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섬 돼 가는, 제주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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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섬 돼 가는, 제주도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 고현준
  • 승인 2019.07.2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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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개발 주도 정책은 ‘제주도는 망해도 나만 살겠다’는 이기주의"

 

본지는 3년 전 이호해수욕장 주변 산책로에 쌓아두고 있는 해양쓰레기더미를 보고 “제주, 쓰레기섬 되는 날 멀지 않았다..”(2016년 9월25일자)는 내용의 쓰레기 처리에 대한 무책임한 행정의 맹목적 실상을 보도한 적이 있다.

이 당시는 중앙언론인 MBC가 PD수첩을 통해 바다로 무단방류되고 있는 도두하수처리장의 심각한 똥물 방류문제가 대대적으로 보도된 후였다.

이후 얼마전 제주도의 쓰레기 문제는 필리핀에 불법수출된 쓰레기 문제로 다시 중앙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면서 제주환경 문제의 심각성은 중앙언론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이를 지적하는 유행성 행사가 되고 있다.

이틀 전(23일)에는 JTBC가 제주도 쓰레기 문제를 집중 거론, 제주도가 이미 쓰레기섬으로 전락해 가고 있는 슬픈 모습을 보도했다.

제주도가 천혜의 섬이 아님을 이제 만천하가 다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미 제주도는 청정의 섬이 아님을, 결코 대한민국의 지상낙원이 아님을 온 국민이 걱정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상한 점은 원희룡 제주도정이 이를 해결해 나가는 태도와 방식이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23일 제주도청 본관 2층 삼다홀에서 주간정책 조정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열린 주간정책 조정회의는 이날 방송된 탓이기도 하겠지만 ‘분야별 폐기물 배출원 실태와 처리방안’이 당연히 화두가 됐다.

이날 회의는 생활쓰레기뿐만 아니라 전기차 폐배터리, 건설폐기물, 농산물 부산물, 해양쓰레기, 하수 슬러지 및 협잡물 등 제주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발생 현황이 공유됐으며 이에 따른 처리 방안들이 논의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폐기물 처리 책임은 당연히 행정에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자원순환사회로 간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해서 쓰레기 발생, 배출 및 수거, 처리의 모든 단계에서 범부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나타난 이날 결론은 행정부지사가 총괄하는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폐기물 처리 여건 변화에 따른 문제점을 공유하고 각 분야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에 대한 걱정이나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제주도가 어떤 전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비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원 지사는 “주민들의 문제제기를 꼼꼼히 살피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날 방송을 의식하는 발언을 했다.

이후 “청정 제주를 위해 다른 변명이 있어서는 안 되며 주민 의식 수준에 맞추고, 제주의 여건을 생각해 돈이 더 들고 지방비를 투입해서라도 그날그날 처리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는 “행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사업장이나 시민단체, 언론, 도민들의 참여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고, 미협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유인책과 폐기물 배출 책임자 원칙에 입각해 부담과 강제력을 동원하는 부분까지 정책을 잘 설계해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제주도의 근본적인 환경정책이기도 할 획기적인 쓰레기 정책에 대한 방향이나 아이디어는 단 한 가지도 제시하지 못했다.

제주환경문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각종 난개발과 제주환경에 대한 무지가 가장 큰 문제다.

어떤 개발이건 환경파괴와 함께 이에 따른 수많은 폐기물이 발생한다.

쓰레기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면 늘었지 줄어들 상황도 아닌 것이 현실이다.

제주도는 여전히 제주도를 환경적으로 지켜나가기보다 개발을 더 선호하는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제2공항이 그렇고, 비자림로 건설이 그렇고, 각종 택지개발이 그런 문제를 양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당연히 쓰레기가 늘어난다.

이들이 와서 먹고 쓰고 버리는 양이 장난이 아니라는 점도 당면한 현실이다.

 

제주도는 그런 근본적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전혀 없다는 점이 문제다.

개발은 개발하겠다는 대로 다 하도록 하고, 쓰레기 처리는 쓰레기 문제대로 따로 하려다 보니 늘 미봉책만 양산하는 현실은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이처럼 각종 개발에 대한 대책, 관광객 유치에 대한 근본처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제주도는 곧 모두에게 외면받는 쓰레기 섬이 될 것이다.

이날 JTBC가 보도한 내용을 봐도 주차장이나 도로까지 점령한 쓰레기더미가 제주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나타냈다.

그러나 원희룡 제주도정의 해결방식은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말로만 반짝 하는 원론적인 일회성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 제주도청 앞에서는 각종 천막과 현수막이 도로를 점령하고 도지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현수막과 제2공항 지지현수막이 서로를 헐뜯듯 마주하고 있다.

예전 도정에서는 별로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이다.

이는 그만큼 원희룡 도지사가 도민과 잘 소통하지 않고 있다는 중좌가 되고 있다.

제주도정은 아주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문제부터 제대로 들여다 보고 도민과 잘 소통하면서 전도민이 함께 힘을 모아 제주환경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제주도청 앞 이 무수한 현수막부터 철거하도록 대화와 타협에 나서는 것이 순서다.

 

더욱이 이번처럼 늘 중앙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후에야 부랴부랴 그에 대한 대책을 만들고자 하는 그 소아병 같은 자세부터 적극적으로 고쳐야 한다.

현재 원희룡 지사가 추구하는 오직 개발만이 살길이라는 개발 주도 정책은 ‘제주도는 다 망해도 나만 살겠다’는 이기주의에 다름 아니다.

내편 네편 가르기로 도민을 양분하는 그런 비민주적인 이기주의부터 원 지사는 먼저 배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속 좁고 통찰력이 없는 지도자는 결코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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