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능당벵듸 용당..연동 본향당(능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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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능당벵듸 용당..연동 본향당(능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9.08.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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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生産), 물고(物故), 호적(戶籍), 포태(胞胎), 양육(養育), 피부병(皮膚病), 농업(農業) 등의 직능 관장

연동 본향당(능당)
 

위치 ; 제주시 연동 한라수목원 주차장에서 화장실 뒤로 난 길로 30m쯤 내려가서 왼쪽 소나무 숲길로 50여m 들어간 곳에 있다.
유형 ; 민속신앙(본향당)
시대 ; 조선∼현대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신제주 연동에도 당이 있다. 연동본향당으로 능당이라고도 불린다. 상여오름 서쪽일대의 널따란 들판을 능당벵듸라 하고 그 일대에 있는 밭을 능당밧이라고 하며 이 곳에 연동본향당인 '능당'이 있다.

능당은 '용당(龍堂)'의 변음이라는 사람도 있다. 한자로 稜堂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15평 정도의 크기이며 궤(바위굴) 앞에 제단을 마련하였고 입구에 500여년이 되었다는 팽나무가 두 그루 서 있다.

당의 형태는 신목형(神木型), 신석형(神石型), 수림내재형(樹林內在型), 제단형(祭壇型), 석원형(石垣型), 명사형(命絲型)이고 당 주위에는 깨끗하게 다듬어졌을 뿐 아니라 물색(物色)이 걸려 있고 양초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이곳에 다니는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신은 ‘제주낙향(濟州落鄕) 토지관(土地官)인 천자님(天子)다섯 아들'이라고 한다. 이 당은 생산(生産), 물고(物故), 호적(戶籍), 포태(胞胎), 양육(養育), 피부병(皮膚病), 농업(農業) 등의 직능을 관장한다고 한다.


이 당의 신은 천제(天帝)의 아들 다섯 형제라 한다. 하위신까지 12신위를 모시고 있어 마을의 생산·물고·호적을 관장하는 본향신 외에도 아기의 포태를 주는 산육신 명진국 할머니, 아기 피부의 부스럼을 고쳐주는 '보제또', 농사를 돌보는 제석할망 상세경 신중또, 며느리또, 금상할망, 산신또를 모시고 있어 당신들이 마을의 모든 일을 분담하여 관장하고 있는 셈이 된다.


당에 갈 때는 메 다섯 그릇을 가지고 가며, 제일(祭日)은 포제(포祭)가 끝난 다음 택일해서 간다고 한다. 특히 매 진일(辰일, 용날)을 택해서 가는 것이 특이하다.

본풀이 ; 천제아돌 다섯 성제 강철이, 도원쉬, 말론쉬, 어걸이. 동펜 좌정 멩진국 할마님(山神名). 서펜 짐씨 메누리보젯도(皮膚病神), 뒤펜 상세경 신중(農神). 알로 내리면 메누릿도 금상할망 짐씨 할마님

능당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어려 있다.


능당의 토주관은 송당의 당신인 '금백주'와 '소천국'의 당에서 벌어진 후손으로 그에게는 다섯형제의 아들이 있었다.

첫째아들은 강철이, 둘째는 도원쉬, 셋재는 부원쉬, 넷째는 말론쉬, 막내는 어걸이였다. 또 이들의 후손 중에는 '멩진국할머니'와 김씨며느리인 '보제또'가 있고, 그 아래로 '메누리또'가 있었다.

이들은 죽어서 신령이 되어 능당에 좌정하게 되었고 살았을 때의 성품대로 인간들의 길흉을 주관하는 일들이 각기 달랐다.

남신들은 주로 농사를 주관하였으되, 강철이가 주관하는 해에는 흉년이 들었고, 성품이 어질었던 막내 어걸이가 주관하는 해에는 풍년이 들었다.

또 인자하였던 멩진국 할머니는 아기들을 보호하였고, 보제또는 질병을, 메누리또는 구설수를 좌우하였다.


마을사람들은 이러한 신들을 극진히 숭배하며 길흉을 점쳤고 흉한 일에 있어서는 굿을 하며 그 방지책을 강구하였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이들 여러 신들 중에도 마을을 수호해 주고 갖가지 재앙을 물리쳐주는 가장 위세 있는 신이 있음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 신은 '한집'으로 사람들은 그를 '닛금(임금)'으로 믿었고 닛금이 좌정한 고을이라 하여 '닛골(尼洞)'이라 하였다. 이형상목사가 부임하여 제주 삼읍에 산재한 불사와 음사를 없애고 미신에 빠진 백성들을 개심하고자 하였다.

마침내 능당에도 군졸들을 이끌고 왔다. 많은 고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좌수당(座首堂)이 한참 당굿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이 목사는 예외없이 능당을 파괴하고자 하였다. 좌수당이 사정하였으나 이목사는 당장 당을 부수라고 호령하였다. 수무당의 사정에 이 목사는 굿을 하여 땅에 놓인 사령기를 신령의 힘으로 일으켜 세우라고 하였다.

수무당과 여러 무당들은 정성을 다하여 굿을 하였으며 사령기를 일으켜 세웠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고을 사람들은 모두 놀라워하며 감읍하여 머리를 숙였고 이 목사는 '과연 신령이 있는 당이 틀림없구나' 하며 돌아갔다고 한다.

이리하여 능당은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세상살이의 길흉을 점치고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 이곳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위 사진은 2007년 4월에 찍은 사진인데 지금은 제단도 너무 반듯하게 해놓고 주변도 높은 돌담으로 쌓아올려 예전의 정감있던 분위기는 아니다. 2007년말쯤에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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