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렇게 죽어가는 자연에서 만난 의지의 생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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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죽어가는 자연에서 만난 의지의 생존력..
  • 고현준
  • 승인 2019.08.04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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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포커스)제초제 공격에도, 생명의 불꽃은 죽지 않고 꽃 피워
제초제가 뿌려진 감귤밭
제초제가 뿌려진 감귤밭

 

우리는 자연의 일부라는 말은 맞는 말일까..

아니면 자연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지난 3일 제주올레9코스를 걸으며 만난 여러 풍경은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생각을 숙고하게 만들었다.

안덕계곡 옆길을 걷는데 사슴벌레 몇 마리가 죽어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감귤밭 옆길이라 농약으로 인해 죽었으려니 했다.

조금 더 걸어가니 가을은 멀었는데 샛노랗게 변한 감귤밭이 나타났다.

푸른 감귤나무와 달리 아래쪽 풀들이 노랗게 죽어가고 있었다.

아마 제초제를 뿌린 것이리라.

아래는 누렇게 죽었는데 그 위로 파란 새싹을 피워내는 식물
아래는 누렇게 죽었는데 그 위로 파란 새싹을 피워내는 식물

 

그런데..

모든 풀이 다 죽어가고 있는 이 죽음의 땅에서 노란 풀줄기 위로 파란 생명이 살아나고 있었다.

아래쪽은 누렇게 변해 다 죽었는데 그 위로 푸른 생명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걸어가니 작은 감귤나무 그 줄기를 따라 올라온 메꽃이 딱 하나 꽃을 피우고 있었다.

마지막 생명의 불꽃이었을까..

감귤나무 가지를 타고 올라와 한 개의 꽃을 피운 메꽃이 애처롭다
감귤나무 가지를 타고 올라와 한 개의 꽃을 피운 메꽃이 애처롭다
아시아실잠자리
아시아실잠자리

 

 

길을 더 걸어나오다가 또 제주도의 잠자리와는 다른 모습의 잠자리 하나가 보였다.

아시아실잠자리였다.

월라봉 위에서는 호랑나비 몇 마리가 부지런히 꿀을 따는 모습이 정겨웠지만..

감귤밭은 이 모양으로 자연이라는 세상을 다 죽여가고 있었다.

길을 다 나서니 또다른 사슴벌레 한 마리가 제초제의 독성에 말라 죽어 있었고 또 누군가 밟아버린 모습이 포착됐다.

자연에 사는 생명들은 이렇게 인간이 농업의 쉬운 길을 선택한 농약과 제초제에 의해 말없이 죽어간다.

무심하게 자라는 풀들을 제거하기 위해 인간이 선택하는 자연말살 조치다.

하지만 그런 무시무시한 인간들의 횡포에 자연은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곧 다시 살아난다.

그런 자연의 힘을 이 몇가지 모습이 잘 보여주고 있다.

지구에서 인간이 사라지면 세상을 지배하게 될 식물들이, 지금은 인간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사슴벌레가 많이 죽어 있었다
사슴벌레가 많이 죽어 있었다

 

호랑나비 한마리가 부지런히 꿀을 따고 있었다
호랑나비 한마리가 부지런히 꿀을 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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