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매화노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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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매화노루발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19.06.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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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매화노루발

 

이름에 대한 일화다.

청나라 8대 황제인 동치제(同治帝 : 同治帝, 1856년 4월 27일 ~ 1875년 1월 12일) 때 일이다.(※ 참고 : 동치제(同治帝)는 어머니 서태후(西太后)의 섭정으로 실제 정치에 크게 관여하지 못했지만 재위기간 동안 매우 혼란스러웠던 정국에 잠시 안정을 찾아오게 했는데 이를 동치중흥(同治中興)이라 부른다.)

이 시기에 왕국균(王國鈞)이라는 사람이 과거시험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는데 시험 결과를 보고받은 서태후(西太后)가 그의 성(姓인) 왕(王)을 망(亡)으로 왕국균(王國鈞)을 망국군(亡國君)으로 잘못 듣고 이 사람은 필시 나라를 망하게 할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그에게 나쁜 성적을 주도록 명했다고 한다.

그는 최고직인 한림원에도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이름 때문에 지현(知顯)이라는 최말단 관직에 임명되었다고 한다.

 

이름 때문에 있었던 일화 한토막이다.

이름을 한자로는 명(名)이라고 한다.

이를 풀이 해보면 명(名)이라는 글자는 저녁 석(夕)과 입 구(口) 자로 되어 있다.

이는 ‘저녁에는 어두워서 사람이 보이지 않으므로 사람마다 다른 이름을 지어서 구별하여 부르던 것’이란 뜻에서 ‘이름’이라는 뜻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녀들의 이름은 그 사람의 운명과 직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름을 지을 때 작명소를 찾아가고 가족끼리 의논도 하면서 이름을 짓고 있다.

사람들의 이름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짓고 있는데 식물들의 이름도 그렇게 짓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 존재를 하는 생물, 무생물, 우주 전체에도 나름대로의 이름이 있다.(사람들이 지어준 이름이지만...)

사람들이 지어 준 이름 중에는 입에 담기가 민망한 이름들도 있다.(특히 식물이름들 중에 많으므로 이러한 이름들은 학자들이 순화해서 고쳐야 할 이름들이다.)

 

학자들이 식물의 이름을 지을 때 아무렇게나 짓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름을 지을 때 꽃과 잎, 줄기, 뿌리, 생육환경이나 주변 환경, 비슷한 이름을 가진 동식물 등을 참고로 해서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지은 이름들일 것이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 하찮은 잡초(검질)에 불과한 들풀을 접할 때마다 들풀의 이름을 음미하면서 불러 본다.

들풀들은 꽁꽁 얼어붙은 어두운 땅속에서 긴긴 겨울을 인내한 후 크고 작은 모양과 다양한 색깔로 꽃을 피우고 싹을 틔어서 온 산하를 곱게 물들인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날에도 들풀들의 이름을 떠올리기만 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들풀들이 자라는 오름과 들판, 숲속, 길모퉁이가 눈앞에 선하게 아른거린다.

제주의 한라산과 들판은 노루들이 활보하는 낙원이다.

제주에는 맹수가 없어서 노루가 제주의 들판의 주인인 셈이다.

노루는 모습만 봐도 순해 보여서 정감이 가는 동물이다.

식물이름에 노루가 들어 간 이름들이 몇 개 있다.

노루귀, 노루발, 노루삼, 노루오줌, 새끼노루귀, 매화노루발, 청노루귀 등이다.

이런 식물들이 자라는 장소는 노루와 마주칠 수 있는 깊지 않은 산중이다.

실제로 이런 이름의 식물들은 숲 가장자리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래서 식물이름에 노루를 붙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매화노루발.

매화노루발은 노루발과 매화노루발속의 상록 여러해살이 풀이다.

꽃모양이 매화를 닮아 곱고 잎맥은 노루발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풀차라고도 한다.

매화노루발은 소나무나 상록수림 아래에서 잘 자라는데 다른 식물들은 소나무나 상록식물들에서 나오는 성분과 해가림으로 생육에 방해가 되는데 매화노루발은 이런 곳에 적응해 살므로 다른 식물과의 경쟁을 피하면서 자란다.

실제로 매화노루발은 상록식물과 공생하는 곰팡이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 일종의 부생식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매화노루발은 전국의 산야에서 자라는 식물로 우리나라, 일본, 타이완, 중국, 사할린 섬 등지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꽃은 흰색으로 꽃자루 끝에 1~2개 정도가 아래를 향해 핀다.

잎은 어긋나게 돋는데 두껍고 잎 끝은 뾰족하며 잎 밑 부분은 둥글고 잎 가장자리에는 날카로운 톱니가 조금 나 있으나 털은 없다.

줄기는 곧게 자라다가 가지가 갈라지고 키는 10cm 정도 자란다.

열매는 둥근모양의 삭과(익으면 껍질이 벌어져서 씨가 튀어나오는 열매)로 암술머리에 붙어 있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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