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마른 꽃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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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마른 꽃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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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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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마른 꽃차례

       
       

 

마른 꽃차례에 눈길이 갑니다.

꽃받침만 남았는데 마치 마른 꽃들이 매달린 것처럼 보였거든요.

 

 

마침 털을 한껏 부풀린 종자가 어미 품에서 떠나려고 안간힘 중이더군요.

종자는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조금씩 몸을 움직이며 날아갈 준비가 한창입니다.

 

 

열매들이 올망졸망 매달린 저 자리에는 여름내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참취’입니다.

참취는 ‘취나물’이라고 불리며 산나물로 각광받는 산나물 중 하나이지요.

꽃은 8-10월에 피어나는데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서 편평꽃차례를 이룹니다.

그리고 열매는 11월에 성숙하는데 수과의 길이가 3-3.5mm정도 되고 그 끝에 흑백색 관모를 매달고 있지요.

 

 

지금은 잎, 꽃차례, 열매 할 것 없이 모두 갈색으로 말라버려 봄에 돋아났던 잎과 여름에 피었던 꽃을 기억해내기가 어렵지만 그마저도 곱습니다.

바람이 참취를 스치고 지날 때마다 나지막한 소리를 내며 열매들이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 앙증맞습니다.

 

 

참취 줄기 사이에 살짝 기댄 ‘좀비비추’도 보입니다.

좀비비추 역시 익어서 벌어진 열매 사이로 새까만 날개를 지닌 종자를 내보이고 있더군요.

 

 

참취에 비하면 한참 작은 키의 좀비비추가 무엇이 그리 힘들었던지 사선으로 땅바닥을 향합니다.

그럼에도 종자를 날려 보내야 하니 저 각도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어쩐지 애처로워 보입니다.

 

 

좀비비추 꽃은 7-8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피어나지요.

꽃은 꽃줄기에서 한쪽을 향해 치우쳐 달리는데 아래서부터 위를 향해 찬찬히 피어나는 모습이 아주 곱습니다.

열매는 9월 이후 익습니다.

까만 날개를 지닌 납작한 종자들이 서로 겹쳐져 있다가 하나씩 하나씩 어미 품을 떠나게 됩니다.

 

 

이처럼 식물들을 자세히 바라보고 있으면 갈색으로 말라버린 모습에서도 꽃필 때의 화려함과는 다르지만 그에 못지않은 매력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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