐 4,421개, 504㎢ 면적으로, 전국 도시공원의 절반에 달합니다. 일몰 도시공원 대상지역에서 국공유지를 제외하기 위한 국토계획이용법 개정안이 처리돼야 하고, 도시공원 보전을 위해 국비의 80% 지원하고 도시자연공원구역의 긴급 지정을 통해 미세먼지의 완충지인 도시공원의 보호에 앞장서야 합니다.

여섯째, 미세먼지 없는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영유아와 청소년이 미세먼지로 인한 더 심각한 건강영향에 노출되지만, 대부분의 통학차량이 디젤차로 운영돼 아동 호흡권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습니다. 경유 통학차량의 친환경차 전환 의무화 및 지원 확대, 공회전 금지 조례 제정 및 관리감독 강화, 통학로 노후 경유차 등 5등급 차량 진입금지를 통한 통학로 미세먼지 관리대책을 강화해야 합니다.

일곱째, 한중 대기오염 공동감축 협약 체결을 추진해야 합니다. 동북아 국가간 대기오염 상호영향에 대한 과학적 규명과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미세먼지 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하면 공동 연구와 협력뿐 아니라 한중이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공동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감축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 35% 감축 목표를 설정한 만큼 보다 의욕적인 감축 목표를 제안하고 협력을 촉진해야 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미세먼지 정책 과제를 정부에 촉구하는 것은 물론 국회 각 정당에 대한 입장 질의와 공개를 통해 건강한 논의를 촉발하고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하루 빨리 마련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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