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가마귀동산..성읍1리 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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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가마귀동산..성읍1리 포제단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9.11.06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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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향회에서 선정된 11명의 제관이 포제단 앞 제청에서 3일 동안 정성을 한다.

성읍1리 포제단

위치 ; 표선면 성읍1리사무소 북쪽 '장군식당' 옆길로 들어가 수백m 가서 오른쪽으로 난 급경사 오르막길을 오르면 포제청이 보이고 그 왼쪽에 포제단이 있다. 속칭 '가마귀동산'이라 한다.
시대 ; 조선
유형 ; 민속신앙(포제단)


 

 

 

성읍1리 포제단은 성읍1리사무소 북쪽 ‘장군식당’ 옆길로 들어가 300여m 가서 오른쪽으로 난 급경사 오르막길을 오르면 포제청이 보이고 그 왼쪽에 포제단이 있다. 속칭 ‘가마귀동산’이라 한다.


제단이 상단과 하단으로 구분되어 있다. 상단은 약간 네모난 모양으로 돌담을 둘렀고 그 안 북쪽에 자연석 위에 시멘트로 마감한 제단이 마련되어 있다. 하단은 상단 입구 오른쪽에 있는데 상단만큼 정교하지 않고 면적도 훨씬 좁으며 약간 낮다. 제일(祭日)은 음력 정월 상정일(上丁日)이나 상해일(上亥日)이며 자시(子時)에 봉행한다.


성읍1리에서 포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제관건기(祭官建記)라는 기록에 따르면 제관으로는 초헌관(初獻官), 아헌관(亞獻官), 종헌관(終獻官), 전사관(奠祀官)에 차헌관(次獻官)을 선정하여 운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집사로는 집례(集禮), 대축(大祝), 찬인(贊人), 찬자(讚者), 알자(謁者), 봉향(奉香), 봉로(奉爐), 봉작(奉酌), 전작(奠酌), 사준(司樽), 취반(炊飯), 도예차 등 모두 17제관이 마을 사람 가운데 선정되어 포제에 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미혼자, 상처(喪妻)한 사람, 상복 입은 사람은 제관에서 제외된다. 제관으로 선정되면 행동을 조심하고 이웃 사람들과 다투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을 자제하고 부인과도 내외를 한다. 흉사에 다니지 않고, 병원이 있는 방향을 피하여 다닌다.

젊은 딸이 있는 경우 이웃이나 친척집으로 보내기도 하여 부정탈 만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였다.(한국민속신앙사전) 1982년부터 제관 수를 줄였다고 하는데 이 시기는 포제단 앞에 제청을 건축한 시기와 일치한다.


그 이전에는 개인 집을 제청으로 정해 입재를 하였으며, 이장이나 개발위원장 등 마을 내에서 직책이 있는 사람의 집이 주로 선정되었다. 좀 잘 사는 사람의 집이어야 경제력도 있고, 집안 내의 공간도 넓어서 여러 사람의 제관이 들어와 생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 집을 제청으로 정해 입재할 때는 닷새 동안 정성을 들였다고 한다. 일단 제관들이 제청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 안에서만 생활하여만 했다. 목욕도 가마솥에 물을 끓여 하고, 제의 봉행 전날에는 직접 희생을 손질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때 제관의 식사는 제관의 사가(私家)에서 준비해 제청으로 가져와 올렸다. 지금은 마을향회에서 선정된 11명의 제관이 포제단 앞에 마련된 제청에서 3일 동안 정성을 한다.


첫날 아침 9시쯤 입재 상견례, 둘째 날 희생 등 제물 준비 및 봉하는 의식, 셋째 날 제의 봉행 및 음복의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날 상견례에서는 헌관뿐만 아니라 집사들도 한 해의 무사 안녕을 서로에게 축원하는 인사를 하게 된다. 상견례가 끝나면 식사를 한다.

그 이후에 제관들은 헌관방과 집사방을 통해 직분에 맞는 소임에 대해 익히게 된다. 대축 집사는 헌관들 앞에서 종이를 잘라 헌관과 집사들의 직분을 적은 집사방을 작성하여 헌관과 마을 원로들의 점검을 받아 제청 내에 붙인다.


둘째 날에는 희생과 여러 제물을 준비한다. 포제에 제물로 사용되는 ‘메’는 도량서직 네 가지를 쓰던 것을 좁쌀, 수수쌀, 흰쌀, 찹쌀을 한 되씩 준비해 올린다. 희생(犧牲)으로는 검은 수퇘지로, 통째로 손질하여 올린다. 물론 모혈(毛血)도 함께 준비했다가 올린다. 녹포(鹿脯)로 상어, 생선으로 옥돔, 쇠고기를 준비한다.

그리고 사과, 배, 곶감, 밤, 대추, 밀감 등 과일과 채소로 청저(靑菹)로 쓸 ‘미나리채’와 근저로 쓸 ‘무채’를 준비한다. 소금과 폐백(창호지, 옥양목), 향저(香箸, 향나무 젓가락) 다섯 개, 제주(祭酒)로 청주(淸酒)를 준비한다. 이 밖에도 향, 초(초롱 포함), 칼, 홀기(笏記), 축문(祝文), 지방(紙榜)을 준비한다.


하단 제물로는 대미로 쌀 한 되, 중미로 메밀쌀 한 되, 소미로 기장쌀 한 되, 생선 구운 것 한 마리, 과일 일곱 가지, 돼지 내장 삶은 것 전부, 제주로 소주 한 병을 준비한다.(한국민속신앙사전)


상단제를 먼저 지내는데 ‘포신’을 모시며, 포제를 마치고 나면 이어서 제단 아래쪽에 마련된 하단으로 이동하여 진설한다. 제수임신지위(諸首任神之位, 사람의 수명을 관장)와 염질신지위(染疾神之位, 마을민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 목동신지위(牧童神之位, 육축의 번성과 농업의 번성을 관장)를 모시는 하단제를 지낸다.

이들을 위하는 제의에서는 이장이 제관이 된다. 홀기나 별도의 형식은 없으나 우선 이장이 제단 앞으로 나와 사배를 올린다. 그리고 잔으로 올리는 헌작을 드리고 조금 물러나 무릎을 꿇으면 대축이 나와 축문을 내려 고축한다. 이러는 과정을 삼 신위에게 별도로 고하고 물러난다. 그리고 다시 잔을 올리고 물러나면 옆에 있는 집사들이 축문을 내려 소지를 하고 하단제를 전부 마친다.


제청으로 돌아온 제관들은 제복을 벗어놓는다. 제관과 집사들은 물론 일부 참여자들도 함께 음복을 한다. 음복에는 희생으로 올린 돼지 두 마리를 삶아서 음복에 충당한다.
《작성 080601, 보완 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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