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시대의 복고이념, 청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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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시대의 복고이념, 청렴
  • 홍경은
  • 승인 2019.11.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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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은 제주시 환경관리과
홍경은 제주시 환경관리과
홍경은 제주시 환경관리과

누구나 한번쯤 소확행이라든가 미니멀라이프와 같은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 떠오르는 삶의 방식으로 새로운 트렌드이다.

그런데 단어만 들었을 때에는 생소하지만 의미를 알고나면 낯설지가 않다. 적게 가짐으로써 여유를 가지거나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누리는 라이프스타일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삶의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던 청빈하고 청렴한 삶과 매우 닮은 꼴이다.

우리가 청빈과 청렴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높은 학식을 지닌 가난한 선비이지만 사실 조선시대 청빈하고 청렴함으로 대표하는 학자 대부분이 고관의 자손으로 경제적으로 궁핍한 삶을 살았다기 보다는 탐욕을 부리지 않은 삶을 중요한 삶의 가치로 삼았으니 요즘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과 의미는 상통한다.

이쯤되면 공무원이 되고부터 줄곧 들어왔던 청렴이라는 단어가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청렴과 함께 항상 따라다니는 조선시대의 유명학자들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생기던 의문-몇백년 전 삶의 방식이 현대 삶에 적합한가-도 사라지고 휴일날 풍경 좋은 카페에서 향긋한 차 한잔으로 삶의 풍요를 만끽하는 나만의 시간이 바로 청빈한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니 내 모습이 조선시대 선비와 오버랩되며 청렴의 실천도 싶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사회 전반적인 부정부패로 국가기반이 흔들리는 외국의 사례를 접하고 청렴은 모든 시대를 관통하며 사회를 유지시키는 모토임을 깨닫게 되니 한때 청렴을 기성세대의 올드한 사고방식이라고 여겼던 나야말로 너무 안일하고 좁은 시야를 가졌음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청렴은 공무원만이 지녀야할 덕목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지녀야할 사회근간이 되는 철학적 이념이며 자손들에게 넘겨줘야할 선조들의 지혜이다. 하지만 나로부터 시작되는 작은 변화에서 우리 사회가 청렴한 사회로 물들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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