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힐링과 치유의 숲, '삼다수 숲길! 따라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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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힐링과 치유의 숲, '삼다수 숲길! 따라 가니..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9.12.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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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실컷 마신 게 피톤치드이고 배불리 마신 게 음이온이거늘.....

 

지난 2010년에 개장이 된 삼다수 숲길은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와 교래 삼다수 마을에서 사용되던 임도를 활용하여 조성한 숲길이다.

개장이 된 해에(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분 어울림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자연림의 생태와 전반적인 구성이 잘 되어있다.

당시에는 시간이나 체력에 맞출 수 있게 두 개 구간으로 나눠졌었으나 근년에 다시 3개 코스로 확장을 한 상태이다.

선택의 폭에 따라 곶자왈과 자연림을 탐방하게 되는데 전반적으로 산책로의 표시나 안내도가 잘 되어 있어서 진행을 하는 과정이 무난한 편이다.

 

 

​도보여행이 그러한 만큼 자연의 숲길을 걸으면서는 순위나 경쟁이 필요 없고 기록 또한 부질없는 일이기에 스스로 조절을 하면 된다.

숲은 자연이라는 공간을 내어줬기에 그 속에서 사색을 통하여 자연을 느끼고 힐링과 치유를 통한 기분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삼다수 숲길은 그런 환경과 여건을 충분히 갖춘 도보여행지이다.

​초창기에는 삼다수 생수공장에서 출발을 하였으나 현재는 주차장과 잔디광장으로의 출입이 제한되었다. 대신에 교래종합복지회관을 출발점으로 하여 왕복을 하게 되는데 백(back) 코스가 아니라 반환점을 돌아오는 전진 코스이다.

악천후 날씨가 아닌 이상은 사계절 언제든 탐방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봄에는 복수초와 박새가 군락을 이루고 여름에는 산수국이 만발하며 가을에는 빌레와 소곡을 따라 물드는 단풍이 있어 분위기에 한몫을 한다.

실로 아름다운 숲길이다. 이미 몇 차례 탐방을 했었지만 다시 찾은 삼다수 숲길은 힐링의 장소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래 사거리에서 동남(남조로) 쪽으로 이동을 하면 교래 종합복지관이 있다. 이곳에 주차를 하는데 별도의 주차비나 입장료 등은 없으며 간단한 안내와 지도 등이 있어 도움이 된다. 도로에 나오면 교래교 다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건너편(우측)으로 들어가는 표시판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는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조로를 지나는 버스를 타면 된다. 바로 앞에는 정류소가 없으며 하차 후 지나온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입구가 나온다. 마무리 후 버스에서 내린 후 되돌아가는 거리가 있어 다소 불편하지만 워밍업 정도로 여기면 된다.

 

 

입구변의 이 도로는 원래 농로와 목장길로 이어지는 곳이다. 일부 탐방객들이 차량을 이용하여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실상 얌체족(^^)들이다.

결코 부러워할 필요도 없으며 따라 할 가치도 없다. 시멘트길을 따라 본격적인 숲길 입구까지 들어가는데 약 15~20분 정도 소요가 되며 지나는 동안 목장을 구경할 수가 있고 포리수라 부르는 물통도 만나게 된다.

포리수 물통은 교래리에 상수도가 공급되기 전인 1960년대까지 마을 주민들이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로 이용하던 곳이다.

이 마을 세 곳의 봉천수 중 한 곳이며 '포리수'(파란물)라고 부르는 물통으로서 잘 정비가 되었으며 연중 물이 마르지 않는 곳이다.

 

 

제주의 선인들이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물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였고,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기회로 삼기 위하여 복원하고 진입로에 포함을 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삼나무숲은 사실상 삼다수 숲길의 초입이라고나 할까.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안내판이 보이는데 바야흐로 긴 목장길과 임도를 벗어나고 이제 숲길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워밍업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지루한 진행이었지만 비로소 반전의 숲길이 이어지게 되면서 마음은 자연의 세계로 향하게 된다. 현장의 안내도를 살피면 삼다수 숲길의 매력과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시작부터가 기분이 좋다.

마치 사열이라도 해 주려는 듯 삼나무가 길게 늘어선 소로를 따라 들어갔다. 키가 큰 삼나무들이지만 아침 햇살에 주눅이라도 들었는지 아니면 오랜만에 찾은 이방인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려는지 우쭐대지는 않았다.

삼나무 향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애써 킁킁거리기를 반복하니 숲 향과 함께 코 끝을 자극해 왔다. 이미 몸과 마음은 자연과 자연인으로 하나가 되었지만 이런 분위기를 타고 지나는 동안의 거리는 새삼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림길.

1. 2코스와 나눠지는 지점인데 사실상 이동거리나 접근성을 고려할 때 1코스만 단품으로 만나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많다. 따라서 1~2코스 또는 전체를 둘러보는 3코스를 택하는 게 좋다.

예전에는 이 지점의 분할이 없었는데 3개의 코스로 재구성을 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 만큼 잠시 동안은 다소 당황도 했었고 일단은 그냥 직진을 하였다.

삼나무 숲을 빠져나오면 잡목들이 우거진 숲이 나오는데 겨우내 기간에 접어든 모습도 분위기 자체는 그만이었다.

 

자연끼리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이 바통 터치를 하면서 이방인을 맞아주는데 환경의 변화는 걷는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았겠는가.

겨울에 찾은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느낌이 다르고 분위기 또한 다를 수밖에 없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을 몇 차례 발로 걷어 모으고 데코 놀이를 했다.

지금의 구간은 얼마 전 있었던 지오 트레일 장소로도 선택이 되었다. 그만큼 입지나 환경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어울리고 좋다는 뜻이다. 곳곳에 아직도 시그널들이 매달려 있었는데 괜스레 마음이 급해지면서 흉내를 내고 싶어졌다.

 

 

두 번째 갈림길.

이정표가 있었지만 다소 헷갈렸다. 망설이다가 좌측의 1. 2코스 방향을 선택하였는데 결론적으로 조금 전 갈림길에서 만났던 지점으로 연계가 되면서 결국 1코스를 완주한 후 다시 이 지점으로 온 후 태우리 길(2코스)을 따르는 아름다운 착각을 하였다. 어쨌거나 1코스 자체를 무시했거나 양보를 한 셈이었는데 자연스럽게 만난 후 재 진행을 한 결과가 된 것이다.

 

 

1코스의 백미는 이러한 환경이다. 그러고 보면 애써 착각을 한 것이 좋은 결과가 되었고 반전이 된 셈이라고나 할까. 이곳은 소로를 따라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숲인데 과거 산림지역을 정비하여 만든 숲길이다. ​

삼나무가 빽빽이 들어섰던 곳을 정비하여서 탐방로를 만들었으며 이따금 나무들을 베어낸 흔적들도 보인다. 자연의 흙길도 좋으련만 일부는 비나 눈으로 인하여 질퍽거림을 방지하기 위하여 친환경 매트로 구성이 되었다.

 

 

2코스 갈림길에서 우회를 한 후부터는 환경도 다르게 나타났다. 걷는 동안 나무와 숲은 철저히 내 편이 되어줬고 숲이 깊어질수록 사색과 명상의 정도는 걸음과 비례를 하며 힐링과 치유를 느끼게 했다. ​

더욱이 조릿대 군락을 지나는 동안에는 계곡 옆을 따라서 진행을 하게 되었는데 철 지난 나무들과의 허전함을 메워줬다.

까악 까악 ♬

이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까마귀가 이따금 소리를 질렀다.

텃새가 텃세를 부리는 걸까. 고요와 정적을 무너뜨리는 녀석들의 방해가 되었지만 결코 밉게 들리지만은 않았다.

 

 

우측으로 계곡을 끼고 진행을 하게 되는데 바로 그 유명한 천미천이다.

집중 호우나 태풍 등으로 인한 날씨일 때 물이 넘쳐흐르지만 평소에는 건천이며 한라산 1,100고지에서 발원을 한 후 교래리와 성산읍을 거쳐 하천리 바다로 이어진다.

제주도 도보여행지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사려니 숲길을 지날 때도 그 줄기를 만나게 된다. 이 천미천은 제주의 하천 중 가장 긴 거리인데 무려 60개의 작은 지류들이 합쳐지는 나뭇가지 모양(수지형)이며 25.7km이다.

 

 

하천의 바닥에는 크고 작은 돌개구명이 발달되어 있고 단면에는 아아용암과 주상절리들도 만날 수가 있다.

특히나 궤 또는 그런 형태를 띤 모습도 관찰이 되는데 산책로를 지나는 동안에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게 별도의 표식과 바닥 층 구성이 되어 있다. 누구일지라도 반드시 들러서 휴식과 동시에 환경을 살필 필요가 있다.

어김없이 궤가 있었는데 안쪽에는 자연석 그대로의 넓적한 바위가 있고 무속신앙 터로 이용이 되는지 재단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계곡은 질서가 없었다.

그러나 자연이 그러하고 환경적 입지가 이런 모습으로 변한 만큼 오히려 자연미를 느낄 수가 있다.

집중호우 때 밀려온 나뭇가지와 돌들은 엉켜 있는 모습은 마치 예술품을 보는 듯했다. 어는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채 스스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나 할까.

 

 

계곡에서 올라온 후 다시 조릿대왓을 지나는 동안은 절로 흥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 할 경사가 없는 데다 잘 구성해 놓은 바닥 층과 더불어 잡목들이 에워싼 환경인 만큼 자연미가 어우러졌다. 떨어진 단풍잎을 집어 들고 또다시 데코 놀이를 하는 여유도 부려봤다.

갈림길.

1코스와 2코스로 나눠진 구간의 갈림길이며 장거리는 직진이고 단거리는 좌측으로 이어진다. 시간도 체력도 망설임을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발길은 1코스로 향하고 있었다. 몇 차례 온 적이 있는 데다 다음 여정이 남아 있어서 3코스의 후반부는 애써 남겨둔 셈이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

마침 휴식용 벤치가 있었는데 너무나 어울려 보였다.

대체 이런 분위기와 환경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허리를 굽혀 낙엽 한 움큼을 집어 들고 허공으로 날렸다. 그리고는 벤치에 앉아 물끄러미 주변을 살피는 여유를 부려봤다. 나 아닌 그 누구라도 그런 진행을 했을 거다.

 

2코스를 횡단하고 나오다가 다시 합쳐지는 지점이다.

이곳에서부터는 다시 한 코스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한차례도 오가는 사람을 못 봤는데 주말인 데다 이러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 적다는 점은 못내 아쉽기도 했다.

 

보라!

이 얼마나 걷기 좋은 길인가.

이 얼마나 걷고 싶은 길인가.

숲을 빠져나오면 다시 삼나무 숲길이 나오는데 자연의 흙길은 아니지만 임도로 구성이 된 길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구간이다.

뽀드득~ 바스락 ~ 사르륵 ~

 

후반부 코스는 임도를 거쳐 다시 숲으로 이어지는데 입구에는 소나무가 숲지기 역할을 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삼나무와의 만남이 다시 이뤄진다. 삼나무와의 만남도 이제 그만 이 정도로 만족한다는 느낌이 들고 욕심이 넘쳐나면서 이기적인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컷 마신 게 피톤치드이고 배불리 마신 게 음이온이거늘.....

쉴 새 없이 가동이 되는 피톤치드 공장을 거쳐 바겐세일을 하는 음이온 마트를 거쳤는데 더 필요하였겠는가.

 

후반부는 애써 정로를 이탈하였다.

지금은 공식적인 개방이 안 된 상황이지만 삼다수 공장 옆을 지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기 위함이었다. 아니 그보다는 그렇게도 백(back) 코스를 싫어하는 버릇 때문이기도 했고 몇 차례 찾았던 곳이라서 상황을 달리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던 때문이기도 했다.

 

삼다수 숲길이라고 부르게 된 것도 역시나 삼다수 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삼다수 수원지가 있고 이 주변 환경을 토대로 구성을 한 만큼 초창기에는 공장 옆을 지나도록 하였었으나 이후 별도의 탐방로를 구성한 것이다.

한편, 삼다수는 빗물이 지하에 있는 여러 겹의 용암과 송이 층을 통과하면서 정제되고 유용한 화산 물질이 녹아 만들어진 물이며 이른바 화산 암반수라 부르는 천연수이다.

 

낯익은 곳이지만 사실상 출입 허용이 되지는 않는 기업 부지인데 그냥 쥐도 새도 알게 한쪽 옆을 따라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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