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참 많이 내리는군요.
상태바
눈이 참 많이 내리는군요.
  • 한라생태숲
  • 승인 2012.02.08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치식물원을 향해 걸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웬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는지 눈앞을 하얗게 가립니다.

멈춰 서서 뒤돌아보았더니 내리는 눈이 발자국을 지워버릴 지경입니다.

 

 

 햇살이 짧게 고개를 내밀더니만 이내 구름에 가리고 눈보라가 휘몰아칩니다.

 

 

 앞도 뒤도 하얗기만 한데 수북이 쌓인 눈 더미조차 걷는 사람의 다리를 묶어놓는 것만 같습니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립니다.

양치식물원이 코앞이었지만 더 이상은 가기 싫어졌습니다.

 

 

 우습게도 막 돌아서려는데 억새에 달라붙어 있는 무엇인가가 눈에 뜨입니다.

기억에 저곳은 고랑이 깊었던 곳이었는데 억새는 반 이상이나 눈에 잠겨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조그만 것이 오늘 같은 날은 유별나게 다가옵니다.

 

 


조심조심 다가가 봅니다.

하지만 억새 앞에서 갑자기 다리 한쪽이 눈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갑니다.

미리 예상을 했었지만 고랑에 빠진 저는 잠시 눈 속에서 허우적댔습니다.

 

 

 왕사마귀의 알집이군요.

마른 억새의 색깔인 알집은 마치 억새의 마디인 듯 붙어있습니다.

이번 겨울엔 유난히 사마귀의 알집이 자주 보이는군요.

 고랑에서 빠져나와 옷에 묻은 눈을 탈탈 털고 돌아오는데 눈이 잠시 그치고 햇살이 비칩니다.

숲에선 온몸으로 눈보라를 견디고 서있던 앙상한 나무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나무들도 이제 눈이 그만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겠지요?
 

 

(지료제공=한라생태숲)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