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눈이오름을 떨게 만드는 바람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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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눈이오름을 떨게 만드는 바람개비
  • 고현준 기자
  • 승인 2009.09.18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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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사라지는 아름다운 환경 1) 용눈이오름의 빼어난 경관 앗아간 풍력발전
'중산간 경관지역은 주변과 어울리는 개발 필요'




제주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연재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 개발정책으로 변해가는 제주환경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아름다운 제주환경을 지키는 노력은 개발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무계획적으로 이뤄지는 난개발이 주변 경관은 물론 전체 제주도의 분위기를 바꿔버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제주에서 사라지는 아름다운 환경을 보며 환경의 소중함을 함께 느낄 수 있기 바란다.(편집자주)

 



용눈이오름은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에게는 미지의 로망이다.
우선 이름부터가 심상치가 않다. 두모악의 김영갑 선생이 가장 사랑했던 오름이며 외지인들에게도 너무나 많이 알려진 중요한 오름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용눈이오름에 오를 때면 꼭 하늘을 날아오르는 용을 만날 것만 같다.
한라산이 조망되고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곳.
그곳에서 만나는 수많은 오름들은 또 어떤가.

     

 


언젠가 모두 올라야 할 도전으로 비치는 수많은 오름들의 군집도 볼수 있다.
눈 아래 펼쳐진 밭들의 천연채색은 그림으로도 표현 할 수가 없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조망권이 막혀 버렸다.

오름을 오르다 앞을 보면 숨이 꽉 막힐 것만 같은 거대한 바람개비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거대한 개발의 흔적이 지금 용눈이오름을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다.


현재는 10수개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지만 앞으로 이 지역에는 더 많은 바람개비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가히 용눈이오름에 대한 거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오름을 오를 때 느끼는 상쾌함이 이제 답답함으로 변해가고 있다.
풍력발전은 전세계적인 과제이다.
에너지 고갈에 대비한 세계인들의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적으로 몇%까지는 풍력발전이 이를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그런 노력이 용눈이오름에게는 한이 되고 있다.
그 거대한 추세를, 그 트랜드를 어떻게 말없이 존재하는 오름이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아마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혜택과 금전 중 어느 것을 선택할까를 묻는다면 자연을 선택할 것이다.
자연은 영원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은 자연을 파괴하는데 그칠 뿐이다.


용눈이오름은 우리에게 묻는다.
자연을 가질래 돈을 가질래.
제주도의 개발은 전체적인 계획의 틀 안에서 한가지씩 이뤄져야 한다.


용눈이오름의 바람개비는 우리에게 환경에 대한 선택의 폭을 가름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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