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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한무영
[시론]호미로 막는 물 관리한무영|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빗물연구센터 소장
한무영  |  myha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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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09.08.30  20: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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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교수



기후변화에 따라 국지성 집중호우, 가뭄, 산불, 상수원 오염, 지역 간 갈등 등 물 문제들이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서로 실타래처럼 꼬여 있어 오랜 시간 많은 예산을 들여 노력을 해왔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자연계 물순환의 이치를 살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현재의 물 관리는 하천변을 중심으로 이수 또는 치수의 목적으로 대규모 집중형으로 이루어져 와서 우리나라가 빠르게 산업화 및 경제발전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하여 왔다. 이러한 시스템은 비가 떨어진 지역(원인)을 관리하기보다는 한참을 흐른 다음에(결과) 관리하기 때문에 양과 질적인 면에서 종속적이고 피동적일 수밖에 없다.

비가 많이 올 때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비가 적게 올 때는 비용과 효율면에서 불리하다. 이러한 관리의 문제점은 올 봄 강원도 태백에서 나타났다. 이 지역에 1년간 충분히 내린 4억t의 빗물을 다 버리고 나서, 하류의 공급에만 의존하다가 사람과 생태계가 쓸 물이 부족했던 것이다.

머리 부분에서 관리하면 양과 질적으로 유리하다. 같은 양의 비가 오더라도 지붕에서 받으면 95%의 물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하류에서는 증발 때문에 절반밖에 못 받는다.

이러한 관리의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있다. 서울 광진구의 스타시티에는 3000t짜리 빗물저장시설을 만들어 5만㎡ 면적의 부지에 떨어지는 강우량 100㎜까지 받아두어 주변의 홍수를 방지하고, 조경용수로 사용하고, 비상용수를 비치하고 있다. 한강에서 쓸 물을 1년에 4만t을 절약할 수 있다.

몸통부분의 관리란 지역 전체에 떨어진 빗물을 버리는 대신 모으는 것이다. 지금의 하천과 제방 중심의 집중형의 선적(線的)인 관리의 안전도를 높이기 위하여 전체 유역에 떨어진 빗물을 분산해서 면적(面的)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빗물이 떨어진 그 자리에서 침투나 저류와 같은 우수유출저감시설을 만들면 수량과 수질의 조절이 쉬워져 하천의존 시의 위험 요소를 분산시킬 수 있다. 이러한 물 관리는 레인시티에서 실현될 수 있다. 도시 전체의 지붕면, 도로, 공원, 산지, 논 등에서 빗물을 관리하는 것이다.

우선 도시나 지역을 (재)개발할 때 빗물을 모을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반영하면 도시의 물 자급률을 높이고, 기후변화에 강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이미 21개의 시·군에서 빗물조례를 제정했고, 앞으로 그 숫자는 점점 더 많아질 예정이다. 레인시티는 물 문제를 풀어내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머리, 몸통, 꼬리 전체를 관리하면 현재 물 관리 시스템의 취약성을 보완하여 주민들의 고통과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늘이 공짜로 주신 선물을 최대한 받아서 사용하고 모자란 부분을 남에게 부탁하면 물에 의한 갈등도 줄일 수 있다.

 이 땅에서 오랜 경험에서 얻어진 지혜를 우리 선조들은 속담으로 남겨 주셨다. ‘호미(전체면에서의 분산형 관리)로 막을 것을 가래(끝부분에서의 집중형 관리)로 막지 마라.’

<한무영|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빗물연구센터 소장>

(이 시론은 필자가 2009년 8월 15일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필자의 허락으로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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