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진하고 독특한 향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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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진하고 독특한 향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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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16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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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진하고 독특한 향기가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머귀나무 너머로 한라산이 맑게 펼쳐졌습니다.

한라산 높은 곳에는 상고대가 끼었고 그 밑으로는 단풍이 남아있네요.

볕이 잘 내리쬐는 곳에서 한라산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그런데 머귀나무 근처에 진하고 독특한 향기가 흘러 다니고 있네요.

 

 

무엇인가 했더니 머귀나무 앞쪽에 줄을 지어 서있는 ‘우묵사스레피’들이 가지마다 한가득 꽃을 피워놓은 것입니다.

 

 

나무에는 우유빛깔 감도는 자그마한 꽃들이 종처럼 매달려 있습니다.

해가 중천에 뜬 시간은 아니었으나 새벽녘까지 추위에 시달렸던 곤충들이 따뜻한 볕을 받고 한껏 향기를 내뿜는 꽃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더군요.

꿀벌은 자그마한 꽃들을 하나씩 방문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지요.

 

이 나무는 산국이나 구골나무 꽃향기와는 전혀 다른 독특하고 진한 향기를 내뿜는 것이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습니다.

물론 꽃향기에 대한 일반적인 선호도에 대해서는 비껴가는 말입니다.

향긋하다고 표현하기에는 좀 어려운 편이거든요.

 

 

꽃이 핀 나무 옆으로 열매를 매달고 있는 나무가 바로 이어집니다.

 

 

특이하게도 가지에는 꽃과 열매가 함께 매달려있지요.

우묵사스레피는 보통 11월 중순에 암수딴그루로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열매는 다음해 9-11월에 검은 보랏빛으로 익어가지요.

그러니 한 가지에서 꽃과 열매를 함께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암꽃은 수꽃에 비해 작은 편입니다.

그래도 자세히 보아 예쁘지 않은 꽃이 없듯, 작은 꽃잎들이 모여 펼쳐진 사이로 끝이 갈라진 암술머리가 삐죽 나와 있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지요.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잎겨드랑이마다 모여 핀 꽃들을 감상할 수 있을 뻔 했습니다.

 

 

암꽃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는 바로 밑가지에서는 벌써 검은 보랏빛으로 익어가는 열매가 매달려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옆 나무에는 파란하늘을 배경삼아 곱게 핀 꽃들이 가지를 온통 뒤덮었더군요.

참, 우묵사스레피는 사스레피나무와 많이 닮았습니다.

그렇지만 잎가장자리가 뒤로 말려 우묵하게 들어간 모양을 하고 있지요.

그리고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고, 우묵사스레피나무는 바닷가 근처에서 자라는 편입니다.

열매가 쥐똥처럼 생기고 해변에서 자란다고 하여 섬쥐똥나무라고도 불리지요.

 

유난히도 진하게 흘러 다니는 우묵사스레피 꽃향기가 어쩐지 정겨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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