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총체적 부실"
상태바
"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총체적 부실"
  • 김태홍
  • 승인 2019.05.22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자림로 모임 "자연 생태환경 철저하게 재조사하라"촉구

"제주도는 비자림로 공사 구간의 동물, 식물 등 자연 생태환경을 정확하고 철저하게 재조사하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22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말하고 "제주도는 축소 왜곡된 비자림로 주변 식생 조사를 다시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3월19일 비자림로에 오두막을 설치한 후 무려 64일간 공사 과정에 대해 모니터링 해왔다"며 "모니터링 과정에 3월27일 오전 7시 경 비자림로에서 로드킬 당한 노루를 발견했고 5월11일 벌목 과정에서 둥지에서 추락한 큰오색딱따구리 어린 새를 발견하여 야생구조센터에 연락을 취해 구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봄이 되면서 동물들의 본격적인 번식기가 시작됐고 비자림로 공사도 같이 시작됐다"며 "공사 전 도룡뇽 알이 여러 개 발견됐던 천미천은 공사가 시작되면서 곧 흙과 돌로 뒤덮여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시작하기 전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지만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비자림로 공사 구간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 평가가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게다가 제주도는 ‘시민모임’에게 생태이동통로 개설을 약속했지만 생태이동통로 개설을 위한 사전조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혀 제대로 된 생태이동통로 개설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한 멸종 위기 야생 식물 및 ‘제주특별자치도 보존자원 관리에 관한 조례’의 보존 자원 지정대상 식물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단정했다"며 "하지만 비자림로 시민모니터링단과 제주도가 전문가를 초빙, 5월7일, 8일 양일간 진행한 이식 대상 나무 조사 과정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보존자원 관리에 관한 조례’의 보존 자원 지정대상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 13종 중 하나인 붓순나무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또한 "5월 7일, 8일 이틀 동안 조사한 이식 대상 수목 조사에서 총 134그루의 팽나무가 이식 대상으로 결정됐다"며 "하지만 환경영향평가는 평균4.17m 높이의 팽나무 6주가 폐목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134그루 존재하는 팽나무를 6그루로 축소하는 기술이 진정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벌목되어 폐기될 임목이 2420그루라고 보고했다"며 "하지만 모니터링단이 작년 8월 벌목된 915그루를 포함, 조사한 벌목 나무의 숫자는 3000 그루를 넘어선다. 아직 50%~60% 정도 벌목이 진행된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총 벌목될 나무는 5000그루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위의 내용만 보더라도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다. 제주도는 축소 왜곡된 비자림로 주변 식생 조사를 다시 시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비자림로 구간에서 관찰된 조류를 14과 16종이라고 나열했다. 하지만 그 종에는 5월11일 발견된 둥지에서 추락한 큰오색딱따구리가 나와 있지 않으며 시민모니터링단이 확인한 흰눈썹황금새 등도 조사에서 누락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류 전문가들의 의견은 멸종위기 2급에 해당하는 긴꼬리딱새, 팔색조 등이 제2대천교 천미천 주변에 서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는 역시 비자림로에 희귀멸종조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나왔다. 제대로 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비자림로의 희귀 멸종위기 동식물에 대해 명확히 재조사하고 보존 대책을 수립해야 하며 야생 동물의 번식이 한창 이뤄지는 6월까지는 공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현재 비자림로 공사에서 나오는 기계톱 소리, 포크레인 소리는 반경 100미터 이상까지 진동이 전달되며 이는 야생동물의 번식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는 ‘시민모임’에게 생태이동통로 개설을 약속한 바 있다"며 "하지만 실무적인 논의 단계에서 시민모임은 제대로 된 생태이동통로 개설을 위해 사전조사를 시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도는 사전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제주도가 제대로 된 생태이동통로를 개설할 의지가 있는지, 혹은 어떤 동물도 이용하지 않는 형식적인 생태이동통로를 개설할 생각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자림로의 2구간과 3구간 사이에는 150년 수령의 팽나무가 서있다"며 "제주도는 이식하겠다고 밝혔지만 2017년 중앙차로 개설로 이식된 제주여고 앞70년 수량의 구실잣밤나무의 현 상태를 조사해보니 반 정도가 이미 고사한 상태였다. 부산은 2010년 2억 5000만원을 투자, 300년 수령의 팽나무를 이식한 바 있다. 그만큼 노거목의 이식 작업이 어렵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원희룡 지사는 비자림로를 생태도로로 만들겠다고 단언한 바 있다"며 "150년 수령의 팽나무가 제 자리에서 나머지 생을 보낼 수 있게 도로 설계 변경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