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악취제로 지역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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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악취제로 지역이 될 때까지.."
  • 고현준
  • 승인 2019.06.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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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주년기획 제주도민 100인 인터뷰 1)안관홍 금악리마을지킴이 회장

 

제주도가 환경3관왕이니 세계자연유산이니 하며 제주환경을 홍보하면서도 정작 하는 일들은 환경을 지키는 일보다 개발에 더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제주도의 선조들이 잘 가꾸며 지켜온 제주환경이라는 공동체가 이제 거의 파괴수준이 이를 정도다.

선주민이니 이주민이니 하는 소리도 제주도라는 선량한 자연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언어다.

이제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제주환경은 심각하다 못해 미래를 보장하지 못할 정도로 파괴돼 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창간10주년 기획으로 제주도민 100명을 만나 10년전의 제주도와 현재의 제주도가 어떻게 변했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은 과연 무엇인지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 첫 번째 제주도민이 금악에서 블루베리와 감귤을 생산하고 있는 농민이자 지역 환경운동가로 활동중인 금악마을 지킴이 안관홍 회장(48세)이다.

본지는 앞으로도 제주에 살고 있는 환경을 걱정하는 도민들을 만나 다양한 소리를 듣고 이를 보도할 계획이다.

제주환경에 대해 할 말이 있는 도민들의 인터뷰 요청도 환영한다.(편집자주)

 

안관홍 금악리 마을지킴이 회장

 

“10년전 금악마을은 서귀포 사람들이나 관광객들이 한림에서 놀다가 돌아갈 때는 이 길을 따라 가던 일종의 관광도로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지금은 양돈악취로 주민들의 삶이 피폐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됐습니다.”

양돈분뇨 숨골 무단투기 사건 이후 작년 12월 마을 지킴이로 주민 6-7명이 참여한 가운데 결성된 금악리 마을지킴이(회장 안관홍).

금악리 마을지킴이 회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고 있는 안관홍 회장은 “금악리 마을지킴이들은 악취는 물론 지하수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며 금악리 지역 환경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회장은 “창립 초기 좁게는 마을을 지키려고 설립은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넓게 제주도 전체의 마을마다 마을지킴이를 만들 생각이었다”며 “마을마다 청년들이 주축이 돼서 활동하다가 나중에 모두 합치자고 해서 만들어진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무원들에 대한 감시도 게을리하지 않아 이들 담당공무원들의 태도나 직무수행 근거 등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는 안 회장.. “우리에게 답을 했던 공무원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공무원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자료를 다 모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현재 마을지킴이 결성된 지역은 몇 군데 밖에 없고 아직 활성화한 곳은 많지 않은 실정이지만 앞으로 환경문제가 발생하면 할수록 이같은 마을지킴이들의 결성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마을 자체에서 조직을 만들어 움직이는 곳이 적기 때문이다.

악취관리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안 회장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이 이 지역 출신이기도 해서 이에 대한 문제도 수시로 의논하고 있다“고 말한 안 회장은 ”박 위원장님은 양돈업체와 상생하는 차원에서 잘 협의해서 청년일자리를 만들자는 제안도 했었지만 우리는 악취제로 지역 실현 등 함께 잘 살자는 뜻을 갖고 있으며 그게 상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현재 도내 관련 회원은 40여명 정도이지만 회원 중에는 양돈농가 자녀분들도 있다“고 말하고 마을과는 별개로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장이 바뀌면 정책이 자꾸 바뀌니 우리 주민들은 이장과 상관없이 끝까지 가자고 해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을회나 마을청년회가 아닌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모여 결성한 이 금악리 마을지킴이들은 그동안 악취관리지역 지정 등을 큰 성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이 일을 한 공무원은 좌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당직원을 다른 부서로 보내버린 것은 우리가 느끼기에 그렇게 좌천시킨 것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적어도 환경관련 부서 직원은 5년 이상 한자리에서 일하면서 환경이 잘 지켜지도록 해야하는데 1년이면 직원들이 모두 바뀌어버리니 환경문제가 늘 상존할 수 밖에 없는 문제“라는 것.

”이 지역을 허브마을로 만들겠다는 분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는 금악리 마을지킴이들.

제주도를 악취제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10년전에도 냄새는 났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한 안 회장은 ”지난 10년간 양돈업체는  줄었지만 사육두수는 곱빼기로 늘어났다“며 ”이는 양돈업이 기업화하면서 대형화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돼지 한 마리가 싸는 분뇨가 하루에 5킬로그램씩 나오는데 악취를 어떻게 잡겠느냐“는 걱정이다.

”지금도 돼지 실은 차가 마을 안길로 다니며 냄새를 풍기고 있어 차를 밀폐형으로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안회장...그러나 ”그런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줘야 업자들이 그래도 노력은 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 텐데 불법분뇨처리를 한 업자가 매달 자치경찰단에 걸리는 것을 보면 이는 자구노력을 전혀 안하고 있는 반증“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악취 저감장치 조차 실효성이 없다“며 ”이 모두가 행정이나 양돈업자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양돈업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치방지법 등에 강력한 제재방법을 추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담당공무원이 업장에 함부로 못 들어간다면 어떻게 관리하느냐“며 ”양돈장을 관리하는 공무원이 양돈장에  불시에 들어가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 회장은 ”선진국의 양돈농가는 냄새 안 나는 곳은 돼지도 깨끗하다“며 ”악취가 나는 제주도의 돼지는 다 똥 묻은 돼지들이라 제주 돼지고기만 보면 악취생각이 나서 도무지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금악리마을지킴이들은 회원들의 밴드를 통해 동영상 등을 촬영하여 양돈업자의 불법실태를 수시로 고발, 공유하며 지역환경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안 회장은 ”우리 모임의 최종목표는 금악리를 악취제로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 5년간 양돈농가와 함께 악취를 없애는 노력을 함께 해 나가는 것이 꿈이자 희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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