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동물테마파크, 원 도정 승인 불허하라...국민들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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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동물테마파크, 원 도정 승인 불허하라...국민들도 나서야”
  • 김태홍
  • 승인 2019.09.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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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위 “세계자연유산 재지정 취소되면 원 지사 책임”경고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와 정의당 이정미 의원,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 정의당 제주도당 고병수 위원장,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어웨어, 동물복지 문제 연구소, 녹색당 등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대명동물테마파크 반대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선흘2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 유산인 거문오름을 포함해 8개의 작은 오름들 사이에 깃들어 있는 작고 아름다운 마을로 마을에 중심에는 44명의 꿈나무들이 자라는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가 위치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세계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되어 이제 국민 모두가 국제적으로 보호하고, 후손에게 물러야 주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작은 마을도 결국 제주의 난개발 광풍을 피하지 못하고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리조트 대기업 대명이 마을에서 600미터 인근에 마라도 두 배 규모(약 17만평)의 부지에 대규모 호텔과 열대 동물원을 짓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에 사자 20마리, 호랑이 10마리 등의 맹수를 들여와 사파리를 만들고, 기후에 맞지 않는 기린, 코뿔소 등 열대 동물들을 들여와 전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흘2리는 한라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 지형적 특징으로 겨울에는 1미터 가까운 폭설로 며칠씩 고립되기도 하고, 평소에도 안개가 많이 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운전조차 힘든 곳이다. 이런 곳에 덥고 건조한 열대 사바나 초원에서 살아야 할 사자, 기린, 코끼리 등의 열대동물을 가두고 전시해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것은 무슨 말을 둘러대도 동물학대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업 예정 부지는 제주 고유의 생태숲인 곶자왈이 위치한 곳으로 지하수의 보고”라며 “제주동물테마파크 측은 대규모 사업장에서 나오는 오수를 오수관에 연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중수 처리하겠다고 하지만 육지와는 달리 지하수를 생명수로 삼고 있는 제주도민들로서는 대규모 관광 시설에 의한 지하수 오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선흘 2리 주민들은 중산간 마을의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 맹수 탈출의 위험성, 인수공통전염병의 발생 위험성, 동물 분뇨의 악취, 맹수의 소음 등의 문제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도정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의 진행 사항을 당사자인 마을에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주민들은 최근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4월 9일 총회를 통해 제주동물테마파크를 반대하기로 결정하고 지금까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승인 불허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부터 이 사업은 공유지 되팔기 논란, 만기일 20여 일을 앞두고 환경영향평가 꼼수 회피 논란, 곶자왈 파괴 논란 등으로 제주사회에 큰 논란이 되었던 사업”이라며 “그래서 현재 제주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 특위의 조사대상까지 되고 있다”고 말하고 “하지만 원희룡 도지사 제주도정은 일방적으로 사업자인 대명 측의 입장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선흘2리 이장이 마을총회로 결정된 사업 반대 입장을 뒤집고, 비밀리에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 측과 일명 ‘주민 상생방안 협약서’를 체결했다”며 “이에 반발한 주민들을 상대로 형사 소송까지 제기했고, 사업자 대명 또한 마을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해 4월 9일 총회 결정이 무효를 주장하며,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대규모 법적 소송을 예고해 겁박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압박 속에서도 선흘2리 주민들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자가 쥐어주는 몇 푼의 돈보다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우리 후손에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주자연, 주민들의 결정권, 아울러 동물권을 지키는 행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주도정은 선흘2리 이장과 일명 소수 기득권자들의 불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 손을 놓고 갈등 상황을 방치하거나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며 “또한 총회를 통한 마을 주민들의 반대 결정, 람사르 위원회의 사업 반대 결정, 70% 가까운 제주도민들의 압도적인 사업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정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정의 이 같은 태도는 결국 마을 주민보다는 사업자의 승인을 돕겠다는 행보로 의심받기 충분하다”며 “제주도정은 주민들의 대의 기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 ‘청정’과 ‘공존’의 가치를 도정운영 방향으로 내세운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의 변경 승인을 불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학부모회,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제주동물테마파크를 반대하는 세계자연유산해설사들도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비자림로 확장 , 송악산 호텔개발 , 대명 제주동믈테마파크 사업 등 아름다운 제주 곳곳이 원희룡식 삽질로 회복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특히 선흘2리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은 인류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코 앞에, 생태숲인 곶자왈을 파괴해 마라도 두배규모로 대규모 호텔과 맹수 위주의 열대 동물 사파리를 건설하는 시대착오적 반생태적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업 승인과정에서 원희룡 도지사는 무려 12년 전에 받은 환경영향평가를 그대로 인정해 주어 사업자에게 면죄부를 주었다. 이러고도 원희룡 도지사가 ‘청정’과 ‘공존’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느냐”며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를 파괴하는 막개발을 당장 멈추고,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의 변경 승인을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예정지에서 불과 600미터 인근에는 폐교위기에서 벗어나 44명의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있는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가 있다”며 “이 사업이 진행된다면 아이들은 맹수의 울음소리와 탈출위험, 악취, 인수공통전염병 우려 등 수많은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선인분교 아이들은 기후에도 맞지 않는 곳에서 평생 감옥에 갇혀 살아가야 하는 동물들이 얼마나 슬프겠냐고 어른들에게 질문한다”며 “제주도와 원희룡 도지사는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선인분교 학부모들은 원희룡 도지사에게 요구한다.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고, 동물을 학대하는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승인을 당장 불허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은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해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하루 입장객을 450명으로 제한하고, 해설사와 반드시 동행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며 “대부분이 마을주민인 세계자연유산해설사들은 세계자연유산을 지키고 후손에게 물려준다는 자부심으로 힘든 여건속에서도 자발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류에게 물려주어야 할 세계자연유산 코 앞에 대규모 호텔과 열대 동물원이 들어선다는 걸 듣고 우리 해설사들은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사업예정지 인근은 두점박이 사슴벌레, 긴꼬리딱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 3관왕을 자랑하는 원희룡 도지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과연 있는 것이냐”며 “만약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세계자연유산 재지정이 취소된다면 이는 원희룡 도지사의 책임임을 분명히 한다. 우리는 미래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세계자연유산을 위협하는 반생태적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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