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주민들의 사형장..화북1동 별도봉군인숙청학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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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주민들의 사형장..화북1동 별도봉군인숙청학살터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9.10.01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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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연대 숙청사건'의 총살자들이 사라봉 인근 굴에서 수십명이 총살당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화북1동 별도봉군인숙청학살터

위치 ; 화북1동 별도봉 동남쪽 기슭
유형 ; 학살 터
시대 ; 대한민국

 

 



<日本軍 陣地洞窟 및 陣地 심포지엄-서귀포문화원 향토사연구소. 2001년> 자료에 의하면,‘일본군 진지동굴은 태평양전쟁 말기 미군에 의해 필리핀, 오끼나와 등이 함락되자 일본 본토 사수를 위해 제58군단을 편성 제주도에 주둔시켜 최후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일본군 계획에 따라 제주도 오름 및 해안변 요소요소에 진지동굴을 구축했다.

그 기간은 1945년 4월부터 항복 직전까지 주민들의 노역으로 건설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화북 인근 건입동 지경인 사라봉에는 7개의 진지동굴이 남측 방향으로 구축됐고, 화북동 지경인 별도봉(화북봉)엔 역시 남측 방향으로 11개의 진지동굴이 구축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 禾北洞鄕土誌/1991년>에는, 주민들의 노예 같은 노역도 문제였지만 4·3사건의 와중에 위 진지동굴이 주민들의 사형장으로 활용되었음을 안타깝게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3은말한다』 4권, 1997년>에 따르면, 총살장까지 끌려갔던 사람의 증언을 바탕으로, 1948년 10월말부터 11월초에 자행됐던 '9연대 숙청사건'의 총살자들이 사라봉 인근 굴에서 수십명이 총살당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위 증언과 자료에 미루어 9연대 장병들에 대한 숙청작업시 이 일대에서 총살에 처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금 별도봉 남동쪽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입구가 나무로 막힌 진지동굴 여러 개를 볼 수 있다. 그 산책로 밑에도 같은 형식의 진지동굴이 산재해 있다.

이 중의 한 곳을 군인들이 총살당한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증 등 기초조사 보강을 한 후 유해발굴 등 후속조치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곳이다.

오현고 뒤편 별도봉 산책로 입구에서 아래쪽 길을 보면 과수원에 집 한 채를 볼 수 있다. 그 과수원을 넘어 밭이 있는데, 그 밭과 접해 있는 진지동굴이다.


1948년 12월 9연대 소속 군인들은 숙청하는 과정에서 군인 및 일부 민간인들이 이곳 일제강점기에 파 놓은 갱도진지에서 총살되어 암매장되었다.

언제, 몇 사람이 희생됐는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주민 김용두(남, 03년 75세)씨는 "나도 본 적은 없지만, 이 일대 밭을 경작하던 사람의 말에 따르면 군복 입은 시신들이 쌓여 있었다.

당시 흙을 조금 덮었지만 악취가 심해 주민들이 흙을 더 덮어버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김씨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별도봉 일본군 진지동굴에서 희생자가 많았다고 했다.(http://www.jeju43.org/제주4·3연구소)


"캄캄한 밤에 한 사람씩 세워 총을 쏘는데 사방이 막혀 있어 도망갈 수도 없었다. 헌병들 일부는 굴 입구에서 총을 쏘고 나머지는 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지키고 있었다. … 눈을 떠서 보니 사방이 '피가 괄괄 나는' 시체들 천지고 총소리가 계속 들였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계속 총살당해서 굴 안으로 떨어졌다. … 헌병들이 가고난 후에도 한참 숨어 있다가 시체 속에서 헤엄쳐 그 위로 올라 나왔다."(생존자의 증언)


"한 3∼4시가 되면 일허당도 철수해부러야 되어마씀. 생각을 해 봅서. 무서웡 그 근처에서 일을 못허주게. 시아버지가 우리신디 막 철저하게 당부해둰 돌아가십디다게. '이 돌렝이랑 농사도 짓지 말곡, 댕기지도 말곡, 이건 밟지도 말곡, 이건 사름 하영 죽은 디여. 경핸 우리가 흙 덮었져.' 경허난 우리가 그디 농살 지어질 거우꽈?"(당시 토지주 가족의 증언)


사건이 있는 지 59년, 그 사이 4·3 특별법이 제정되고 유해발굴을 위한 국비도 지원됐다. 2007년 2월 8일부터 3월 31일까지 발굴 작업을 실시한 결과, 유해8구와 유류품(칼빈 및 M1 탄·탄두·탄피·탄클립 등) 130여 점이 수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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