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화구안에 논..화순리 논오름갱도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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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화구안에 논..화순리 논오름갱도진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9.04.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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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중에서도 최고 강한 부대’가 주둔했다

화순리 논오름갱도진지

 

화순리 논오름갱도진지(일본군 제111사단 245연대주둔지)
위치 ; 안덕면 화순리 12번지 논오름
시대 ; 일본강점기
유형 ; 방어유적(갱도진지)

 

 



태평양전쟁 당시 제주주둔 일본군 제111사단 1만2천명의 병력은 3개 연대로 편제돼 주둔했다. 이 가운데 243연대는 가마오름, 244연대는 새신오름·굽은오름 일대에 주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245연대는 어디 주둔했을까?


1945년 7월 31일 일본군 ‘기밀작전일지’에는 군산 북측에 1개연대를 주둔시킨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군산 북측이라면 논오름이 유력하다.

논오름은 단산∼산방산∼월라봉∼군산 주저항진지 라인이 바로 후방에 위치해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논오름(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소재, 표고186m·비고 56m)에 대규모 갱도진지가 구축돼 있다.


논오름(論岳, 畓岳)은 예전에 화구 안에 논이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안덕면 감산리 신남동 북서쪽 약 1.5Km 지점에 있는데 서광동리에서 화순 방향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1Km쯤 가면 도로 좌측에 벽돌공장(정한산업)과 폐유재생공장이 있고 그 옆의 농로로 들어가면 오름에 오를 수 있다.

화구 안에는 감귤원이 조성되어 있고, 오름의 동북사면을 제외한 전사면은 계단식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다.(윗사진 참조) 서쪽사면 기슭에서 정상까지 일부 지역은 풀밭을 이루면서 동북사면은 잡목과 가시덤불이 우거지고 오름 주변은 곶자왈지대로 이어진다.(제주의 오름 439쪽)

논오름에는 갱도진지 12곳이 있다. 갱도의 총 길이는 6백여m에 이른다. 논오름은 남동쪽으로 골짜기처럼 트인 말굽형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 분화구는 층을 이루면서 현재 경작지로 활용되고 있다.

이 곳의 갱도는 분화구내 위쪽에 4개가 구축돼 있다. 나머지 8개는 그 아래쪽과 정상부 능선 바깥쪽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논오름의 갱도 가운데 단연 압권은 1백60여m, 1백여m 되는 갱도다. 이들 갱도는 주통로를 중심으로 크고작은 공간들이 들어서 있다.

상당수의 병력이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잘 만들어져 마치 내무반을 연상시킨다. 논오름의 갱도는 폭이 1.5m 정도에서 가장 넓은 갱도는 3.5m 정도까지, 높이는 대략 1.5m∼2.5m 정도 된다.


논오름에서는 분화구 내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연결되도록 만든 갱도진지도 확인됐다. 능선을 사이에 두고 정남·정북방향으로 갱도가 뚫려 있어 관통된 것으로 보이는 갱도도 있다. 그러나 중간부분이 함몰돼 있어 확인은 되지 않았다.

갱도내부에 물이 들어차 조사가 진전되지 못한 갱도 등 이곳은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해 추후 정밀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지역중 하나이다.


논오름은 마치 분화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갱도진지를 연상시킨다. 제주도내의 여러 갱도 중 집중도와 완성도, 규모면에서 매우 주목되는 곳 가운데 하나다.

논오름이 단순한 일본군주둔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논오름 정상부 능선에 올라서 보면 그 앞은 안덕곶자왈의 수림이 망망대해처럼 펼쳐져 있다.

곶자왈 주위는 군산과 월라봉 산방산 단산이 빙 둘러서 있다. 곶자왈 사이에는 서광서리와 화순을 연결하는 도로가 희미하게 보인다.

화순항 등 제주서남부에서 바로 진입이 가능한 위치에 논오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전략적 입지가 바로 연대본부 주둔지로서 손색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강문팔 옹(1932년 생·서귀포시 화순리)의 증언에 따르면 이 곳에는 ‘일본군 중에서도 최고 강한 부대’가 주둔했다고 한다.

강 옹은 “그 부대는 만주 관동군에서 전입한 부대로 ‘영삼(0三)’부대로 불렸으며, 대장은 ‘대좌’(대령) 계급이었다”고 했다.(한라일보 2006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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