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공사, 환경이 파괴되어가는 참혹한 모습 매일 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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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공사, 환경이 파괴되어가는 참혹한 모습 매일 목도”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9.03.2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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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지키기 시민모임, “비자림로 확장 공사는 반생태적, 반환경적 행위”
 

“제주도는 반생태적이고 반환경적인 ‘아름다운 경관 도로’조성을 당장 중지하고 ‘환경훼손 최소화, 숲의 가치를 존중하는 대안’ 마련을 위해 시민들과 대화하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27일 11시30분 현재 공사구간인 제2대천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9일부터 비자림로에 삼나무 오두막 1동과 텐트 2동을 설치, 24시간 상주하며 비자림로 확장 공사에 대한 감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장에서 24시간 마주하는 공사현장은 머릿속으로 그렸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로 진행됐고 시민 모니터링단은 눈 앞에서 생생하게 환경이 파괴되어가는 참혹한 모습을 매일 목도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원희룡 지사는 2018년 비자림로 논란이 전국을 뜨겁게 달구자 공사를 중지시키고 비자림로를 ‘아름다운 생태도로로 만들겠다’,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숲의 가치를 존중하는 대안을 만들어달라고 도시건설국장에게 주문했다’고 각종 언론을 통해서 밝힌 바 있다”며 “하지만 시민모니터링단은 4일간 순식간에 진행되는 공사 현장을 감시하면서 제주도정이 ‘생태도로, 환경 훼손 최소화, 숲의 가치 존중’을 위한 어떤 노력과 관리를 했는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도가 지난 18일 공개한 평면도는 2015년 시행한 기초설계 용역에서 보이지 않았던 식수대 3m를 포함으로써 도로유효폭을 기존 21m에서 24m로 확장했고, 게다가 2구간의 경우 폭 10m에 가까운 삼나무 숲에 보행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혔지만 기존의 삼나무 중 30%를 벌채, 비자나무, 산딸나무, 단풍나무 등으로 교체하겠다”는 것.

“하지만 기존의 삼나무 숲을 보존하고 잘 가꾸기 위한 간벌이 아니라 침엽수림과 어울리지 않는 활엽수 등을 삼나무 사이에 식재하겠다는 엉뚱한 발상을 내왔고 그로 인해 숲과 초지의 추가 훼손이 불가피해졌다”며 “게다가 입구만 있고 출구는 없는 보행로는 오로지 산책 용도로만 사용될 터인데 숲길이 아닌 시속 70km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한가운데를 걷고 싶은 이들이 누가 있겠는가? 억지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이 예산을 부풀리고 원형 그대로의 자연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토, 일 양일간 벌채된 구역을 측정하니 최대폭이 25m에 달했고, 18일 공개된 평면도에 따르면 2구간의 유효도로폭은 24m로, 9m에 달하는 기존도로에다 최대 여유분을 고려해도 과도한 벌채”라며 “ 원희룡 지사가 강조했던 수림 훼손 최소화라는 선언과 거꾸로 가는 모습”이라며 맹비난을 가했다.

“게다가 2015년 제주도가 발주한 ‘비자림로 확장에 대한 기본 및 실시설계에 대한 용역 보고서’는 기존 수목 중 삼나무는 폐목 처리하고 기존 수목은 이식 후 조경수로 활용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지난 토, 일요일 이틀 간 진행된 벌목 상황을 모니터링하면 40년 수령을 훌쩍 넘긴 팽나무 외에 예덕나무, 후박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삼나무 외 다양한 수종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어떤 수목도 이식하지 않았고 한꺼번에 벌목되었다. 이틀간 벌채된 나무들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504그루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2대천교 구간이 공사 재개 첫 구간으로 계획되면서 지난 토요일부터 수많은 중장비가 천미천을 가로질러 다녔고 더 큰 기계가 들어오기 위한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 공사 현장 반대편의 천미천의 바위들이 지나치게 파헤쳐졌다”며 “환경 훼손 최소화를 위해 공사 현장과 같은 방향에서 진입로를 만드는 등 공사 범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기는커녕 공사 편리에만 중점을 두어 파헤치지 않아도 될 구역까지 파헤쳐지고 있고 이에 대해 제주도정은 어떤 관리 감독도 진행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비자림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면서 설계속도를 현재 60km에서 70km로 상향했다”며 “상향했을 때 단축되는 속도는 30초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비자림로 확장 공사에는 240억의 예산, 수많은 환경파괴가 수반된다. 좁은 도로폭, 과속과 2차선 추월, 결빙, 수평이 아닌 도로 표면, 갓길 주차 등 주민들이 이야기하는 어려움을 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현재와 같은 4차선 확장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최소한의 도로 확장과 도로 관리 등을 통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다양한 대안이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제주도정은 4차선 확장이라는 목표를 확고히 정해놓고 다른 대안은 시작부터 모색하지 않았다. 제주도정은 지금이라도 예산 낭비와 환경파괴를 수반하는 비자림로 4차선 확장을 멈추고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도로 공사에서 2m가 넘는 펜스를 치는 경우가 드문 상황에서 유독 비자림로 공사 현장에서 도민들의 보행권 위협, 안전사고 우려에도 불구하고 펜스를 설치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전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비자림로 확장 공사 현장에서 환경 훼손 최소화를 약속한 원희룡 도지사의 약속이 지켜지는지 감시하려는 시민들의 모니터링 역할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은지 의심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의 비자림로 확장 계획상으로는 야생동물의 이동 통로가 전혀 없다”며 “비자림로 공사 관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현재 비자림로에는 노루, 제주족제비 등 7종의 포유가 서식하고 있다. 생태도로, 환경 훼손 최소화에 걸맞은 도로라면 야생동물의 이동권을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민 모니터링단은 오늘 아침 오전 7시10분경, 대천2교에서 송당방향 비자림로에서 로드킬 당한 어린 노루 한 마리를 발견했다”며 “현재 60km 최고속도이지만 차량들이 그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는 비자림로가 4차선으로 확장될 경우 더 많은 야생동물의 로드킬과 인명사고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4차선 규모의 확장 계획 전면 수정하고 생태 도로 확보 등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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