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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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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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0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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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눈이 흩날립니다.

수생식물원 가장자리 산책로와 그 주변 바위 위에 눈이 하얗게 쌓여가고 있지요.

 

 

가끔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며 갈대와 억새 무리를 사정없이 흔들어댑니다.

하지만 이들은 바람이 가는 방향을 거스르지 않고 바람결 따라 유연하게 몸을 움직입니다.

보는 이의 눈에는 휘청 휘청 바람에 휘둘리는 것 같지만 정작 바람의 힘에 대항하기보다 이를 받아들이는 대처법으로 꺾이지 않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오뚝 서더군요.

 

 

아, 콧날이 시큰거릴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데 흰뺨검둥오리 두 마리가 유유히 물살을 가릅니다.

 

 

필시 이 새들은 갈대 사이에서 바람을 피하고 있다가 인기척에 놀라 장소를 옮기는 것이었겠지요?

하지만 놀란 새들의 모습이라기엔 너무도 여유로운 몸놀림입니다.

 

 

새들이 유유자적 향하는 반대편 연못 가장자리에는 살얼음이 넓게 끼었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매서울지 짐작이 가시지요?

 

 

간혹 흩날리던 하얀 눈송이들이 바람에 휩쓸리며 수초에 부딪칩니다.

 

 

뿐만 아니라 바람은 수면에 어지럽게 빗금을 긋는데 그럴 때마다 물 밖으로 튀어나온 수련 잎 가장자리가 파르르 떨리더군요.

그럼에도 보는 이는 단풍 빛이 곱다며 철없이 속삭입니다.

 

 

잠깐 사이 흰뺨검둥오리 두 마리는 연못 중앙으로 진출해 가끔씩 물속에 부리를 넣었다 빼며 먹이를 찾고 있더군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데도 아랑곳 않고 묵묵히 물살을 가릅니다.

 

 

오늘도 그리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는 단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잠시 눈을 감고 지나온 날들을 되짚어봅니다.

 

올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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