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편지)"제주 제2공항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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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편지)"제주 제2공항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물어야 합니다.”
  • 고현준
  • 승인 2019.06.0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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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편지)'우리도 제주도'(우주모임) 청소년 환경 모임 결성을 환영하며
사진='우리도제주도' 인스타그램 : wespace56 제공

 

 

“우리가 살아 갈 제주의 미래를 어른들의 손에만 맡기지 않겠습니다. 제주 제2공항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오래도록 살아갈 제주를 지키고 싶은 청소년’이라는 '우리도 제주도' 청소년 모임 결성 기자회견문 제목입니다.

강유나, 이건웅, 강미선, 김노을, 김주희, 김태인, 권용우, 박준희, 김소희, 이도경, 김준철, 한준, 김예지, 정희수, 김지한, 고명현, 박해온, 고주현 등 18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현충일인 6일 제주도청 앞에서 출범기자회견을 갖고 이 날을 ‘제주환경을 지키는 날’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제주의 미래가 제주의 현재를 걱정하며 나섰다는 점에서 이들 학생들의 목소리의 파장은 작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지금 제주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신경 쓰지 않으면 제주도를 신경 쓸 이들이 없다는 생각에, 우리가 앞으로 제주에서 살아갈 사람들이란 생각에 6월 6일 제주를 지키는 마음으로 뭉쳐서 목소리를 낸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들 학생들의 어른들을 향한 무서운 질책은 또 이어집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 제주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제주에만 있는 오름을 망가뜨리는 걸, 관광객이 난장판 치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제2공항이 제주에 절대 득이 되지 않고,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것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시선은 다시, 제주개발을 외치는 제주도의 위정자들에게 소리치고 있습니다.

“제2공항이 들어오면 제주 공동체가 깨진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미 사람들이 많이 들어 와 여러 문제들이 생겼는데 사람을 더 들이겠다는 것은, 제주도를 콩나물시루처럼 만들겠다는 말인 걸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이들 학생들은 “비자림로 확장 공사가 제주의 작은 허파를 절개해 아스팔트로 채우는 끔찍한 사업인 걸 알고 있고 제주 곳곳이 개발되면 우리가 기억하는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도, 우리가 돈을 벌어서 집을 살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주의 환경이 미래에 우리의 자원이 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는 학생들은 “우리는 어른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 미래에 살 사람들이 어떤 피해를 받을지 고민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며 “교육청이나 선생님들이 이 모든 것들을 우리 학생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도 알고 있고, 또한 우리는 어른들의 잘못된 결정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치우는 게 결국 우리의 몫인 걸 알고 있다”고 전합니다.

사진='우리도제주도' 인스타그램 : wespace56 제공

 

제주 환경을 지키는 청소년 모임 '우리도제주도(우주모임)' 결성을 선포한 이들 학생들은 ‘우리도제주도’는 오늘부터 제2공항과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거부하고, 제주 전역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숨죽이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모아 아래와 같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이들 ‘우리도제주도(우주모임)’ 학생들은 원희룡 도지사에게 제2공항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 면담을 신청하고 만약 면담이 거부되거나 오는 14일까지 성사되지 않을 시, 등교거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각자 소속된 학교 안에서 피케팅을 할 것이라며 선생님들이 공부나 하라고 말씀하시니, 우리가 직접 제주의 현실을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청소년 토크콘서트를 열고 오는 10일부터는 환경 파괴 반대 청소년 서명운동으로 목소리를 모아 나가겠다”고도 했습니다.

제주 학생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발발한 청소년 환경운동 및 환경 문제 개선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세계적인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등교 거부’ 운동에 나선 16살 소녀인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툰베리는 지난해 9월부터 기후변화 심각성을 외면하는 어른들에게 항의하는 의미에서 금요일마다 등교 거부를 했다고 합니다.

툰베리가 시작한 ‘환경을 위한 학교파업’은 전 세계로 퍼졌으며 SNS부터 UN 총회, 다보스 포럼 연설까지 뛰어난 언변으로 금요일 등교 거부 참여를 독려해왔다고 합니다.

그 결과 유럽의회 선거가 치러지던 지난 24일 125개국 1600여개 도시에서 학교 동맹파업이 진행됐으며 선거에선 기후 위기를 의제화한 녹색당이 10석 이상을 늘렸고 그 중심엔 툰베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노르웨이 의원들은 그를 올해 최연소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놀랍게도 툰베리는 자폐증과 비슷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데 도움을 준다”며 한국 10대들에게 조언하기를 “이 운동은 이미 강력해졌기 때문에 참여할 방법은 여러 가지”라며 “학교 파업을 하지 않아도 되며 당신의 목소리를 알릴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Fridays for future movement(미래운동의 금요일)에서 영감을 받아 지난 5월 24일, 119국 이상의 나라에서 화석 연료 중단을 요구하는 운동이 벌어졌으며 전세계적으로 무려 1,500개의 행동과 이벤트 등 150만명이 참여했다고 하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음 전세계적인 환경운동은 오는 9월 20일날 행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뉴욕에서 열릴 유엔 환경 정상회담 이틀 전인 이 날은 유엔 사무총장이 이를 주최하고 많은 주지사들이 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제주 학생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이유입니다.

그래서 미래의 제주인 이들 학생들의 목소리를 현재의 제주의 어른들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발행인은 편지를 통해 이들 ‘우주(우리도제주도)’ 학생들을 성원하고 응원하며 환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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