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아름다운 위미의 새벽 열었던..위미1리 고망물(용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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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아름다운 위미의 새벽 열었던..위미1리 고망물(용천수)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9.10.23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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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빌레물도 고망물이라고 하면 고망물이다"라고 한다.

위미1리 고망물(용천수)
 

◈ 위 치 : 위미 1리 위미다리 남쪽 70m 지점
◈ 유래와 현황 : 바위틈 구멍에서 물이 솟는다는 데서 연유한 이름. <고망>은 구멍의 제주지역어.

 

 


「앞개」에 있는 이 샘은 물이 차고 맑으며 깨끗한 데다 수량이 풍부하여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에는「명륜동」주민의 식수원이었고,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이 샘을 이용하여 소주를 제조하는 [황하소주공장]이 북쪽에 있었다.


◈ 여담 : 황하소주(黃河燒酒)와 고망물을 대신한 넙빌레물


일제강점기 시절에 황순하(黃舜河)는 고망물 위에 소주제조공장을 세워 순도 35도가 넘는 술을 걸러내니 제주섬에서는 물론 부산과 목포 등지에까지 인기가 대단했다.

당국에서는 정기적으로 소주를 빚는 수질검사를 왔는데, 그 때가 되면 넙빌레물을 길어다가 고망물을 대신했다. 아무래도 고망물 수질이 넙빌레물을 따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소주공장에서 소주를 빚는 동안 단 한 번도 수질검사에 걸린 적이 없이 무조건 통과되어 고망물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했지만 내막을 아는 위미리 사람들은 빙긋이 웃었다.

결국 황순하는 큰 돈을 벌어 나중에 오현학원을 세워 후학하는데 요긴하게 썼다 한다. 이제도 위미리에서는 바꿔치기하는 걸 빗대어, "넙빌레물도 고망물이라고 하면 고망물이다"라고 한다.


배등개물이라고도 한다. '앞개'의 포구 안쪽에 있는 '고망물'을 말한다. '앞개'와 구분하기 위해서 배를 매는 포구 안쪽을 '배든 개(배가 들어오는 안쪽포구)'라 하였는데, 이 '배등개물'은 배가 출어할 때에 식수로 싣고 갔으며, 마을의 식수로도 사용이 되었다.(남제주의 문화유산 381쪽)

고망물 옆에는 '위미여인상'이 세워져 있고 그 밑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허벅의 물을 조심스레 항아리에 붓는다. 물허벅으로 고망물을 길어 나르는 일은 하루도 거를 수 없는 여인들의 몫이었다.

이 물로 밥을 지어 식구들 상 차리고 그녀들은 밭으로 바다로 잰 걸음을 옮겼다. 부지런한 여인들로부터 아름다운 위미의 새벽이 열렸다.

이 고망물가에 여인상을 세우는 것도 우리 여인들의 근면하고 강인했던 생활력을 되살려 더 나은 위미의 내일은 가꾸어 가고자 한다. 1999년 12월 위미1리 주민 일동"


썰물 때 봤더니 '고망'에서는 물이 나지 않고 조금 더 아래쪽에서 물이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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