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양, 정남 개인전 '사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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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양, 정남 개인전 '사물들'
  • 김태홍
  • 승인 2019.08.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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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에서 2019년 8월 25일(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를 추리해 나가도록 하는 전시이자, 진실을 밝히는 카메라의 힘을 생각하게 하는 전시다.

전시에서는 <사물들>, <로드무비>, <홍콩, 영화>, <장소1>, <장소2> 등 비디오 아트 5점이 소개된다.

<로드무비>, <홍콩, 영화>, <사물들>은 영화광에서 영화이론가를 거쳐 비디오 아트 작가로 변모해가는 작가를 그대로 반영한다. 감각적인 영상미를 보여주는 <로드무비>는 문이 닫힌 자신만의 공간에서 영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모습을 은연중 암시하고 있다. 반면, 푸티지 기법 즉 직접 촬영하지 않고 기존에 있는 영상을 편집해 제작한 <홍콩, 영화>에는 홍콩 영화를 분석한 논문을 쓴 영화이론가로서의 정체성이 담겨있다.

작가가 누구인지를 추리하도록 만드는 작품 <사물들>은 사물이 사건 해결의 단서를 제공하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왔다. 이러한 형식은 비디오 아트 작가로 다시 작업을 시작하며 이전 작업에서와 달리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도입되었다. 작가와 관객 사이에 놓인 수많은 상징 요소를 가지고 관객은 보이지 않는 작가와 놀이를 시작한다.

상징은 이번 작품에서 중요한 표현 방법이다. <사물들>에 등장하는 의자는 앤디 워홀의 작품 <전기의자>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기의자는 사형을 집행할 때 사용된다. 즉 의자는 죽음을 상징한다. 그리고 붉은 공은 카메라를 상징한다. 녹화 버튼을 누르면 녹화를 알리는 작고 동그란 빨간 불이 카메라에서 켜진다.

즉 붉은 공은 바로 현장을 기록하고 알리는 카메라다. 붉은 공은 <장소1>에서도 등장한다. <장소1>에서는 인천항, 팽목항 제주항을 촬영하고 그 영상 안에 움직이는 붉은 공을 편집해 넣었다.

세월호 사건을 직접 가리키는 인천항, 팽목항, 제주항 위를 움직이는 붉은 공은 진실을 밝혀내는 카메라에 힘에 대한 작가의 믿음을 보여준다. 역사 현장을 담은 기록 영상에 상징 표현을 결합함으로써 작품은 관람자마다 다양한 상상과 해석을 하게끔 한다.

특히 송환법 철폐를 위해 시작된 홍콩 시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반환 이후의 홍콩에 관심을 두고 작업한 <홍콩, 영화>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제주도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비디오 아트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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