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칼럼)기후변화는 천천히 엄습하는 세계적 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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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칼럼)기후변화는 천천히 엄습하는 세계적 위기이다
  • 백승주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 승인 2019.09.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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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과 그 주변지역 등 제주의 70% 이상 지역이 식생지대, 토건개발 자제해야

기후변화는 천천히 엄습하는 세계적 위기이다

 

  백승주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최근 한 일간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기후변화에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경에는 탄소 배출 제로(0)상태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했다.

이는 18세기 중엽 산업혁명기와 비교해서 기온 상승분을‘2도’이내로 묶어두는 것을 전제로 한 주장이다. 즉, 산업혁명기와 비교하여 현재 이미‘1도’가 높아진 상태이므로 앞으로‘1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인류공동체가 합심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인위적인 기후변화를 몰고 온 주범은 다름 아닌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온실가스(greenhouse gases), 즉 이산화탄소(CO2), 메테인(CH4), 아산화질소(N2O), 수화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불화유황(SF6) 등이다.

이산화탄소는 농업용지의 확충과 각종 산업용지 확보, 목재 및 종이 사용의 증가에 따른 삼림자원이 감소와 더불어 석탄·석유의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크게 증가했다. 특히 열대우림의 남발적인 벌채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크게 증가시켰다. 그 증가 추세는 최근 부쩍 심각해졌다. 전체 온실가스 양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지구온난화의 첫 번째 주범으로 부상했다.

메테인은 전체 온실가스 양의 약 15∼20%를 차지한다. 메테인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지만, 비료나 논, 쓰레기더미에서도 발생한다. 아산화질소는 과다한 화학비료 사용으로 발생하는데, 일부는 산업 공정이나 사바나 화재, 벌목 및 폐수·폐기물 소각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수소불화탄소와 과불화탄소, 불화유황은 산업공정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대기 중 수증기도 온실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인자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대기 중 수증기 양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방법은 현재로선 전혀 없다는 것이다.

사실 현재 인류에게 닥친 재앙(災殃) 중 기후변화만큼 복잡한 것은 없다. 그야말로 인류가 여태까지 부딪혀 왔던 재앙적인 문제들 중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다. 기후변화는 지구의 모든 지역에 미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곳도 이 위협과 고통으로부터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기후변화는 전혀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다음의 몇 가지 관점에 비추어 기후변화가 이전의 어떤 위협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점에서 인류공동체는 이에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 나갈 필요가 있다.

첫째, 세계 모든 지역이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물론 개략적으로 판단컨대 그 발생 정도는 소득수준에 비례한다. 즉, 고소득 국가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 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반면, 가난한 나라는 대체적으로 인위적 기후변화에 별로 기여한 바가 없으나 오히려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경향이 짙다.

둘째,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 차원의 문제적 위기이기 때문에 전 세계가 합심하여 나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기 하나 그 자체가 엄청난 도전(挑戰)으로 비쳐질 수 있다. 예컨대 1992년 브라질 리오에서 195개국정부와 유럽연합(EU)이 공동 서명한‘UN기후변화 협약’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이들 국가 중 일부는 화석연료를 수출하지만 일부국가는 수입한다.

일부국가는 방대하게 재생에너지를 주로 사용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거의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다. 일부는 부자 나라이나 일부는 가난한 나라들이다. 일부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일부는 그와 배치된다. 이런저런 차이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각국의 의견과 이해 또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 그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다.

셋째, 기후변화 문제는 많은 나라 간에 서로 복잡하게 뒤엉켜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모든 세대에 걸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현안 중 현안이다.

그렇다면 현재 유발된 기후변화로 말미암아 가장 깊고 심대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큰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아직 이 지구상에 태어나지 않은 인류의 후손들일 것이다. 이들은 아직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예측가능하다. 그럼에도 인류는 그런 미래세대에 닥칠 재앙적인 위기를 고려하거나 해결하는 것에 대하여 분명히 미적거리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넷째, 온실가스 문제가 현대경제의 핵심현안과 바로 직결돼 있다는 것도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 있어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후 현대적 경제성장은 단연코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이뤄낸 경제발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먼저 증기기관과 석탄을 이용하는 능력이 등장했고, 다음으로 석유를 이용하는 능력과 내부연소 엔진이 등장했다.

그 뒤로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가스 터빈이 발명됐다. 이처럼 세계경제의 흐름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는데 이율배반적으로 그 화석연료가 기후변화의 주범이 돼버린 것이다. 말하자면 기후변화에 관한 한, 인류가 기여한 바는 스스로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했다는 사실이다.

다섯째, 기후변화는 지질연대의 시각에서 보면 아주 빨리 움직이는 위기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과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극히 반대로 아주 느리기 짝이 없다.

‘서서히 끓은 물에 있는 개구리’의 운명과 매우 흡사하다. 개구리는 서서히 데워지는 물속에서 절대로 뛰어 나오지 않고 있다가 결국 죽고 만다. 기후변화에 관한 한, 인류도 개구리가 처한 상황과 전혀 다르지 않을듯하다.

여섯째,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은 본질적으로 복잡다단(複雜多端)하고 난해하다. 왜냐하면 인류가 유발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물, 교통, 식량생산, 발전, 도시설계, 산업 공정을 포함한 경제의 제반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생각건대 기후변화는 태양복사에너지의 변화 등 지구 외적인 요인이나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조성의 변화나 지구 표면상태의 변화 등에 의해서 야기될 수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 문제는 해결하기가 전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한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시간마저도 얼마 남지 않은 인류 최대 현안이다.

분명한 것은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가 역력하다는 사실이다. 덩달아 지구에 대한 위험 역시 비례하여 매년 커지는 양상이 현저하다. 그 위험성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높아지고 있음에도 인류는 속절없이 시간만 까먹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차제에 굳이 제주행정영역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라면 제주전역의 70% 이상 지역, 즉 한라산과 그 주변지역이 식생지대임을 감안하여 토건개발을 자제해 나가면서 교통·차량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필자소개

대정읍 신도리에서 태어났다.

고려대에서 법학, 한국외국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법학자로 고려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근무, 재경 대정포럼 회장, 한국사회복지법인협의회 법률전문위원, 재경 오현고 장학재단 설립상임이사·감사, 고려대 지방자치법학연구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고려대에서 행정법, 토지공법, 환경법 등을 강의했다.

지난 2007년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제주개발과 행정, 환경 문제에 집중 연구하고 있는 백승주 박사는 현재 제주도의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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