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멍석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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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멍석딸기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19.05.13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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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야생화회 회장

멍석딸기

 

어렸을 때 학교시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은 들판으로 뛰어나갔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이 들판이기에 들판이라고 해서 멀리 갈 필요는 없었다.

들판에는 보리가 누렇게 익어 간다.

 

보리밭 울타리는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밭담으로 둘러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 농사는 으레 가을에는 보리를 갈았고 보리를 추수한 밭에는 여름농사로 조나 콩을 심었다.

2모작을 했는데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는 작물은 언제나 곡식위주로 일정했다.

 

어쩌다 감자나 고구마를 심기도 하고 간혹 수박이나 참외, 토마토 등을 심는 밭도 있었다.

이런 작물들을 심는 사람들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집으로 동네에서 한 두집 정도였다.

항상 먹을 것이 부족해서 굶기가 일상인 아이들은 이런 집(부잣집) 아이들을 부러워했다.

 

제주속담에 “식개집아이가 몹씬다.” 라는 말이 있다.

식개집은 제사가 있는 집을 말하는데 “제사집 아이가 까다롭고 어렵다.”는 말이다.

“야, 내일 우리 집 식개(제사)여. 지름떡, 침떡, 괴기들도 많이 맹글럼져.”

식개집(제사집) 아이가 동네 아이들에게 자랑을 하면 동네 아이들은 식개집 아이에게 잘 보여서 떡이라도 하나 얻어먹기 위해 식개집 아이한테 잘 보이려고 한다.

 

식개집 아이는 그 지위가 격상되고 “목에 힘이 들어가서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먹는게 얼마나 어려웠으면 “보리고개”라는 말도 있다.

당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험하고 넘기 힘든 고개가 “보리고개”라고 했다.

먹을 것이 귀한 시절에 아이들에게 군걸질거리는 집에 있지 않고 들이나 오름, 냇가, 바닷가 등에 있었다.

 

여름철에서 가을철까지는 산 열매들이 익는 시기여서 아이들이 군걸질거리가 풍성해지는 시기이다.

들판에 각종 열매들과 딸기들이 익어서 아이들의 간식거리가 풍성해진다.

아이들은 찌그러진 양재기 등을 들고 익어 가는 딸기를 따서 양재기에도 담고 주린 배도 허겁지겁 채운다.

 

당시는 아침밥이나 저녁밥을 굶는 일이 허다했으므로 아이들은 허기진 배를 딸기로 가득 채운다.

딸기로 배를 채우다 보니 얼굴 전체까지 딸기 물로 붉게 물든다.

그래도 좋다고 해맑게 웃던 옛 친구들이 오늘따라 그리워진다.

 

아이들은 딸기를 양재기에 하나 가득 따서 집에 가져와 밭일에 지친 가족들의 간식거리를 할 수 있게 했다.

이 때 아이들은 “딸기를 따먹으러 간다.”는 말을 제주어로 “탈타 먹으러 간다.”라고 헸다.

여기서 말하는 “탈”은 제주어로 “보리탈”을 말한다.

당시에는 들판에서 따먹는 딸기를 모두 “보리탈”이라고 했다.

 

“보리탈” 종류가 하나인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너무나 종류가 많다.

어렸을 때 먹었던 딸기들은 산딸기속에 속하는 딸기들인데 산딸기속의 딸기들은 가시딸기, 거문딸기, 검은딸기, 거지딸기, 겨울딸기, 곰딸기, 나무딸기, 멍덕딸기, 멍석딸기, 복분자딸기, 산딸기, 섬나무딸기, 섬딸기, 수리딸기, 청수리딸기, 장딸기, 제주장딸기, 줄딸기, 사슨딸기, 청멍석딸기 등이 있다.

그중 제주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딸기가 “멍석딸기”다.

 

멍석딸기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 딸기로 제주에서는 큰길가, 오름기슭, 냇가, 밭담, 바닷가, 마을입구 올레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딸기다.

 

멍석딸기.

멍석딸기는 장미과 산딸기속의 낙엽활엽만경목이다.

멍석을 깔아 놓은 것처럼 땅에 바짝 붙어서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모매, 초양매, 모매현구자, 멍딸기, 먼둥딸나무, 멍두딸, 수리딸나무라고도 부른다.

내한성과 내건성이 강하고 해변에서도 잘 자라는데 음지에서는 생육상태가 불량하다.

꽃은 5월에 붉은색꽃이 위쪽을 향해서 핀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고 작은 잎은 3개이지만 5개인 것도 있으며 잎 표면에는 잔털이 있고 뒷면에는 흰 털이 많이 나있으며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잎 뒷면에 털이 없는 것은 청멍석딸기라고 하고 줄기에 가시가 많은 것을 사슨딸기라고 하는데 제주의 들판에는 사슨딸기가 많다.

 

줄기는 길이가 1~2m 정도인데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고 줄기와 가지에 털과 짧은 가시가 있다.

열매는 6~7월 붉게 익으며 맛이 달아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한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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