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노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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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노루발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19.06.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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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노루발

 

제주의 겨울은 육지부의 겨울과 달라서 한겨울에도 상록의 풀과 나무들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다.

육지부에서는 한겨울에 산과 들에서 상록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중순경 경기도 이천의 설봉산을 오르고는 실감을 했다.

 

푸른 잎을 가진 식물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낙엽들만 산을 이불처럼 뒤덮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산불이라도 나면 낙엽들이 불 소시개가 되어 온산을 잿더미로 만들 것 같은 예감을 들게 한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이 지난 4월 강원도에서 큰 산불이 나서 산과 들뿐만 아니라 인가를 태우고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가는 참사를 일으켰다.

 

겨울철 상록이 무성한 숲이나 활엽수로 잎이 다 떨어져 낙엽이 쌓인 산과 들, 골짜기에서서 낙엽을 들쳐보면 초록 잎들이 웅크린 모습들을 간간히 볼 수 있다.

그 중에 노루발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도 있다.

노루발은 녹제초(鹿蹄草)라고도 불리는 풀로 산속의 숲 그늘에서 자라는 음지 식물이다.

 

생명력이 강해 눈 위에서도 푸르게 잘 자라 한겨울 식량이 떨어진 노루들이 먹이가 되기도 하는 식물인데 공해에는 매우 약한 식물이다.

노루발이라는 식물을 보면 살짝 젖혀진 달걀모양의 잎이 노루발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노루발을 보면 한겨울에도 힘차게 오름과 들판, 한라산을 누비는 노루들을 연상하게 한다.

옛날 병의원이 없었던 시절에는 민간에서 겨울을 나는 푸른 풀을 캐서 이뇨제나 각기병 치료제로 썼다는 기록들이 있는데 실제로도 줄기와 잎, 생즙은 독충에 쏘였을 때 효과가 좋다고 한다.

 

냉장시설이 없었던 옛날에는 노루발이 방부제 역할을 하여 상하기 쉬운 식품이나 음식에 양념처럼 다져 넣어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노루발은 숲이 짙어지는 초여름이 되면 짙은 숲 그늘에서 긴 꽃대를 올리고 여러 송이의 꽃들이 조롱조롱 달린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연약한 꽃대에 꽃송이를 달고 피어 있는 모습이 가냘프면서도 매혹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소녀의 맑은 눈동자를 연상케 한다고 하여 이 꽃의 꽃말이 ‘소녀의 기도’라고 한다.

노루발은 우리나라 어디서나 자라는데 활엽수림뿐만 아니라 척박한 소나무 숲에서도 잘 자란다.

노루발은 뿌리를 땅속으로 깊이 뻗지 않고 땅속줄기를 옆으로 뻗으면서 번식하기 때문에 마치 여러 포기가 함께 모여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노루발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이유는 다양한 토양곰팡이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공생하는) 부생식물이기 때문이다.

토양곰팡이들은 공기와 접할 수 있는 지표면 가까이에 분포하므로 노루발도 땅속 깊숙이 뿌리를 내리지 않는다.

노루발은 입자가 미세한 토양에는 살지 못하는데 이러한 토양에는 산소가 부족하고 곰팡이들도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루발.

노루발은 노루발과 노루발속의 상록 여러해살이 풀이다.

노루가 다닐만한 숲에서 자라고 잎이 노루의 발자국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노루발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산이나 숲 어디에서나 자라는 식물이다.

꽃은 6월 초에 잎들 사이에서 꽃자루가 10cm 정도 길게 나와 흰색으로 피는데 암술이 꽃잎 밖으로 길게 나와 끝이 뭉툭하면서 위로 젖혀져 있는 것이 특징이고 꽃은 아래를 향해서 핀다.

잎은 뿌리에서 긴 잎자루 끝에 둥글게 뭉쳐난다.

 

줄기는 뿌리줄기로 옆으로 뻗으면서 자란다.

열매는 삭과(익으면 껍질이 벌어져서 씨가 튀어나오는 열매)로 다 익으면 5갈래로 갈라진다.

한방에서는 여름과 가을에 잎을 따서 즙을 내어 뱀, 벌레, 개에게 물렸을 때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하며 꽃이 필 때 식물 전체를 캐서 말린 녹제초(鹿蹄草)로 피임약을 만들거나 각기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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